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관람한 관객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 14일 국내에 개봉한 '스타워즈' 8번째 시리즈인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개봉하기 앞서 미국 현지와 국내 언론의 호평을 받으며 산뜻한 출발을 보이는가 했지만, 막상 개봉 후 영화를 접한 관객들은 같은 영화를 두고 저마다 호불호를 보이고 있다. 이 반응은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도 비슷하다는 점이다. 역대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서 최고로 평이 엇갈리고 있고, 이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호불호로 갈리는 여파는 고스란히 박스오피스에도 반영되었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같은날 개봉했던 '강철비(누적관객 2,089,103명, 2017년 12월 19일 기준)'에 비해 한참 모자란 726,000명(2017년 12월 19일 기준) 관객을 동원했고, 당장 20일부터는 또 하나의 대작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 개봉하기에 사실상 '라스트 제다이'의 흥행은 끝났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은 '스타워즈' 불모지"라는 오명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 관객들의 반응이 엇갈렸던 것일까?

※ 주의 : 이 기사에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저항군의 리더 '레아'의 뜬금없는 포스 사용

극 중에서 '퍼스트 오더'의 사령관 '카일로 렌'이 이끄는 퍼스트 오더의 전투기들이 저항군의 지휘함의 조종실을 격추하면서 저항군의 대부분 간부들이 사망했다. 이와 함께 우주 밖으로 튕겨져 나갔던 레아가 그 순간에 포스를 발휘하면서 우주선으로 돌아오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첫번째 호불호를 낳게 되었다. 비록 오르가나 왕가에게 입양되었지만, '스타워즈' 프리퀄의 주인공이자 세계관 최강자 중 한 명인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쌍둥이 딸이기에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설정이다. 게다가 이번 시리즈를 통해 스카이워커 가족사에서 탈피함과 동시에 포스는 누구나 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본다면 이상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레아를 연기한 캐리 피셔는 이미 지난 2016년에 '라스트 제다이' 촬영을 완료한 이후, 세상을 떠났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일부 관객들은 더이상 연기할 수 없는 레아를 살려놨기에 다음 편에서 어떻게 레아를 출연시킬 것이냐를 지적했다. 게다가 디즈니는 9편에 레아를 CG까지 사용하여 등장시키지 않는다고 했기에 레아의 결말은 애매모호해진 것이다. 게다가 레아가 입양되었지만, 그 또한 스카이워커의 핏줄이며 이 정도의 포스를 사용한다는 설정 때문에 레아가 최소한 쌍둥이 남매인 '루크' 못지 않은 실력자인 셈인데 왜 퍼스트 오더를 막지 못하냐는 점, 우주에서 살아남는 게 비현실적이라는 등의 비판도 있다. 

 

2. '스타워즈' 세계관 최강자로 군림하던 루크 향한 예의없는(?) 퇴장

아버지 아나킨 못지 않게 상당한 포스를 사용하며,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 현존 최강자로 떠받들던 루크의 활용도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전작인 '깨어난 포스'에서부터 재등장을 암시했고, '라스트 제다이'를 통해 레이를 각성시키는 데 힘을 보태는 줄 알았으나 정작 그는 자신의 제자이자 조카였던 '벤 솔로'를 죽이려고 했던 위선자이자 패배자로 묘사해 선한 영웅을 한 순간에 타락시켜버림으로써 논란이 되어버렸다. 게데가 벤 솔로에게서 어떤 어두운 힘이 느껴졌는지에 대한 언급조차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았기에 그동안 루크의 신화를 기억해왔던 이들에겐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였다. 

물론, 루크 또한 늙어가고 언제까지나 불멸의 영웅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루크를 연기한 마크 해밀 또한 어느덧 7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세대교체는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팬들이 실망했던 점은 오리지날 3부작에서 보여줬던 행보처럼 아름다운 퇴장을 바랬던 것이지, 기존 이미지를 한순간에 엎어버리라는 뜻은 아니었다. 루크의 정신적 스승이자 선배 격인 '오비완'이나 '요다'의 최후를 생각해본다면, '라스트 제다이'에서 루크의 최후를 그리는 라이온 존슨의 연출에 '스타워즈' 마니아들은 결코 용납하기 힘든 부분이었을 것이다.

