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띠에터 박정기] 세좀문화회관 대강당에서 CJ E & M과 서울시뮤지컬단의 故 이영훈 작사 작곡, 고선웅 작, 한진섭 예술감독, 이지나 연출의 <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관람했다.

<광화문 연가>를 작사 작곡한 이영훈 (1960년 3월 6일~2008년 2월 14일)은 대한민국의 작곡가이다. 가수 이문세의 곡을 주로 작곡한 것으로 유명하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 <이별 이야기>, <광화문 연가>, <옛사랑> 등이 대표작이다. 시적인 가사와 함께 서정적인 발라드 장르의 음악을 만들어 내어 1980년대와 1990년대의 대한민국의 '팝 발라드' 장르를 개척한 대표적인 대중음악 작곡가로 활동하였다.

1984년 이문세와 처음 만난 후 2집 음반에 실린〈다시 만나리〉부터 함께 작곡을 시작 이문세의 3집부터 <난 아직 모르잖아요,> 등의 히트곡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으며 한국 가요계에서 최초의 100만장 앨범 판매 기록을 세웠다. 1987년에는 골든디스크 작곡가상을 수상하였다. 2001년까지 이문세와 함께 정규앨범 8장과 기획 앨범 3장을 만들었다. 투병 중에도 작품집 《옛사랑1·2》를 연이어 선보였으며 뮤지컬 《광화문 연가》제작을 추진하기도 하였다. 2008년 대장암으로 애석하게도 숨을 거두었다.

연출을 한 고선웅은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다. 연출가와 작가를 기본으로 연극, 뮤지컬 등의 각색도 한다. 2005년 12월 극공작소 마방진을 창단하여 대표, 2010년 9월부터는 경기도립극단의 예술감독. 2011년 팸스초이스로 선정된 <칼로 막베스>는 마방진 창단 5주년 기념작으로 2010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초연되었다. <칼로 막베스>를 통해 고선웅은 처음으로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받았다.

<아리랑> <홍도> <탈출> <맥베드> <산 허구리> <곰의 아내> <한국인의 초상> <강철왕>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2015년 국립극단 고선웅 연출의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은 동아연극상과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등을 수상했고, 2016 예술의전당 예술대상 연출상, 2017 서울연극인대상 연출상 등을 수상한 중견연출가 겸 작가다.

이지나(1964~) 연출은 중앙대 연극과와 미들섹스대학교 공연연출 MFA 출신으로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교수이면서 <굿바디>, <버자이너 모놀로그> 등 여자를 주제로 하는 강한 연극 등을 연출하기도 하면서 <도리안 그레이> <곤 투모로우> <잃어버린 얼굴 189> <클럽 살로메> <라카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인더 하이츠> <글러벌 뮤지컬 라이브 쇼케이스> <더 데빌> <로키호러쇼>, <헤드윅>, <밴디트>와 같은 느낌이 강하면서 음악을 주제로 하는 특색 있는 뮤지컬을 연출했다.

한진섭은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노래연기과 출신이다. <갬블러>로 제6회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 <아이 러브 유>로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을 수상한 연출가로 현재 서울시립뮤지컬단의 단장이다. <맘마미아> <오 캐롤> <두 도시 이야기> 그 외의 다수 뮤지컬을 연출해 기량을 발휘했다.

우리나라 초창기의 뮤지컬인 전세권 연출의 <카니발 수첩>의 주제곡 “애모의 노래”는 가수 한상일을 비롯해 성악가 엄정행의 애창곡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임영웅 연출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도 패티 킴과 김하정이 부른 후 가수들 뿐 아니라 대중의 애창곡이 되었다.

뮤지컬 <라만차의 사나이>를 실험극장의 김의경 대표시절에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바로 다음해에 명동국립극장에서 공연되었을 때, “이룰 수 없는 꿈” “나는 돈키호테” “맘브리나의 황금투구” 같이 돈키호테, 산초, 알돈자, 여관주인 그 외의 출연자들의 개성에 어울리는 노래와 합창곡이 관객의 기억에 새겨져 갈채와 환호를 받은 후 50년간 뮤지컬 <라만차의 사나이>의 공연이 계속되어 왔다.

그 후 뮤지컬 극단이 많아지고 공연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나, 초창기의 <살짜기 옵서예>나 <애모의 노래> 같이 대중의 애창곡이 될 만한 주제곡은 발견하기 힘든 듯싶다. 그리고 대부분의 관객은 젊은이가 자리를 잡는다. 최근 악극 공연은 경향각지에서 계속되고 있는데, 백발의 관객이나 반백의 관객이 다수 들어차고, 다른 지역이나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까지 관람을 하려고 온다.

그리고 악극의 주제가를 출연자가 부르면 관객이 따라 부른다. 그러나 현재 공연되는 창작 뮤지컬의 주제가가 애창곡이 되는 예는 드물거나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연자의 개성에 따른 노래로 들리지 않고 찬송가 1,2,3,4절을 등장인물들이 차례로 나누어 부르는 것처럼 들릴 뿐 아니라, 가사 전달 면에서도 정확한 예는 드물다.

