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올해 봄, 처음 배우 강하늘과 관련된 자료를 받았을 때, 그의 이름 앞에는 수식어처럼 '대세 훈남'이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그저 그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바라기 위해 나온 수식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의 행보는 전혀 '대세 훈남'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았다. tvN 드라마 '미생'에서 '장백기'를 시작으로 영화 '쎄시봉'에선 젊은 시절의 '윤형주'를 맡았다. 그리고 연극 '해롤드 & 모드' 등 다양한 작품으로 많은 팬의 사랑을 받고, 성장하고 있다. 물론 이런 활동 일정만으로 그를 '대세 훈남'이라 말할 수 없다. 단순히 여심을 사로잡는 곱상한 외모뿐 아니라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그를 '대세 훈남'이라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하다. 일반적으로 잘생긴 배우들, 특히 20대 배우들은 보통 TV나 스크린을 통해 관객의 사랑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하늘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연극 무대를 찾았다.

연극 '해롤드 & 모드' 제작발표회와 프레스콜에서 강하늘은 무대에 대한 열망을 계속해서 밝혀왔다. 그는 "최근에 무대에서 작품을 못했다"며 "무대가 정말 필요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드라마와 영화를 계속 찍다 보니 항상 순발력이 필요했다. 이 순발력을 놓고 제가 하고 싶은 연기를 100이라 놓고 보면, 연극은 120~130이 필요한데 매체 연기는 100 이하를 깎아 먹었다. 이렇게 되면 제 밑천이 드러날 것 같아서 두려웠다. 그때 무대에서 배울 것이 참 많다는 기억들이 떠올랐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실제로 강하늘은 '천상시계', '카르페디엠' 등 다양한 뮤지컬 무대에서 그의 연기를 갈고 닦았다. 그 후 브라운관으로 진출해 드라마 '상속자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처음 '해롤드 & 모드'를 통해 연극 무대에 섰다. 그리고 죽음을 동경하는 19세의 소년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해롤드 & 모드'는 죽음을 동경하고 쫓는 19세 소년 '해롤드'가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만난 80세 여인 '모드'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강하늘은 '해롤드'를 통해 완벽한 '똘끼'를 보여줬다. 목에 줄을 매달아 자살을 시도하는 척하는 장면, 라이터를 켜면서 집에 불을 내려는 장면 등 다양한 모습을 소름 끼치게 선보였다. 그리고 이 연극의 절정 부분에서 눈물을 펑펑 쏟는 감정 연기도 잘 소화했다.

   
 

한편, 국내에선 '19 그리고 80'으로 각색되어 공연된 바 있는 '해롤드 & 모드'는 6번째 공연을 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엔 항상 '연극계의 대모' 박정자가 '모드'를 연기했다. 항상 '해롤드'를 바꿔가며 연기한 그에게 강하늘은 특별한 배우였다.

박정자는 "하늘이는 굉장히 겸손하며 다정다감하다. 바쁜 일정 속에도 어느 한쪽에 절대 피해를 주지 않을 사람인 것 같다. 하늘이가 지금 다 잘하는 연기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제 시작인데, 이 길이 정말 평탄치 않다. 오르막, 내리막, 좌절도 있을 것인데 하늘이는 그 와중에 희망을 잃지 않을 것 같다"며 프레스콜 자리에서 칭찬했고 강하늘은 바로 90도 인사를 했다.

강하늘의 연기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또 하나 있다. 영화 '쎄시봉' 언론 시사회 자리에 애초 참석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던 강하늘이 불참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관계자는 "개인 사정으로 이번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자초지종은 그의 SNS를 통해 드러났다. 그는 "공연을 좋은 컨디션으로 올리기 위해서 병원에 가다 보니 '쎄시봉' 간담회를 못 갔다.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며 밝혔다.

그날 오후 강하늘은 SNS를 통해 "오늘 공연도 이 공연이 삶에 마지막으로 보는 관객이 계시다는 생각으로 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연극 무대에 섰다. 실제로 이날 연극을 본 기자는 강하늘의 열정과 의지에 감탄했다. 절정 장면에서 모든 눈물을 흘려야 하는 감정 연기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그렇지만 2시간에 달하는 연극의 몰입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은 투혼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연기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 연극 정보
   - 제목 : 해롤드 & 모드
   - 공연날짜 : 2015. 1. 9. ~ 2015. 3. 1.
   - 공연장소 :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 원작 : 콜린 하긴스 / 연출 : 양정웅
   - 출연 : 강하늘, 박정자, 우현주, 홍원기, 김대진 등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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