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띠에터 박정기] 홍대포스트 극장에서 프로젝트 퍼스널 카시(Project Personal Kashi)의 김크도 작 연출의 <타나포스(Tánatos)>를 관람했다.

타나토스(Thánatos)는 그리스 신화에서 죽음이 의인화된 신으로 자주 언급은 되지만, 인격신(人格神)으로 등장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의 라틴어 이름은 타나투스(Thanatus)인데, 로마신화의 동격신은 모르스(Mors) 또는 레투스/레툼(Letus/Letum)이다.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타나토스는 "밤" 닉스와 "흑암" 에레보스의 아들이며 히프노스("잠")와는 쌍둥이 형제 사이이다. 또한 모로스("운명(運名")과 케레스와도 남매지간인데, 이들 세 명은 각각 죽음의 다른 양상을 의미한다.

타나토스는 또한 닉스가 낳은 다른 자식들, 아파테(사기), 모모스(비난), 모이라이(운명의 여신들), 오이쥐스(불행, 고초), 오네이로이(꿈), 필로테스(우정), 에리스(불화 不和) 등과도 같은 남매지간이다.

호메로스에서도 휘프노스와 타나토스는 형제지간으로 나오는데, 사르페돈이 죽었을 때 제우스가 아폴론에게 이들 형제들을 시켜서 사르페돈을 데려가게 하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타나토스는 매우 ‘빠른 호송자’로 지칭된다.

신통기에서는 철의 심장과 청동의 마음을 가진 비정의 신으로, 휴프노스와 함께 대지의 아득히 하부의 타르타로스의 영역에 관을 짓고 있다고 한다. 휴프노스와 함께 등에 날개가 난 모습으로 그려진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의 본성 중에서 자기 자신을 파괴하고 생명이 없는 무기물로 환원시키려는 죽음충동을 가리켜 타나토스라고 불렀다. 그 외에도 죽음에 관해 연구하는 사망학(Thanatology)의 어원도 바로 이 타나토스에서 나왔다.

<타나토스(Tánatos)>는 행위연극이다. 21세기의 공연예술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사용에 따른, 논리를 전제로 하는 언어나 플롯의 구조를 용납할 겨를도 없이, 무대 위에는 넌 버벌, 마임, 마임과 유머가 곁들여진 공연들이 끝없이 개발되어간다.

난타, 도깨비 스톰, 히비끼 등의 작품들이 속출하고 있는 현 무대 예술의 대중화 추세는 앞으로 대다수의 공연물들이 퍼포먼스 아트의 형태로 바뀌어 질 조짐이다. 이는 인류가 정보화, 인터넷 시대로 접어들면서 종합적이고 찰나적인 판단을

통하여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대로 변했기에, 무대예술도 결국 빠른 시속의 행위예술로 변형되어 공연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오는 삶의 부담을 공연을 봄으로써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무대 예술이 눈요기 감도 되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볼거리도 겸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시각과 청각을 충족시킬 행위예술 공연물로 대체되리라는 전망이다.

연출을 한 김크도는 극단 창파의 <홀로 맞는 죽음>을 비롯해 <아브젝시옹> <레디칼> <두드리 두드리> <더러운 손> <붉은 관속에 잠긴 푸른 여인숙 2> 그 의 다수 작품에 출연한 배우다.

무대는 창고 같은 느낌이 들고 배경 왼쪽에 그네가 천정에서 내려 온 줄에 달려있고, 냉온수가 나오는 전기수조, 목욕통, 좌변기, 트렁크, 분말이 들은 비닐포대, 융단, 건반악기, 전기드릴, 화장도구, 면도크림, 크리스마스 전기 장식, 그 외의 다수 소품을 사용한다.

공연장 입구 옆에 타 악기 연주석이 있어 연주를 한다. 공연장으로 내려오는 계단마다 출연자들이 의상과 분장을 한 채 정지된 모습으로 서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소녀, 청년, 여인, 남정네가 차례로 등장을 하고 아주 느린 동작으로 음악에 맞춰 공연장을 배회한다. 청년이 옷을 벗고 물이 차있는 목욕통에 몸을 담근다. 후에 청년은 욕탕 안에서 양치질을 하고 몸에 물을 끼얹는다.

여인은 냉온수가 나오는 전지수조를 벽에서 끌어 무대 가운데로 들여와 옷을 벗고 위로 올라간다. 남정네가 다가와 옷을 벗고 여인네 뒤로 바짝 다가간다. 여인과 남정네는 수영을 하는 동작을 취한다.

영상으로 꽃을 사랑하면 꽃을 꺾지 않는다, 라는 자막이 배경벽면에 투사가 되고, 조금 후에 꽃을 사랑하면 꽃에 물을 준다, 라는 자막이 투사가 된다. 벽면에는 출연자의 영상이 크게 확대되어 투사되기도 하고, 차례로 한복을 입은 출연자, 그리고 계단에 서있던 출연자들이 차례로 등장을 한다.

한 남성이 벽 앞에 매달린 그네를 탄다. 그는 다른 출연자들에게 끌려와 자리를 깐 중앙에 묵인 채 팽개쳐지고, 발길에 채이기도 하면서 비명을 지르는 장면이 연출된다. 장면변화에 따른 영상투사가 이어지고 후반에는 어린이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술래잡기 영상이 어린이의 웃음소리와 효과음과 함께 사용된다.

극의 중반에는 페르난도 아라발의 잔혹극에서처럼 자신의 얼굴을 스카치 테이프로 감고 발광을 하듯 무대를 누비는가 하면, 비닐포대의 담긴 분말을 뒤집어쓰고 난장을 벌이기도 한다. 후반에는 달걀 한판을 깨뜨려 몸을 바르는 퍼포먼스가 벌어지고, 출연자들이 바닥을 정리가고 퇴장을 하면 벽면에 기저귀를 입어보세요 하는 글자가 투사가 된다.

객석에 앉아있던 출연자가 등장해 옷을 벗으면 조명이 어두워지고 조명 다시 밝아지면 기저귀를 찬 출연자의 모습이 무척 즐거운 표정이다. 곧이어 소녀와 함께 기저귀를 찬 남성출연자들이 등장을 하고 춤을 추듯 즐거워하며 무대를 배회한다.

객석에서 등장해 기저귀를 찼던 출연자는 그네를 타면서 즐거운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가 모두 배경 쪽 등퇴장 로로 퇴장을 하고, 잠시 후 출연자 전원이 다시 착의를 하고 무대로 들어서면 공연은 끝이 난다.

김영훈, 김태성, 김한아, 민윤영, 박빛재환, 박정근, 박정호, 심은지, 이재성, 진장우 등 출연자 전원의 행위예술적 동작과 연기는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감독 우태식, 사진 이보배, 영상감독 박영순, 조연출 김진미, 조명디자이너 박빛재환, 기획 이재성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프로젝트 퍼스널 카시(Project Personal Kashi)의 김크도 작 연출의 <타나토스(Tánatos)>를 성공적인 퍼포먼스 아트로 창출시켰다.

 

▶공연메모
프로젝트 퍼스널 카시의 김크도 작 연출의 타나토스
- 공연명 타나토스
- 공연단체 프로젝트 퍼스널 카시
- 작 연출 김크도
- 공연기간 2017년 12월 12일~15일
- 공연장소 홍대포스트 극장
- 관람일시 12월 12일 오후 8시

 

[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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