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박소연 기자] 2017년은 힙합이 대중에게 큰 관심을 끌면서, 메인 장르로 떠오른 한 해였다. 이와 관련해 "힙합이 일회성으로 소비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신을 전한 래퍼가 있다. 바로 '뇌섹래퍼' 남궁허슬이 그 주인공이다.

1.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 2017년 한 해 동안 '양녕대군', 'Pocahontas', 'Massive' 세 곡의 디지털싱글과 'The Super Geil'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했던 남궁허슬이다. 현재 소속사 없이 인디펜던트 뮤지션으로 자유롭게 활동 중이며 슈퍼가일(Super Geil) 크루의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2. 이번 싱글 Massive 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 12월 22일 발매한 디지털싱글 'Massive'는 프로듀서 브라운슈가의 웅장한 트랩 비트 위에 'Massive'라는 단어 뜻 그대로 각 래퍼들의 '거대한' 포부를 각자의 개성을 뚜렷하게 살려 담아낸 곡이다. 평소 자주 시도하지 않았던 트랩 비트 위에 트렌디한 플로우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고 곡 중간 중간에 배치한 펀치라인들을 이해하면서 듣는다면 곡을 좀 더 재밌게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비모카(VIMOKA)의 묵직하고 익살스러운 랩과 캐리 다이아몬드의 독특하고 노련한 랩이 잘 어우러져 각자의 개성을 잘 살리면서도 짜임새 있는 곡이 완성된 것 같아 피쳐링으로 참여해준 두 래퍼에게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3. 캐리다이아몬드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는지?

└ 캐리 다이아몬드는 사실 음악을 시작하기 전 그저 힙합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였던 고등학생 시절부터 팬이었던 래퍼다. 당시 'Massive'의 프로듀서 브라운슈가와 함께 '스웨거'라는 팀으로 활동했는데 그 때의 세련된 음악 스타일을 너무 좋아해서 싸이월드 BGM도 스웨거의 'Slide Phone'이라는 곡으로 했던 기억이 있다. 캐리 다이아몬드는 현재 홍대클럽 코쿤의 호스트MC로도 활동하고 있어서 예전에 같이 코쿤 호스트MC로 일했던 비모카 형의 소개로 알게 되었고 쇼미더머니6 2차 예선장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음악적인 대화를 깊이 있게 나누고 친해지면서 그 결과 'Massive'라는 곡이 나오게 되었다.  같이 작업을 하며 디테일 한 부분들까지 섬세하게 계획하고 그대로 실행하는 걸 보면서 음악적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리스펙!

 

4. 슈퍼가일 소속으로 음악을 하는 것과, 싱글 작업을 하는 것의 차이점이 궁금하다.

└ 슈퍼가일 소속으로 음악을 할 때의 책임감과 싱글 작업을 할 때의 책임감이 다른 것 같다. 슈퍼가일로 곡 작업을 할 경우 참여 멤버들의 합에 중점을 두고 곡 안에 어우러지기 위해 노력한다. 또 함께 공연을 기획하거나 무대에 설 때도 상대적으로 돋보이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팀워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게 된다. 음악적 역량을 제외하고도 멤버 각자의 장점이 다 다르기 때문에 본인은 단체활동에 있어 기획단계를 주도하고 디테일한 부분들을 책임감있게 수행하는 편이다. 싱글 작업의 경우에는 결과물 자체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나의 결과물들이기 때문에 매순간 작품성에 중점을 두고 고민하게 된다. 싱글 작업을 할 때 더 멋지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어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더 좋은 결과물로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내서 다른 멤버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고 싶다. 날 슈퍼가일(Super Geil)에 영입한 리더 비모카(VIMOKA)의 선구안이 탁월한 선택이었다는걸 꼭 증명해보이고 싶다.

5. 자신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음악적인 강점은 뭔가?

└ 가사의 깊이와 사물 해석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가사는 분명 하나의 문학작품이다. 하나의 벌스 안에도 문맥상 기승전결이 존재해야 하며 가사가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해도 듣는이가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한다면 그저 무의미한 단어들의 나열이 될 뿐이다. 때문에 창작시 곡의 흐름에 따라 가사가 머릿속에 또렷이 그려지도록 '텍스트의 이미지 형상화' 작업에 신경을 많이 쓰며 랩을 뱉는 기술적인 부분보다도 항상 가사의 깊이와 메시지 전달에 더 중점을 두고 곡을 만드는 편이다. 작가들이 본인 고유의 문체를 가지고 있듯이 '남궁허슬'만의 서술법, 표현법을 정립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늘 억지스럽지 않은 기발한 펀치라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남궁허슬의 곡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분명 곡의 의도를 단번에 파악할 것이며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6. '뇌섹래퍼'가 수식어다. 이에 대한 설명과 가끔 이 수식어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궁금하다.

└ 언론 및 미디어에서 '뇌섹남' 열풍이 불던 17년 상반기 SBS '영재발굴단'이라는 교양프로그램에 IQ156 래퍼로 출연하게 되면서 뇌섹래퍼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붙게 된 것 같다. 처음엔 타인들이 정해준 뇌섹래퍼라는 수식어에 부담감도 느꼈지만 현재는 긍정적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남궁허슬 본인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자 개성이라 생각한다. 뭐든 섹시한건 다 좋은거 같다.

7. 평소 취미가 뭔가?

└ 혼자 조용한 곳에서 영화감상 하는걸 좋아한다. 10년 간 항상 매주 3편 이상의 영화들을 봤다. 영화들 중에서도 특히 80,90년대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가슴 따뜻한 영화들을 좋아한다. 멕라이언,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 영화들은 거의 다 본 것 같다.

 

8. 2017년은 음악적으로 자신에게 어떤 해였던 것 같나?

└ 되돌아보면 2017년은 정말 감사한 한 해였다.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살았고 또 과분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 슈퍼가일이라는 좋은 인연들과 함께 하다보니 좋은 기운들만 받아서인지 2017년 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곡들을 발매하였고 3번의 크루 단독콘서트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너무 감사하게도 음악을 듣고 메시지로 연락을 주신 팬 분들도 여럿 계셨고 2017년 가장 감사했던 부분은 아직 만족할만큼의 큰 금액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몸 값이 3-5배 정도 올랐다는 사실이다. 

9. 2018년 음악시장 전반에 바라는 게 있다면? 

└ 트렌드만 따라가는 일회성 음악들보다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갖고 열심히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되면 좋겠다. 또 많은 대중들이 보다 쉽게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접할 수 있는 네이버 뮤지션리그와 같은 상호 접근성이 좋은 플랫폼들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힙합이 메인장르가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창작물들이 너무 쉽게 소비되고  짧은 시간 내에 소멸되는 현상이 마음이 아프다. 몇 년이 지나도 다시 찾아 듣게 되는 '클래식'한 앨범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10. 2018년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 현재 2018년 상반기 발매를 목표로 EP앨범을 작업 중이다. 우선의 목표는 만족 할 만한 앨범을 발매하고 단독 쇼케이스를 성황리에 개최하는 것이다. 2018년에는 더 열심히 더 멋진 음악들을 많이 만들어서 더 많은 분들께 들려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2018년에 재학 중인 대학원 졸업도 예정되어 있어 꽤나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다 잡는 뛰어난 사냥꾼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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