# 16 '운도 실력인가?'

 

[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래피] 모짜르트는 과연 타고난 천재였는가?

아니다. 그는 철저한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 천재다.

그가 초반에 작곡한 노래들은 평범한 수준에 불과했고, 평생 동안 작곡한 660여 곡 중에서 위대한 작품은 모두 그의 인생 말년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모차르트가 어린 시절에 작곡한 협주곡, 특히 처음 일곱 편의 피아노 협주곡은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을 재배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 마이클 호위, ‘천재를 말하다.’

바흐 역시 피나는 훈련과 연습을 통해 자신을 천재로 만들어갔던 인물이었다.

"난 부지런히 일했다. 그 누구라도 나처럼 일한다면 나와 같은 업적을 이룰 것이다." 

오리를 연못에 내려놓으면 오리는 바로 헤엄을 치기 시작한다. 오리의 뇌에는 이미 헤엄치는 모듈이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타고나지 못했다 하더라도 반복적인 학습과 자기 성찰로 충분히 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 '솔개도 오래면 꿩을 잡는다", "독서당 개가 맹자 왈 한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 한다'는 말들은 결국 사람이 익히고 복습하면 점진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운'은 매우 과학적이다. 운은 준비된 자를 좋아한다. 운이라는 것 역시 실력의 범주에 포함되어야만 한다.

여기 끈질긴 노력으로 자아성취와 신분탈피까지 한 인물이 있다.

신분제도가 살아있던 시절, '이단전'이라는 노비가 있었는데, 조선시대 노비는 짐승보다 못한 존재였다.

이단전은 어려서 도련님들이 글을 읽을 때 몰래 숨어 글을 외웠다. 이를 기특하게 여긴 주인은 그를 쫓아내지 않았다. 이단전은 낮에는 노비의 본분을 지키며 일을 했고, 밤이 하얗게 새도록 시를 썼다. 노비가 시를 짓겠다고 글을 배우다니, 절대 용납되지 않을 법한 일이다.

당시 사회에서 시란 신분이 높고 소위 잘난 선비들의 전유물이었다. 당시 지식인이라면 꿰고 있어야 할 <사서삼경>에서 시를 모은 <시경>이 가장 으뜸인 책으로 손꼽히던 시기였다.

그는 밤새 시 쓰기를 십 년을 하루같이 지속했다.

그 결과 당시에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사대부들과 친구가 되었고, 모든 사대부들이 그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문인 모임에서 마당발 노릇을 하며 당대 문인들의 인정을 받았다.

우리는 노비로 낙인찍힌 문서가 없는 것만으로도 이미 가능성이 주어진 것이다.

운이 좋아 성공한 사람이라면, 기회가 다가왔을 때 이를 놓치지 않을 수 있는 감과 실력이 준비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운이라는 것은 실력의 범주에 포함된다.

[글]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DJ 래피. 글 쓰는 DJ 래피입니다. 두보는 "남자는 자고로 태어나서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문학은 '인간을 위한 학문'이며 문사철을 넘어 예술, 건축, 자연과학 분야까지 포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며 끊임없이 읽고 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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