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영화스틸 ⓒ 국립현대미술관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이 'MMCA 현대차 시리즈 2017: 임흥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_믿음, 신념, 사랑, 배신, 증오, 공포, 유령' 전시를 2018년 4월 8일까지 서울관 5, 7전시실, 미디어랩 및 서울박스에서 개최한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17: 임흥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전시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분단의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무의식중에 유령처럼 깊게 스며들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파괴해 나갔는지 살펴보는 전시이다. 

▲ 기자간담회 전경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임흥순 작가는 한국현대사 속에서 희생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다양한 미술형식과 영화로 담아왔다. 특히 한국경제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었지만 소외되었던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담은 <위로공단>은 베니스 비엔날레(2015)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국제 미술계에 사회적으로 소외된 약자들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되돌아보게 하였다. 그는 "우리가 어떤 바탕에서 태어났고 어떤 역사를 가졌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면서 "미술을 통해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작품의도를 밝혔다.

▲ 임흥순 작가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임흥순은 "할머니들의 삶을 지식적인 부분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고 경험하는 것이 소중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직접 혹은 자손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따라가면서 할머니의 삶을 추측하고 만들어갔다. 설령 진짜라고 다를 지언정 그게 그 역할이라고 믿기 때문이었다. 이어 그는 "이를 통해 역사적 사건을 반복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살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4명의 할머니(정정화·1900-1991, 김동일·1932-2017, 고계연·1932~, 이정숙·1944~)들의 삶을 할머니와 지인들과의 인터뷰, 유품, 아카이브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이를 통해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 흩뿌려진 그녀들의 부서진 시간을 '믿음, 공포, 신념, 배신, 사랑, 증오, 유령'이라는 상징 언어를 중심으로 서사적 이미지로 복원하고자 한다. 특히, 전시관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빨간 전면과 창문 빛이다. 작가는 빨간색을 4명의 할머니를 연결하는 관통하는 색으로 짚었다. 

▲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영화스틸 ⓒ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부제목의 '유령'은 중의적인 의미로, 이데올로기이자 이들을 찾아다니며 바라보는 작가를 은유한다. 또한, 죽었으나 죽음을 인정받지 못하고 역사 서술의 진실과 거짓의 간극을 부유하는 수많은 민중(民衆)을 의미한다. '유령'이라는 단어는 2003년 작가 노트에 나오는데, '사회에서 무시되고 터부시되고 두려워하는 것들'을 총칭하며, 작가는 사람들이 그것을 피하는 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면서 작업을 통해 다시 보여준다.

이번 전시 공간은 영화세트장 형식으로 미술관 형식을 다양한 범주로 사용하고자 했다. 영상이 틀어지는 곳뿐만 아니라 의상실, 소품실 등에는 할머니들의 물품들이 많다. 뜨개질, 그림, 자수 등은 할머니들이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치유 수단이었던 결과물로, 오히려 너무 이쁜 것들이 많아서 반사적으로 더 아픔이 절절 느껴진다.

▲ 전시 전경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이번 전시는 2018년 3월 장편영화로의 완성을 목표로 두고 전시 개막 이후에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존의 미술관 전시와는 전혀 색다른 미술관 전시 방법론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매번 전시장을 찾을 때마다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변화하는 전시장과 작품과 관련된 현장의 모습을 관람할 수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은 장편영화에 집약적으로 담기게 된다. 

▲ 전시 전경 ⓒ 문화뉴스 MHN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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