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로잉 크라운'(오른쪽)과 '퍼포머 코알'(왼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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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빠른 시간에 그리는 완벽한 그림, '크로키'. 이 '크로키'가 퍼포먼스와 함께 보이면서 지금까지 누구도 보지 못한 새로운 '넌버벌 퍼포먼스'로 탈바꿈했다.

그 현장이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홍대 인근에 있는 TIP 댄스 아카데미에서 열렸다. 새로운 '넌버벌 퍼포먼스'를 알린 주인공은 드로잉 코미디 퍼포먼스 팀 '크로키키 브라더스'. 이들은 드로잉 아티스트인 '드로잉 클라운'(우석훈)과 '퍼포머 코알'(임동주)로 구성된 콜라보레이션 팀이다.

꽉 찬 객석에선 이들의 역동적인 공연이 이뤄지자 탄성이 절로 흘러나왔다. 한 시간가량 스피드있는 전개와 동시에 공연 사이 깨알 같은 유머들이 관객들을 미소 짓게 했다. 또한, 액자 안에 있던 그림이 순식간에 액자 밖으로 튀어나왔고, 음악과 춤이 합쳐져 오감을 만족하는 퍼포먼스로 박수는 계속 이어졌다.

공연이 끝나고 난 후 한 관객은 "너무 재밌게 봤다"며 "그림 공연이 그리는 시간이 길어서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는 순간이 많다. 그런 단점을 개그적이고 코믹 요소로 잘 버무리면서 지루한 시간이 없었다. 1시간 정도 본 것 같은데, 한순간도 빼놓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고퀄리티 공연이었다"라고 칭찬을 늘어놓았다.

'드로잉 클라운'은 지난해 연말에 방송한 디자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 컴퍼니'의 준우승을 차지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가 연마한 것은 '드로잉 퍼포먼스'다. '드로잉 퍼포먼스'는 말 그대로 드로잉을 무대화하는 작업으로, 기존에 없던 그림 그리는 방법을 개발하거나, 그림을 퍼포먼스적으로 바꿔서 무대화해 연출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 '드로잉 크라운'의 이순신 드로잉 프로젝트 ⓒ 드로잉 크라운 공식 유튜브

사실 '드로잉 크라운'은 현재 일러스트레이터와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지만, 원래 댄서 출신이었고 그림은 취미로 그려왔었다. 다른 사람의 그림을 계속 참고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그림 연습을 해온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림을 단순히 그리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이야기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번 공연을 앞두고 '드로잉 크라운'은 코미디 퍼포먼스 팀인 '셔플코믹스'의 대표이자 퍼포먼스 그룹 '쇼모스'의 멤버인 '퍼포머 코알'과 같이 작업을 하게 됐다. '드로잉 크라운'은 "계속 '드로잉 퍼포먼스'를 연구하고 공연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혼자 하는 것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퍼포먼스 아티스트와 하고 싶었다"며 "어쩌다 보니 '퍼포머 코알'과 친분이 생겨 이야기로 많이 통하고, 예술적 공감이 통하는 친구가 생겨 같이 해보자고 했다"며 같이 작업한 배경을 전했다.

이어 그는 "'드로잉 퍼포먼스'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싶고, 재밌어하는 친구가 바로 지금 '퍼포머 코알'이었다"며 "이 친구와 함께 코미디와 드로잉을 같이해서 '드로잉 코미디쇼'라는 장르로 공연을 올리게 됐다"고 취지를 전했다. '퍼포머 코알'도 "혼자 할 때는 아이디어를 혼자 생각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둘이서 할 땐 이견 조율의 조금 문제는 있을지라도 더 크게 얻어가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고 장점을 이야기했다.

   
▲ 공연 후 '드로잉 크라운'(오른쪽)이 관객들에게 퍼포먼스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기획 기간 넉 달, 준비 기간 한 달 반에 걸쳐 진행됐다. 그리고 남녀노소 모두 웃고 즐길 수 있었던 만큼 앞으로의 공연에 대해 기대가 생겨났다. 이에 대해 '드로잉 크라운'은 "퍼포먼스의 아기자기한 소극장 공연이 국내에선 크게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그러한 면에서 누군가가 찾아주고, 기획자분들이나, 공연장에서 이렇게 저희를 알아주시고 인정해주셨다는 것에 기쁘다. 관객분들이 좀 더 입소문을 내주시면 이런 부류의 공연이 더욱더 많은 사람에게 소소한 재미를 줄 것 같다. 물론 큰 공연도 훌륭한 것이 많지만, 이런 알려지지 않은 공연도 충분히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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