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우'를 맡은 '에이젝스'의 형곤(왼쪽), '미주' 역의 서지유(오른쪽)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대학 신입생 '승우'는 지하철에서 '미주'에게 첫눈에 반해 대학 시절 내내 늘 '미주' 곁에서 궂은일을 도맡으며 사랑을 키워간다. 어렵게 '미주'에게 사랑 고백을 한 '승우'에게 돌아온 대답은 "우린 선후배 사이"뿐이었다.

'승우'의 입대 후, 인연이 끊어진 그들은 우연히 7년 후 재회한다. 그리고 7년 동안 굳건한 나무처럼 단 한 순간도 '미주'를 잊지 않은 '승우'를 본 '미주'는 '승우'의 굳건한 사랑에 마음을 열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낸다.

그리고 결혼 후 4년간 아이를 갖지 못한 '미주'에게 임신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친구 '정란'의 권유로 받았던 건강검진에서 '미주'는 위암이 발견된다. '승우'는 정성스레 '미주'를 곁에서 보살피지만 '미주'는 결국 자신의 아이를 낳고 자신은 목숨을 잃는다.

어찌 보면 뻔한 순애보이지만, 약 200만 독자를 감동하게 한 김하인의 소설 '국화꽃 향기'는 여러 버전으로 등장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3년 개봉한 영화 '국화꽃 향기'는 10년이 흐른 지금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2011년엔 연극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뮤지컬로 만들어져, 색다른 매력을 줬다.

   
▲ ⓒ 영화 '국화꽃 향기' 스틸컷

원작은 같지만, 박해일, 장진영 주연의 영화 '국화꽃 향기'와 뮤지컬 '국화꽃 향기'에도 차이가 있다. 영화 '국화꽃 향기'는 색감이 어둡고 분위기가 상당히 진지하지만, 뮤지컬은 색감과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밝고 따뜻하다.

영화 '국화꽃 향기'가 감성에 젖어있는 날 혼자 보기 좋은 영화라 한다면, 뮤지컬 '국화꽃 향기'는 연인과 함께 보며 사랑의 의미를, 가족과 함께 보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며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실제로 매 공연 사전 신청으로 사연을 받으면 그 사연을 직접 '멀티맨'이 라디오 사연으로 읽은 후 선물을 증정하기도 한다. 기자가 본 공연에선 어머니를 위해 아들이 사연을 보내 '멀티맨'이 그 사연의 주인공을 찾아 선물을 주기도 했다.

뮤지컬 '국화꽃 향기'의 밝은 분위기를 '멀티맨'과 '멀티우먼'이 만들고 이끌어가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혀 웃음기가 없어 상당히 진지하게 풀어진 영화 '국화꽃 향기'에 없는 감초 역할을 이 '멀티맨'과 '멀티우먼'이 하면서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준다. 이에 '미주'의 절친한 친구 '정란'도 작품 초반에도 이 감초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특히 2막의 시작 부분에 '정란'과 '멀티맨', '멀티우먼'이 병원 진료 과정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어두운 2막의 분위기에 조금이나마 웃음꽃을 피울 수 있게 도와준다.

뮤지컬 '국화꽃 향기'의 밝고 따뜻함은 '국화꽃 향기'의 슬픈 엔딩에서도 느껴진다. 영화 '국화꽃 향기'는 '승우'와 '미주'의 마지막 선물인 그의 딸에게 엄마인 '미주'의 얘기를 해주면서 쓸쓸하게 끝난다. 하지만 뮤지컬 '국화꽃 향기'의 엔딩은 마음 한편에 슬픈 감정이 느껴지지만, 한 편으로는 따뜻함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뮤지컬의 밝은 분위기를 이어나가면서 막을 내린다.

그래도 두 작품이 갖고 있는 공통 분모는 노래에 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흘러 나오는 성시경의 '희재'는 이 작품의 여주인공인 '희재'에게 바치는 노래다. (편집자 주 : 영화 '국화꽃 향기'의 '미주'는 '희재'로 이름이 바뀌어 등장한다) 그리고 뮤지컬 넘버이기도 한 뮤지컬 '국화꽃 향기'의 주제곡은 허공이 부른 '약속'이다. '승우' 역을 맡은 '에이젝스'의 형곤과 장덕수가 2막 중에 부르는데, 두 노래 모두 사랑에 대한 애절함을 담고 있는 곡이다.

   
▲ '미주' 역을 맡은 유정은(왼쪽), '승우'을 연기한 장덕수(오른쪽)

"너무 슬프지는 않게, 조금은 진지하게, 너무 가볍지 않게, 또 즐거운 부분을 많이 넣었다. 그래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했다"고 프레스콜에서 기획 의도를 밝힌 이성모 연출은 확실히 그 색채를 무대 안에서 보여줬다.

  * 뮤지컬 정보
   - 제목 : 국화꽃 향기
   - 공연날짜 : 2014. 11. 15. ~ 2015. 1. 4.
   - 공연장소 :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 원작 : 김하인 / 극본 : 정가람 / 연출 : 이성모
   - 출연 : 장덕수, 형곤, 서지유, 유정은, 홍수현 등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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