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임홍식 배우 ⓒ 국립극단 |
[문화뉴스] "선생님과 저희 모두가 꿈꾸는 그 날까지, 그 날을 지나 미래의 어느 날에도 여전히 연극이 올라가기를 꿈꿉니다." -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고선웅 연출
제52회 동아연극상 대상(내년 1월 25일 시상식), 제8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월간 '한국연극'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7' 등 주요 연극상에서 트로피를 받은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명실공히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겸비한 올해 최고의 연극이 됐다.
복수를 위해 20년을 기다린 필부의 씁쓸한 이야기를 다룬 기군상의 원작을 소재로 한 작품은, 조씨 가문 300명이 멸족되는 재앙 속에서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삭'의 아들 '고아'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식까지 희생하게 되는 비운의 필부 '정영'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했다. 작품을 연출한 고선웅 연출은 '소위' 올해 주어진 상은 모두 휩쓸며 당대 최고의 연출가로 인정받았다.
▲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연습을 하고 있는 배우 임홍식(왼쪽). ⓒ 국립극단 |
하성광, 장두이, 이영석, 유순웅, 조연호 등 신·구조화가 뛰어난 배우들의 호연도 빛이 났다. 그 중 '공손저구'로 출연한 임홍식 배우 역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마지막 공연이 열리기 몇일 전인 11월 19일 오후, 본인의 출연분량을 모두 연기하고 퇴장한 후 임홍식 배우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세로 의식을 잃었다.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했고 오후 10시 19분 경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다음날,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조씨고아'와 '임홍식' 배우의 이름으로 가득 찼다. 배우를 위로하는 일반인들의 추모 메시지가 기사 댓글 혹은 페이스북 가상 분향소를 통해 전달됐다. 수많은 연극인이 그의 빈소를 찾았으며, 주요 단체장이 보낸 화환들이 빈소로 보내졌다. 그의 마지막 떠나는 길은 전혀 외롭지 않은 것이다.
임홍식 배우는 올해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외에도 4월 두산아트센터에서 열린 최용훈 연출의 '차이메리카'에서 '프랭크'를, 6월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된 류주연 연출의 '허물'에서 80대 '아버지'를 연기했다. 그리고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선 '고아'를 살리기 위해 '정영' 대신 의로운 죽음을 맞이하는 '공손저구' 역할을 맡았다. 극 중 "인생은 짧은 꿈. 북소리, 피리 소리에 맞춰 놀다 보니 어느새 늙었구나"라는 대사를 남기며, 임홍식 배우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 연극 '허물'에서 80대 '아버지'를 연기한 배우 임홍식(오른쪽). ⓒ 국립극단 |
지난 28일, 대한민국 연극대상에서 '정영'을 연기한 하성광은 연기상을 받았다. 그는 "임홍식 선배가 저 상 받은 거 보면 좋아하셨을 것입니다. 지금도 기뻐하고 계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남기며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올해 연극인 모두에게 그의 안타까운 죽음은 기억될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도 '특별공로상'을 글로나마 이렇게 전달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