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아띠에터 박정기] 노원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노원문화예술회관과 극단 서울공장의 공동제작, 윤경로 음악, 임형택 연출의 낭독극 <윤동주를 기억하다>를 관람했다.

윤동주(尹東柱, 1917~1945)는 독립운동가, 시인, 작가다. 1925년 명동소학교(明東小學校)에 입학하여 재학 시절 고종사촌인 송몽규 등과 함께 문예지 《새 명동》을 발간한다. 1931년, 14세에 명동소학교(明東小學校)를 졸업하고, 중국인 관립학교인 대랍자학교(大拉子學校)에 다니다 가족이 용정으로 이사하여, 용정 은진중학교(恩眞中學校)에 입학한다.

그러나 1935년 소학교 동창인 문익환이 다니고 있는 평양의 숭실중학교로 전학한다. 숭실중학교 학생회가 간행한 학우지 숭실활천(崇實活泉)에 시 공상(空想)을 발표한다. 그러나 신사참배 거부로 숭실중학교가 폐교되어, 문익환과 함께 용정에 있는 광명중학교로 편입한다. 광명중에서 그는 정일권 등을 만나게 된다.

1938년 광명중학교를 졸업한 후 경성(京城)으로 유학, 그해 4월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한다.

1939년 연희전문 2학년 재학 중 친구 라사행과 함께 정지용 등을 방문, 그 해 《소년(少年)》지에 시를 발표하고 1941년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한다. 이때에 틈틈이 썼던 시들 중 19편을 골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내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다.

1941년 일본 유학에 뜻을 둔 윤동주는 도일을 위해 성씨를 히라누마(平沼)로 창씨개명을 한다. 창씨개명 후 그는 창씨개명에 따른 고통과 참담한 비애를 그린 시 참회록을 쓴다.

1942년 3월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릿교대학(立敎) 문학부 영문과에 입학하였다가 10월 교토 도시샤대학(同志社) 영문학과에 편입한다. 도시샤대학은 시인 정지용이 다닌 학교로 일본 조합교회에서 경영하는 기독교계 학교다. 그러나 그는 불령선인으로 지목되어 일본경찰의 감시를 당한다.

1943년 귀향길에 오르기 전 사상범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송몽규와 함께 치안유지법 제5조 위반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교토의 카모가와 경찰서에 구금된다. 1944년 교토지방재판소 이시이 히라오 재판장 명의로 된 판결문에는

“윤동주는 어릴 적부터 민족학교 교육을 받고 사상적 문화적으로 심취해, 친구 감화 등에 의해 대단한 민족의식을 갖고 내선(일본과 조선)의 차별 문제에 대하여 깊은 원망의 뜻을 품고 있을 뿐 아니라, 조선 독립의 야망을 실현시키려 하는 망동을 했다.”며 징역 2년형을 선고하고, 교토지방 재판소에서 후쿠오카 형무소로 이송한다. 1945년 2월 윤동주는 향년 27세로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한다.

1947년 시인 정지용의 소개로 경향신문에 윤동주의 유작이 처음 소개되고 함께 추도회가 거행된다.

1948년 1월, 윤동주의 유작 31편과 정지용의 서문으로 이루어진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정음사에서 간행한다. 이후 1962년 3월부터 독립유공자를 대량으로 발굴 포상할 때, 그에게도 건국공로훈장 서훈이 신청되었으나 유족들이 사양한다. 1990년 8월 15일에야 건국공로훈장 독립장이 추서된다. 1985년에는 그의 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윤동주문학상이 한국문인협회에 의해 제정되었다.

윤경로는 1990년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입학. 정성조, 김동성, 최창권 사사. 1993년부터 프로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며 이승환, 이은미, 박정운, 봄여름가을겨울, 이문세, 이소라, 박정현 등의 가수들과 공연, 연주, 편곡, 작곡 등 작업을 하고, 2009년 서울예대 재입학.

장기호, 강호정 사사. 무용음악, 극음악, 국악협연 등으로 창작영역을 넓혀가며, 서울예대 창학 50주년 기념공연인 '한강은 흐른다"(2010)'. 이후 극단 서울공장의 작품 '백치 백지(2011)', '꽃상여(2012)' 힐링음악극 <빵> 등에 음악을 담당했다.

