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 문서의 위키백과...'브리태니커'만큼 정확
한국에서는 '나무위키' 유명세, 다만 불투명한 출처와 운영이 논란

사진=위키백과 홈페이지

[문화뉴스 MHN 김종민 기자] '나무위키 꺼라'라는 표현은 인터넷에서 검증되지 않은 지식에 대한 주의를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표현이 무색하게도, 집단지성 '위키'의 영향력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2019년 1월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 인사청문회에서도 근거로 '나무위키' 문서가 언급돼, 이제는 제도권에서도 '나무위키'를 의식하고 있다.

'나무위키'의 모태는 '위키백과(Wikipedia)'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위키백과는 집단지성의 상징이다. 영문 문화권에서는 위키백과의 성장과 활용이 두드러지지만, 국내에서는 검색 엔진에 위키백과 문서보다 나무위키 문서가 상위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집단지성 '위키'는 믿을만 한지, 비교해서 살펴보자.

 

■ 150억 조회수지만 수익화하지 않는 위키백과

15일 설립 20주년을 맞이한 위키백과는 2001년 인터넷을 통해 백과사전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현재 300여개 언어로 5천500만여 항목이 작성돼 있는데, 이 중 620만 문서가 영어로 작성됐다. 뒤이어 독일어 252만여, 프랑스어 230만여 항목 등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러시아, 일본, 중국 등 언어로 100만여 문서 이상이 구비됐다. 한국어는 상대적으로 적은 52만여 문서다.

사진=위키백과 홈페이지

 

위키백과는 초당 조회 수가 8천여회에 달하며, 1분에 350회 이상 수정된다고 알려졌다. 월별 조회 수는 150억건에 달한다. 한달에 15억개 이상의 컴퓨터에서 위키백과에 찾아온다. 전 세계적으로 28만명이 넘는 작성자들이 위키백과에서 활동하며 정보를 게재한다.

이들 정보는 신뢰해도 괜찮을까. 2005년 권위 있는 학술지 네이처가 위키백과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비교한 결과, 둘의 신뢰도는 비슷했다. 위키백과는 항목당 평균 4개, 브리태니커는 평균 3개의 오류가 발견됐다. 내용을 좌지우지 하는 중대한 오류는 각각 4개였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칼 세이건 같은 역사적인 과학자들이 기여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만큼 위키백과가 정확한 것이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엄청난 규모의 트래픽을 자랑하는 '백과사전'임에도 위키피디아는 비영리다. 위키백과는 위키미디어 재단을 통해 후원을 받아 운영된다. 현재는 약 700만명이 평균 15달러씩 정기적으로 후원 중이다.

위키백과는 누구나 편집 가능하고 별도의 신분 검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문서를 악의적으로 훼손하는 '반달리즘'의 우려가 있다. 실제로 위키백과의 설립자 지미 웨일스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짜 뉴스와 반달리즘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신뢰도 높은 출처에서 정보를 가져온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답했다. 위키백과에서는 작성자가 공신력있는 출처를 가져오도록 제약을 둔다.

위키백과 설립자 지미 웨일스, 사진=연합뉴스

■ 위키백과 설립자도 아는 '나무위키' 

영어로는 전문적인 학술 정보까지도 풍부히 제공한다는 위키백과지만, 한국에서는 압도적인 백과사전 역할은 하지 못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어 위키백과의 일반 문서수는 120여만개, 모든 문서는 240만여개로, 나무위키의 일반문서 80만여개, 모든 문서 290만여개에 비해 규모면에서 비등비등하다.

위키백과 설립자 지미 웨일스도 매체 인터뷰에서 이러한 나무위키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하며, "미국에도 '언사이클로피디아'(Uncyclopedia)라는 곳이 있어, 유머러스하고 농담을 섞는 곳"이라며, "위키백과는 이러한 기조와는 다르게 모두에게 공정하고, 여성혐오적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나무위키와 같은 사이트는 '우스개'로 받아들이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렇지만 '나무위키'가 단순 우스갯소리로 치부되기에는 너무 컸다는 의견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나무위키 홈페이지

 

나무위키는 '엔젤하이로 위키', '리그베다 위키'라는 모태 사이트를 거쳐 탄생했다. 이들 사이트에서 공용 정보를 사유화하는 논란에 휘말리고, 급기야 2015년에는 해킹까지 당하면서 백업 사이트로 출발한 것이 나무위키다.

이들 사이트에 저장된 정보량이 많았기 때문에, 나무위키는 단숨에 한국어 백과사전 문서량 순위에서 손가락에 꼽히게 됐다. 이후 일반 문서 수에서도 한국어 위키백과를 추월하기도 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며 선두를 다투고 있다. 통계를 제공하는 '시밀러웹' 기준으로 작년 12월에는 한국 웹사이트 접속자 수 8위에 오르기도 했다.

나무위키는 편집이 용이하고, 정보량이 많은데다가 검색 엔진에도 상단에 노출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해 주요 언론사 등에서도 나무위키 자료를 활용한 사례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사진=나무위키 홈페이지

 

다만 주관적인 정보와 편향적인 관점으로 서술될 수 있다는 약점에 매우 취약하다. 이른바 '뇌피셜'이다. 나무위키는 애초에 '중립적 서술'보다는 '개인의 관심사 공유'라는 흥미 위주의 내용으로 출발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갈등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토론'이라는 방식으로 해결하는데, 여기에 공정한 관리자가 객관적 지침을 바탕으로 내린 판단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나무위키의 운영 관리자들은 공식적인 신상을 공개하지 않은 채, 서버가 파라과이에 위치해 국내법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나무위키에 게재된 광고로부터 얻는 수익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꼬리표도 함께 따라다닌다.

위키백과에서는 출처를 중시하는 반면, 나무위키는 따로 출처를 요구하지 않는만큼 신뢰성과 전문성 면에서는 약점이 많다. 공인된 학술지나 논문 등을 출처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 소위 '카더라' 통신을 공식 문서처럼 게재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무위키에서는 특정 대상에 대해 감정이 담긴 글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에 나무위키는 '좋게좋게' 포장된 내용 이면을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사용자의 의견을 날 것 그대로의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집단 지성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위키백과 지향점은?

전문가들은 집단 지성 프로젝트의 순기능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한다고 지적한다. 위키백과 운영진도 이를 의식하며 "우리는 오늘날 세계가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정보의 진실성과 가치를 보존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 미디어와 인터넷 알고리즘이 비이성적인 사람을 조금 더 극대화해서 보여주지만, 그것은 제대로 된 재현이 아니다"라며, "거의 대다수의 사람은 이성적이라고 믿는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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