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야구나 권투 등 스포츠에서 왼손잡이 선수를 지칭하는 '사우스포'. 오른손잡이 선수들이 주를 이루는 스포츠 경기에서 '사우스포'는 필살기 혹은 비장의 무기로 쓰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호화로운 삶을 살던 복싱 세계챔피언 '빌리 호프(제이크 질렌할)'가 한순간의 실수로 아름다운 아내 '모린(레이첼 맥아덤즈)'과 모든 것을 잃은 뒤, 하나뿐인 딸을 지키기 위해 생애 가장 어려운 시합에 도전하는 짜릿한 승부를 그린 영화 '사우스포'를 재밌게 보는 관람 포인트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첫 번째로, 연기력이 입증된 할리우드의 호화 배우들이 '사우스포'에 포진해 관객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10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다수의 작품으로 깊은 인상을 남겨온 배우 제이크 질렌할이 '빌리 호프'로 분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섭니다. 그는 5개월간 1,800시간의 혹독한 훈련을 거쳐 전작 '나이트 크롤러'의 앙상한 몸매에서 복서 빌리의 완벽한 몸매를 갖추게 됐죠.

   
 

우리에게 '노트북', '어바웃 타임' 등의 영화로 잘 알려져 있는 레이첼 맥아덤즈는 '모린 호프' 역을 맡아 그간의 러블리한 이미지를 벗고 '사우스포'에서 남편을 안정감 있게 지지해주는 아내의 모습으로 연기변신을 시도합니다. 또한, 칸 국제영화제, 골든 글러브상 등 수많은 영화제에서 남우 주·조연상을 휩쓴 명배우 포레스트 휘태커의 등장도 눈여겨 볼 만 합니다. 그는 망가진 빌리의 재기를 돕는 코치 '틱'으로 열연을 펼치죠. 여기에 '007' 시리즈 출연으로 화제가 된 나오미 해리스까지 뛰어난 배우들이 한 곳에 모여 영화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두 번째는 아무래도 '사우스포'의 하이라이트인 복싱 매치일 텐데요. 영화의 최고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죠. 안톤 후쿠아 감독은 보다 사실적인 장면 연출을 위해 HBO 출신의 촬영 감독들과 전설적인 복싱 해설자를 비롯해 복싱 심판, 전직 복싱 선수들을 섭외했습니다. 빌리의 경기 장면은 실제 HBO에서 상영하는 복싱 경기처럼 3분 기준으로 촬영했고, 4대에서 5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실제 매치와 똑같은 촬영을 재현했죠. 그리고 심판들과 중계자의 디테일한 위치까지 모든 장면을 사실처럼 연출해냈습니다. 영화 역사상 가장 사실적인 명승부로 스크린 밖까지 타격감을 전달하는 '사우스포'의 복싱 매치는 관객들에게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하죠.

끝으로 힙합 아티스트 에미넴이 참여한 '사우스포'의 OST는 또 다른 볼거리다. 실제 같은 복싱 장면은 에미넴의 강렬한 비트를 만나 더욱 빛을 발하기 때문입니다. 애초 '사우스포'는 에미넴이 절친 '프루프'를 잃고 느낀 상실감과 딸과의 관계에서 영감을 얻어 발전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에미넴은 음악에 전념하기 위해 '빌리' 역을 포기했고, 대신 수석 프로듀서로 OST를 제작해 참여했습니다.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에미넴은 천부적인 재능으로 복싱의 화려한 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면들을 음악으로 담아내 단순히 OST를 넘어 '사우스포'의 스토리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죠.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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