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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길고 길었던 총파업의 마침표를 찍고 최승호 신임 사장과 함께 새출발을 선언했던 MBC, 파업 이후 처음으로 마련되었던 MBC 연예대상의 주인공은 '나 혼자 산다'였다.

29일 오후 8시 50분부터 서울 마포구 MBC 상암홀에서 진행되었던 2017년 MBC 연예대상은 김희철과 한혜진, 그리고 양세형이 MC를 맡았다. 이날 연예대상은 MBC의 메인간판인 '무한도전'과 '라디오스타'를 비롯해 떠오르고 있는 예능 '나 혼자 산다', '복면가왕', '오지의 마법사', 그리고 '보그맘' 등이 경합을 펼쳤다.

그 중에서 '나 혼자 산다'는 2017년 MBC의 수많은 예능 중 가장 많은 화젯거리를 낳았고, 이에 비례해 시청자들의 사랑 또한 가장 많이 받았다. 이에 걸맞게 상 또한 '나 혼자 산다'가 휩쓸어갔다. 버라이어티 남자신인상에 이시언이 받은 것을 시작으로 작가상(이경하 작가), 베스트 커플상(박나래&기안 84), 버라이어티 부문 여자우수상(한혜진), 남자우수상(헨리), 버라이어티 부문 여자 최우수상(박나래),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 그리고 대상(전현무)까지 말이다.

'나 혼자 산다'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한편, 이번 MBC 연예대상에는 수많은 참석자들의 발언 또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준비해보았다. MBC 연예대상 화제의 발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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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철수 "그 때 (종현이를) 좀 꽉 안아주지 못한 게 마음에 남았다" 
MBC 장수 라디오 프로그램 중 하나인 '배철수 음악캠프'의 진행을 맡고 있는 배철수는 김신영과 함께 라디오 부문 시상자로 참석했다. 배철수는 시상에 앞서 지난해 시상자였던 소녀시대의 써니, 그리고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샤이니 종현을 언급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 때 써니와 오랜만에 만나서 포옹했는데, 옆에 있던 종현이도 자기도 해달라고 해서 포옹했다"며 "그때 좀 더 꽉 안아주지 못한 게 지금에도 마음에 남아있다. 라디오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하는 친구였는데, 다시 한 번 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어 라디오 부문 신인상을 받은 정유미 또한 수상소감에서 "저한테 라디오를 처음 알려주는 종현을 잊지 않겠다"고 남겨 다시 한 번 그를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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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나래 "내가 만약 대상을 받으면, 기안 84와 결혼하겠다"
올해 대세 예능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박나래, 사실상 이날 시상식의 진주인공이나 다름 없었다. 그의 몸짓 하나 혹은 말 한마디에 시상식장에 참석한 연예인들과 방청객, 나아가 TV로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웃음을 담당했다. 아니나 다를까, 대상 공약 또한 파격적(?)으로 내걸며 폭소를 유발케 했다.

만약 대상을 받게 되면 어떤 공약을 걸 것이냐는 김희철의 질문에 박나래는 "모든 이들이 가장 염원하는 기안 84와 결혼하겠다. 이 자리에 어머니가 저멀리 목포에서 방청하러 오셨다"고 언급하며 자신의 어머니를 향해 승낙까지 받는 등 웃음을 유발했다. 이에 기안84는 박나래와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하면서 "만약 박나래가 대상을 받는다면 결혼 공약 지키겠다"는 말과 함께 박나래에게 이마키스를 선보이는 등 실제 '썸'이 아니냐는 반응까지 이끌어냈다. 역시, 화제의 커플 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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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재은 아나운서 "사랑하는 아나운서국 식구들, 소외된 이들 위해 목소리 내겠다"
현재 '섹션TV 연예통신'에 출연 중인 이재은 아나운서는 같이 MC를 맡고 있는 이상민과 함께 MC상을 받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지, 이재은 아나운서는 기쁨의 눈물과 함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은 아나운서는 "부족한 나한테 큰 상 주셔서 감사하고 '섹션TV' 식구들 모두 감사하고, 함께한 상민 선배님, 슬기 언니, 인아, 슬리피 오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파업을 마친 아나운서국을 언급하려다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끝으로, 이재은 아나운서는 "앞으로 더욱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그들을 위해서 목소리 내는 아나운서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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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생민 "레드카펫 리포터만 하다가 내가 시상자라니!"
시청자들에게 '국민 리포터'로 기억되어왔던 김생민이 이날 연예대상 시상자로 출연하여 눈길을 끌었다. 올해 '김생민의 영수증'을 통해 리포터가 아닌 본인의 직업인 개그맨으로서 재능을 뽐내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으나, '김생민의 영수증'의 방영을 맡고 있는 KBS가 파업으로 인해 연예대상이 취소되어 수상기회를 내년으로 미뤄야했다.