 

3. 불필요한 존재감? '핀'과 '로즈'의 관계와 늘어난 비중

이번 '라스트 제다이'에서 호평을 했던 평론가들과 관객들마저도 눈감아주기 어려웠던 점이 바로 이 부분, 핀과 로즈 두 사람의 이상한(?) 관계였다. 애초에 이 두 사람의 분량과 비중이 늘어난 데에는 그동안 '스타워즈' 시리즈를 관통해왔던 스카이워커 가문의 이야기에서 탈피하고자 했던 측면, 그리고 '스타워즈' 등장인물 간 세대교체 때문이었다. 핀 또한 이번 시퀄 시리즈의 주인공격에 가까운 인물이고, 레이나 카일로 렌, '포'처럼 이번 편에서 성장통을 겪고 한 단계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야했기에 로즈라는 존재는 핀의 성장에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두 사람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방법으로 저항군을 구하고자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뜬금없는 러브라인을 연상케 하는 키스 장면이 모든 것을 깨뜨렸다. 이 키스 하나로 로즈라는 존재는 한 순간에 부정당하는 신세가 되어버렸고, 초반부에 잠깐 등장하여 큰 임팩트를 남겼던 언니 '페이지'와 두고두고 대조되는 여지를 남겼다. 그 외 두 사람의 비중이 불필요하게 많이 차지했다는 비판도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이 퍼스트 오더의 최고지도자 '스노크'의 기함에 몰래잠입할 수 있는 '코드브레이커'를 찾기 위해 카지노 행성에 갔던 장면은 사실 없어도 그만이었던 장면이었다. 이 때문에 몰입도가 깨졌다는 의견이 많았다.

 

4. 이전 '스타워즈' 시리즈를 전부 부정해버린 '라스트 제다이'?

'라스트 제다이'의 연출을 맡은 라이언 존슨은 개봉하기 앞서 가졌던 라이브 컨퍼런스에서도 "이전 시리즈에 벗어나 '라스트 제다이'만의 특징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듯, 전작의 오마주에서 탈피한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예전 세대의 인물들에서 이번 시리즈 인물로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되었고, 스카이워커 가문의 전유물 취급받던 포스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의 범위가 확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는 오히려 지나친 비틀기와 탈피 때문에 도리어 '스타워즈' 이전 시리즈를 전부 부정해버려 오히려 전작인 '깨어난 포스'와 대척점에 서있다고 혹평했다.

그 중 언급되고 있는 것이 '라스트 제다이'의 개연성 부족과 설정 파괴다. 특히, 첫 시퀀스 전투만 하더라도 그렇다. 퍼스트 오더의 대형 전함의 포탑이 'X윙' 전투기 하나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것이나, 전함 하나가 궤멸당하는 데에도 근접 전함들이 어떠한 지원도 없었다는 게 문제였다. 뿐만 아니라, 공격과 아무 상관 없는 '하이퍼스페이스'로 전함을 박살낸다던가, 저항군의 우주선 연료가 바닥날 때까지 쫓기만 하는 퍼스트 오더와 그저 도망가기만 바쁜 저항군의 행동을 보며 무능하다며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는 '스타워즈' 팬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라스트 제다이'를 둘러싼 엇갈리는 쟁점 끊이질 않고 등장하고 있다. 예고편에서 은하제국 황제 '시스' 급으로 등장했던 스노크의 허무한 결말과 수많은 추측을 낳았던 레이의 허무한 출생의 비밀,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벗어난다고 선언해놓고 정작 5편인 '제국의 역습'을 연상케하는 수많은 오마주들 등이 있다. 지금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쟁 중이며, 아무래도 다음 편이 등장할 때까지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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