임형택 연출가는 콜롬비아 대학교 예술대학원, 연극연출 MFA 을 졸업한 그는 귀국 후 2003년 극단 “서울공장”을 만들어 ‘벗꽃동산’, ‘보이첵’, ‘고도를 기다리며’등의 작품을 이전의 작품과는 전혀 다른 신선한 시선으로 탄생시켜 주목을 받았고, 연극 ‘두 메데아’로 카이로국제실험연극제에서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교수와 극단 서울공장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남자는 남자다> <우리 읍내> <한 여름 밤의 꿈> <맹진사댁 경사> <보이첵> <TV동화 행복한 세상> <느림> <뮤지컬 'I'> <세자매: 잃어버린 시간> <벚꽃 동산-꼬메디 노스딸지아> <길 떠나는 가족> <세-세> <논쟁> <도시녀의 칠거지악>

해외에서는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Saratoga, 제4회 말타 세계연극제, Poland ‘No Exit-The Form of Space' LITE, New York, 제5회 말타 세계연극제, Poland 한여름밤의 꿈’ Horace Mann Theatre, New York ‘Paramita’ 연기, Public Theatre, Paris /‘Woyzeck’Access Theatre, New York ‘벚꽃동산’Access Gallery Space, New York ‘세자매- Lost in Time’Connelly Theatre, 제5회 체홉나우 페스티벌, New York

‘세자매- Lost in Time’Theatr Montownia, 폴란드 체홉 인스퍼레이션 페스티벌, Poland 외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2000 “21세기를 빛낼 연극연출가” 선정 (in New York)되고, 2007 제19회 카이로 국제 실험 연극제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했다.

무대는 배경 앞 중앙에 굵은 나무로 만든 사방 1.5m 폭의 정(井)자 형의 조형물을 세우고, 그 안에 영상으로 윤동주의 흑백사진과 그리고 그의 시와 제목을 투사한다. 그 앞에는 우물로 설정된 사각의 조형물과 그 속에 물이 있어 큰 붓으로 물을 찍어 시를 쓰는 동작을 보인다. 무대 하수 쪽에는 연주석을 마련해 전자건반악기와 기타 연주를 하고, 무대 앞 객석 가까이와 상수 쪽에는 출연자들이 앉을 의자를 배치했다.

은은하고 감성적인 음악과 함께 소복 같은 백색의상을 착용한 여성출연자들과 백색 바지저고리에 회색 조끼를 착용한 중년 남성출연자가 등장해 다함께 느린 동작으로 무용을 하듯 움직이며 무대를 오가고, 검은 학생복차림의 윤동주가 등장해 이들과 어울려 함께 연극처럼 낭독 극을 이끌어 간다.

서장인 귀향에서는 윤동주의 시 “자화상”에서 시작해, 제1장 아이 그리고 순수에서는 시 “병아리”, 제2장 침묵, 고통의 메아리 그리고 성년에서는 시 “사랑의 전당”, 제3장 혼돈과 질서에서는 “별 헤는 밤” “눈감고 간다” “나무” 새벽이 올 때까지“ ”참회록“ 그리고 종장인 억겁에서는 ”길“ ”불2“ ”아침“ ”새로운 길“ 등이 음악과 함께 시적 동작으로 무대를 오가는 출연자들에 의해 낭송된다.

윤동주는 손에 촛불을 들고 다른 한 손에 종이 뭉치를 들고 우물로 다가간다. 우물가를 응시하던 윤동주의 눈에는 우물에 투영된 촛불이 나타난다. 윤동주의 귀에는 우물의 여인의 나지막한 소리가 들린다. 우물의 여인이 윤동주의 시 “자화상”을 낭독한다.

청년은 우물가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본다. 청년의 얼굴이 아이에서 성년으로 바뀌면서 물에 비친 일그러진 자신의 얼굴모습을 보게 된다. 절망하는 윤동주....절망하던 그는 가슴 속에 간직했던 붓을 꺼내들고 우물에 적신다. 그리고 한 자 한 절 시를 쓴다.....모든 출연자는 그 시에 맞춰 느린 동작으로 움직이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윤경로의 기타연주와 임단비의 전자건반악기 연주가 극의 분위기 창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추한엽이 윤동주, 이 선이 우물의 여인, 어른아이 김충근 그리고 구정은, 김예원, 이시온, 배수진이 백색의상착용한 아이들로 출연해

윤동주 시에 어울리는 감성적인 동작과 낭송 그리고 무용으로 새로운 표현형식의 낭독 극을 펼쳐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프로덕션매니저 이수연 박소현, 무대디자인 임 민, 음향디자인 이승용, 조명디자인 박지예, 의상디자인 장혜숙, 조연출 이호빈, 무대감독 손유진, 오퍼레이터 윤채현 정하진 강 남 등 스텝진의 역할이 돋보여, 노원문화예술회관과 극단 서울공장의 공동제작, 윤경로 음악, 임형택 연출의 낭독극 <윤동주를 기억하다>를 기억에 길이 남을 새로운 표현형식의 낭독극으로 탄생시켰다.

 

▶공연메모
노원문화예술회관과 극단 서울공장 공동제작 낭독극 윤경로 음악 임형택 연출의 윤동주를 기억하다
- 공연명 윤동주를 기억하다
- 공연단체 노원문화예술회관&극단 서울공장
- 음악 윤경로
- 연출 임형택
- 공연일시 2017년 12월 27일 오후 7시 30분
- 공연장소 노원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 관람일시 12월 27일 오후 7시 30분

 

[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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