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문화 人]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 "관심은 높이고 기대치는 낮췄으면…" ① 에서 이어집니다.

 

대중영화로서 포인트들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ㄴ 사람 얘기를 한다. 독립 영화나 예술 영화면 하고 싶 은대로 하면 되는데 대중 중 인문학적 교양, 문화적 배경, 살아온 배경이 다 다르고 높기도 할 거다. 개인적인 아픔도 겪어봤을 텐데 그분들의 마음이 이 정도에서는 수렴되지 않을까를 봤다.

 

드라마 부분이 빛난다. 전략적인 것 같기도 하고 관객들이 좋아하더라.

ㄴ 감정의 깊이가 어디까지 가는가에 대해 톤의 매너가 중요했는데 과도할 정도로 깊게 간 이유는 천륜 지옥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곳이라고 맞춰가다 보니 체험했던 것을 생각했다. 내 얘기를 잘 넣어보니 그런 것들이 접점이 되었는데 소름이 돋았던 부분이 있었다. '자홍모'(예수정)가 아들 '수홍'(김동욱)이 죽었을 때 피켓을 들고 있는 부분이 다른 경험이긴 하지만 병중 앓다가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났다. 당시 막노동하고 돌아오면 어머니께서 건강한 척 하시려고 골목길에서 벽을 잡고 서 있었던 게 생각났다. 아파서 누워계시면 상처받을까 봐 그래 주셨던 것 같다. 이것만큼은 그냥 써야겠다고 했다. 마지막에 태현 씨가 대사하는 부분이 제일 슬프다. 이입이 많이 되는데 허물없는 자식이 어디 있겠는가. 부모는 돌아가실 때까지 벙어리다. 청년기까지의 감정들이 웹툰을 보면서 휘몰아쳤다. 죽은 다음에 누가 생각나고 저승에 가면 누가 제일 보고 싶을지 생각했는데 와이프에게 욕먹겠지만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서 거꾸로 연출해보았다.

 

신파라는 평가가 우려스럽다는 말도 있다. 보편적이고 자연스러운 감정이기는 하나 평이 갈리는 부분은 어찌 생각하는지?

ㄴ '라이언 일병 구하기' 찍냐는 말도 들었다. 그 부분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도 있었는데 톤의 매너로 잘 자리 잡고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열 명이 보고 열 명이 같은 얘기를 하지 않는다. 신파라고 해도 누군가는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최종 결과물이라는 것을 수렴한다. 10명 중 6명이 좋아한다면 선택해도 될 것 같다. 그게 아니면 매니악한 것을 만들어야 하는데 한두 명이 딥하게 충성하는 영화를 위해서 만드는 것도 좋지만 자연스럽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지옥을 거듭하면서 패턴이 반복되는데 늘어질 수도 있어서 고민 많이 했을 것 같다.

ㄴ 재판을 하면 하나만 딥하게 해야 하는데 원작이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 여정을 통해서 길을 가는데 머릿속에서 논리적으로 십 분씩 풀어내야 했다. 십분 안에 관객들 입장에서 어떻게 저렇게 얘기하면 통과가 되냐는 것보다 '김자홍'이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인생을 보여주면 극복이 되고 재판을 주인의 코드를 이용해서 좀 더 대중영화의 작법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 했다.

카메오 배우들 보는 재미가 크다. 캐스팅 과정이 친한 배우들 위주였다는데.

ㄴ 본편이 2시간 12분인데 7분 정도의 크레딧을 띄우다 보니 많이 잘라서 미안하다. 배신 지옥의 배우 김해숙도 모니터를 하다 보니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패턴화가 많이 읽히다 보니 뒤쪽이 늘어진다는 게 있어서 편집되었다. 그쪽 지역에 몰리게 된 것이 너무 아쉽다. 

배우들은 친하고 가깝다. 밖에서 그렇게 알려져있지는 않은데 가까운 친구들이다. 배우 하정우와는 형, 동생이고 주지훈 씨는 작품하면서 가까워졌다. 일면식 있던 분들인데 전작들 다 좋아해 주신 분들이고 예의 바르게 가서 인사드리고 말했다. 약간 규모 큰 작품을 만드는데 호연 한 번만 해달라고 했더니 모시기 힘든 분들인데 흔쾌히 1초도 안 망설이고 해주신다고 했다. 오달수 씨도 이 급으로 나올 분이 아닌데 디렉션에 하나도 토 달지 않고 해주셨다.