이날 함께 시상자로 참석한 윤정수가 시상하게 된 소감을 묻자, 김생민은 "상을 주러 오게 됐다. 레드카펫 전문 리포터였는데 난생 처음 시상을 하러 무대에 서니 영광이다. 더 열심히해서 수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과 함께 윤정수에게 이렇게 하는 게 맞냐고 되묻는 모습을 보이며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이에 많은 시청자들이 김생민의 내년 활약을 기대한다며 응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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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김국진 "어머니의 코 고는 소리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
한때 20세기 마지막을 장식했으며, 현재는 '라디오스타'의 한 축을 담당하며 10년간 이끌어온 김국진의 수상소감도 빼놓을 수 없다. 쇼 시트콤 부문 최우수상에 호명된 김국진은 "박수치러 왔다가 상 받을 것이라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며 "방송생활을 오래하다보면 적응되기 마련인데, 아직까지도 상 받는 건  적응이 안되고 웬지 쑥쓰럽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나오기 전에 어머니가 누구 만나러 가냐고 물어보시길래 시상식에 간다고 말했다"며 "지금 TV로 보실 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머니 코 고는 소리가 제일 좋다. 방문을 열어 어머니의 코 고는 소리가 들리면 기분 좋게 잠을 잘 수 있다. 건강하게 오래사시고, 조금 있다가 전달하겠다"며 효자다운 면모를 보이며 훈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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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박명수 "MBC 코미디 프로그램 다시 만들어졌으면…"
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최우수상은 '무한도전'에서 공격적인 웃음을 선사하는 박명수에게로 돌아갔다. 박명수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면 "예상못했다"며 "여기 오기 전에 김태호 PD를 만났는데 다음주 녹화 때문에 밤을 새워서 준비하는 것을 보고 감사하다. 10년간 '무한도전'하면서 거쳐간 PD들에게도 감사하다"며 '무한도전' 모든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박명수는 "얼마 전에 '코미디 빅리그'에 나갔다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그때 현재 MBC에 없어진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편한 느낌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방송국도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 다시금 생각해달라"고 언급해, 예전부터 드러냈던 MBC 코미디 부활의 강조성을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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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전현무 "MBC, 그리고 고향 KBS도 꽃길 걸었으면…"
이날 대상을 받은 전현무는 역대 MBC 연예대상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처음으로 타 방송사나 다름없는 MBC 연예대상에 대상 후보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고, 최초로 타 방송사 아나운서 출신이 대상을 받는 기염까지 토했다. 전현무는 "농담삼아 욕심난다고는 했지만 깜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설마, 설마했다"며 믿기지 않는 듯 말했다.

이어 전현무는 "'나 혼자 산다' 식구들이 정말 착하고 순수하다. 이 친구들의 말과 행동들이 시청자에게 진정성있게 다가간 게 아닐까 싶다. 그동안 예능은 웃기고 자극적이어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진심을 담아 전했다. 끝으로, 그는 "MBC의 열혈 애청자로서 MBC가 다시 한 번 꽃길을 걷길 바란다. 그리고 내가 있었던 고향에도 따뜻한 봄바람이 불길 다시 한 번 간절히 바란다"며 현재 파업중인 KBS까지 응원하는 말을 남겼다.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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