<광화문 연가>에서는 모처럼 애창곡을 발견하게 된다.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이야기다. 그러나 풍경에서 광화문을 연상하기는 힘들다. 후반부에 영상으로 고층건물이 투사가 되는데, 작품으로 설정된 당시의 광화문의 건물 모습은 아니지만 눈에 익은 건물이라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무대 한가운데에는 천국으로 오르내리는 듯싶은 곡선으로 된 계단이 있고, 또 하나의 고가다리, 계단으로 올라가면 1단 2단으로 연결된 다리가 등장한다. 겹겹이 중간 막으로 설정된 망사막이 장면변화에 따라 출연자들이 열고 닫기를 계속하고, 백색 벽면의 이동, 고궁의 담장, 회전하는 공원의 벤치,

광화문 광장에서의 학생들의 시위와 이를 막는 전경부대와 방패, 가로등, 그리고 천정에서 줄에 달려 내려와 초록색 빛을 내는 형광선, 그림액자가 부착된 듯 보이는 프로시니엄 아치 좌우의 직사각의 백색 틀, 전시장의 미술품이 가로로 연결되어 천정에서 내려와 전시되고 다시 올라간다.

하트 모양의 영상투사, 분홍꽃잎의 무수한 흩날림, 함박눈 내리는 영상 등이 극 분위기를 상승시킨다. 오케스트라 박스 안에 연주자들이 앉아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연주를 한다. 출연자들은 백색의상과 회색의상을 착용하고 혹 평상복을 입은 출연자도 보인다. 하수 쪽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지만 연주자는 보이지 않는다.

주인공의 연령별로 다른 출연자가 번갈아 출연하고, 해설자가 노래와 대사로 극을 이끌어 간다. 코러스의 일치된 동작이 극과 조화를 이루고 출연자들의 가창력이 공연을 수준급으로 만들어 낸다. 뮤지컬은 도입에 천국에서의 계단을 내려오듯 해설자가 계단을 내려와 관객에게 대사와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최초 남녀 주인공이 고궁에서 이젤을 바쳐놓고 그림을 그리면서, 상대가 앞에 막아서서 이젤을 세웠기에 그림을 그릴 수가 없다며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펼쳐지고 자신들도 모르게 가까워지기 시작된다. 여주인공이 1년 연상이라는 설정이고, 봄 꽃망울이 벌어지듯 사랑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대학생활, 그리고 선배 남학생의 등장, 팔팔 올림픽, 월드컵 축구경기, 민주화 시위가 차례로 펼쳐지면서 시위대에 앞 장 선 여인은 전경에 체포되어 끌려간다. 그러나 남학생은 속수무책이다. 여인과 헤어지게 되자 남학생은 군 입대를 한다. 세월이 흐르고 석방된 여인은 시위를 주도하고 앞 장을 섰던 선배인 남성과 결혼을 한다. 제대 후 남자 주인공도 후배 여학생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여학생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것을 밀쳐내지 못하고 몸과 마음을 밀착시켜 결혼을 한다.

다시 세월이 흐른 후 주인공 남성은 고궁에서 첫사랑의 여인을 남편과 함께 다시 만난다. 반미 시위대에 앞 장 섰던 선배 남성은 결혼 후 미국 자동차 외판원이 되었노라 자신을 소개한다. 다시 두 사람은 연결의 고리를 찾게 되지만, 남성은 지병을 앓게 된다.

병마와 싸우면서 남성은 과거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첫사랑의 환상을 되새긴다. 그러나 그와 결혼한 후배는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과거의 여인을 그린다고 슬퍼한다. 해설자라고 해서 주인공이 환상적인 과거 사랑에 매어달린 것을 잊으라고, 떨쳐버리라고 하지는 못한다.

죽음에 임박하고서야 자신의 곁에 늘 자리하고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은 바로 자신과 결혼한 후배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주인공은 서서히 천국의 계단을 오르는 장면에서 극은 마무리를 한다.

안재욱이 남자주인공의 중년 역, 이경준이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해설자로 정성화, 차지연, 젊은 시절의 주인공으로 허도영 김성규 박강현, 중년의 여주인공으로 이연경 임강희 홍은주 린지 등이 출연하고, 후배 여학생 역으로 유미 이하나, 중년의 선배남성역으로 박성훈,

젊은 시절의 선배 역으로 김범준, 클럽가수로 왕은숙, 막걸리집 부부로 권명현과 주성중, 그리고 오성림, 임승연, 박정아, 박선옥, 이신미, 신대성, 고준식, 박원진, 한일경, 정선영, 우현아, 이승재, 김지선, 김호민, 정은규, 김시영, 김기동, 정은지, 이동화, 이현준, 윤영석,

황민지, 서상혁, 임동석, 김예다, 민세정, 김유미, 김정은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창 그리고 율동은 관객을 도입부터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공연을 수준급으로 이끌어 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편곡 음악감독 김성수, 안무 서병구, 협력안무 문성우, 무대디자인 오필영, 조명디자인 신 호, 음향디자인 조영진, 영상디자인 박 준, 의상디자인 도 연, 분장디자인 김유선, 소품디자인 최혜진, 제작감독 이종훈, 기술감독 김미경, 무대감독 이민재, 책임프로듀서 정태성, 프로듀서 박민선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CJ E & M과 서울시뮤지컬단의 故 이영훈 작사 작곡, 고선웅 작, 한진섭 예술감독, 이지나 연출의 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기억에 길이 남을 한편의 걸작 뮤지컬로 창출시켰다.

 

▶공연메모
씨제이이앤엠과 서울시뮤지컬단의 故 이영훈 작사 작곡 고선웅 작 한진섭 예술감독 이지나 연출의 뮤지컬 광화문 연가
- 공연명 뮤지컬 광화문 연가
- 공연단체 CJ E & M과 서울시뮤지컬단
- 작사 작곡 故 이영훈
- 작 고선웅
- 예술감독 한진섭
- 연출 이지나
- 공연기간 2017년 12월 15일~2018년 1월 14일
- 공연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 관람일시 12월 15일 오후 8시

 

[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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