 

원작과 다른 부분에서 거짓 대왕의 배우 김수안이 눈에 띄었다.

ㄴ 지옥 대왕들을 봤을 때 처음에 연출부랑 얘기했을 때도 그랬지만 나이 많은 대왕만 있다는 부분에서 너무 생각에 갇혀있었다. 일찍 죽을 수도 있고 오히려 어린 아이들이 잘 판별해낼 수 있는 지옥도 있다고 생각했다. 어린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솔직하지 않나. 언제 죽은 누구 이렇게 얘기하면서 재밌을 것 같아 수안에게 하자고 했더니 하고 싶다 했다. 아이처럼 나오다가 나중에 대왕처럼 변하는데 상영관마다 들어가면 이 부분에서 많이 웃는다고 한다.

영화에서 배우 하정우의 역할이 중요했다. 어떤 디렉션을 줬는지?

ㄴ 3부에는 '진기한 변호사'의 탄생을 해보고 싶다. 판타지이기 때문에 '저승차사'도 생소하고 룰도 생소해서 원작을 안 본 분들에게는 다 생소할 것으로 생각했다. 원작에서 아쉬워하는 '진기한' 부분은 저승차사가 변호사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집중시켰다. '강림'은 편하게 재판의 중심을 잡아야 하고 원작보다는 조금 더 껄렁하지만 무게중심과 추를 잡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런 쪽에 동의가 돼서 무게감 있지만, 가끔 새는 구석을 보여줬다. 어머님도 만나고 수화도 하는 부분에서 친화적으로 보이게 했다. '해원맥'(주지훈)은 2부에 다시 돌아온다. '덕춘'도 그렇고 밝은 캐릭터이지만 전체적으로 싱크로율을 맞추고 싶었다. '해원맥'까지 무게감 있으면 균형미가 없어 보이니까 '믿음이나 희망을 준 인간은 없어'라는 생각을 가져가되 까부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은 캐릭터 밸런스를 맞춰가기 위해서였다. 2부에서는 과거도 나오는데 '해원맥'의 딥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영화 '국가대표'를 배우 하정우와 함께했었다. 그때와 지금이 어떻게 다른지?

ㄴ 그때나 지금이나 정우의 현장에서의 느낌은 감독을 최고로 만들어준다. 농담을 한참 하다가도 씬 들어가면 감독과 배우로 서주고 철저히 믿어주는 것이 대단한 것 같다. 농담하고 쓸데없는 소리 많이 하는데 리허설 들어가거나 하면 현장 씬에 집중하기 위한 그의 자세와 태도를 보면 저렇게 하니까 저 정도 하는 거다 싶다. 엄청난 친구다. 연기하는 느낌을 보면 리얼하다. 장르 영화에는 좀 낯설 때가 있다. 다른 감독님들과는 리얼한 연기를 많이 한다고 하면 장르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서 봤을 때는 낯뜨겁지만 충분히 잘하는 친구이다. 무게 잡고 그런 것 잘하는데 하고 나서 어색해한다. 하정우의 진면목은 정말 실감 나게 튀어나온 캐릭터 같다는 점이다.

원작 웹툰 '신과함께'의 작가 주호민의 호평이 안심되었을 것 같다. 그보다 좋은 호평은 없지 않나?

ㄴ 그게 너무 예민한 부분이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고. 작가님께서 직접 글을 써주셔서 축제 분위기였다. 같이 보신 사모님도 너무 좋게 보셨다고 감사하다고 해주셨다. 뒤풀이 때도 잘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해주셨다. 감사는 내가 해야 한다. 그 영감을 받아서 여기까지 왔다. 어떻게 볼지 진짜 궁금했다. 계속 아꼈다가 안 보고 제일 마지막에 보겠다고 했는데 보고 나서 말해줬다. 자기 작품을 다시 보고 감탄하는 사람은 없다. 만들어둔 후에 창피해서 못 보는 스타일이다. 관객들 하나하나에는 감정으로 남을 텐데 나에게는 너무 창피하고 민망하다. 일정 부분은 정수를 많이 가져왔지만 벗어난 부분도 있는데 그렇게 멋진 말로 축사를 해주셔서 진심으로 마음이 행복하다.

[문화 人] '신과함께' 김용화 감독 "스탠리와 프로젝트 진행 중" ③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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