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90년대 급성장한 한국 현대 건축과 디자인사 재조명
사진, 도면, 스케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의 아카이브 및 작품 300여 점 소개
2021년 4월 11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문화뉴스 MHN 정혜민 기자]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급격히 성장한 한국의 시각·물질문화의 기반을 재조명하는 '올림픽 이펙트: 한국 건축과 디자인 8090'전을 과천에서 내년 4월 11일(일)까지 개최한다. 

'올림픽 이펙트: 한국 건축과 디자인 8090'전은 88서울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만들어진 여러 층위의 건축적 사건과 디자인 사물을 ‘올림픽 여파(Olympic effect)’라는 키워드로 재조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88서울올림픽이 촉발했던 당시의 도시, 환경, 건축, 사물, 이미지 등 급격히 변화된 풍경의 중첩된 면모들을 펼친다.

전시는 ‘올림픽 이펙트’, ‘디자이너, 조직, 프로세스’, ‘시선과 입면’, ‘도구와 기술’ 등 4부로 구성된다. 1980년대 초 88서울올림픽을 준비하며 기획된 총체적인 디자인 과정과 물적 토대를 바탕으로 변화한 도시 흔적을 도면, 청사진, 스케치,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살핀다. 이러한 기록과 잔상을 재맥락화한 작가들의 커미션 작업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진달래&박우혁, 마스터플랜: 화합과 전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1부 ‘올림픽 이펙트’에서는 88서울올림픽을 위해 고안된 사물과 공간, 사건을 소환하며 이를 계획했던 과정과 그 결과가 지금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본다. 주요 올림픽 개최 도시들을 기록해온 다큐멘터리 감독 게리 허스트윗의 '올림픽 시티'는 올림픽 유산과 지금 일상의 공존을 기록한다. 또한 개·폐회식 미술감독이었던 이만익의 아카이브가 최초로 공개되는데 색채계획, 공연의상, 무대장치 등 총체 예술프로그램을 기획해 한국적 정서와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자 했던 당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2부 ‘디자이너, 조직, 프로세스’에서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의 사회적 위상과 역할, 규모 변화에 따른 조직과 시스템의 재구축 현상 등을 다룬다. 88서울올림픽 당시 삼성과 금성(LG), KBS를 비롯한 대형 조직에서 디자이너로 성장했던 이들의 영상 인터뷰와 관련 자료가 전시된다. 더불어 선우훈의 픽셀 애니메이션 '모듈러라이즈드'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선우훈, 모듈러라이즈드 1988 부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3부 ‘시선과 입면’에서는 올림픽을 기반으로 구축된 새로운 유형의 건축물과 도시 풍경을 조명한다. 올림픽 가시권을 배경으로 촬영한 최용준의 건축 사진은 도시 표면의 표정을 담고, 1980년대 중반 유학 후 서울의 생경한 모습을 담은 구본창의 '긴 오후의 미행', '시선 1980' 시리즈는 국가 프로젝트의 틈새와 간극을 포착한다.

4부 ‘도구와 기술’에서는 올림픽 전후 고도의 산업화 시대에 진입하며 컴퓨터와 웹의 보급으로 변화된 환경을 재조명한다. 권민호의 '일하는 손'은 도면 위 고유한 몸짓으로 공간과 사물을 상상하던 디자이너들의 작업대를 재현한다. 텍스처 온 텍스처의 '계획하는 도구'는 1980년대 설계 도구들의 잊힌 구실을 환기시킨다.

마지막으로 전시 맥락과 내용을 재구성한 다이아거날 써츠의 영상 작업 '2 0 2 0 1 9 8 1: 장면의 뒤편'을 선보인다. 이와 더불어 포스트올림픽세대 도시기록가 콜렉티브 ‘서울스테이지(@seoulstage)’는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도시 속 숨은 올림픽 유산을 찾는 작업을 전시 기간 동안 선보인다. 또한 이번 전시 전용 아카이브 인스타그램 계정 ‘올림픽 이펙트(@mmca.olympic)’도 운영된다.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한편, 내년 1월과 2월에는 건축과 디자인사에서 아카이브의 역할과 가치를 조명하는 웹 세미나가 진행된다.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서울과학사의 '건축 모형 제작 워크숍'과 '올림픽 건축 답사 지도'가 진행될 예정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1980년대 이후 한국의 건축과 디자인 분야를 중심으로 변화된 시각문화 담론 확장과 코로나 시대 국제 이벤트의 유산을 재고찰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년에도 건축, 디자인, 공예 등 장르 확장 및 균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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