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X53 –숨겨진 아사를 찾아서

[문화뉴스 이한영 기자] 이번 주 'SBS 뉴스토리'는 세계 경제 대국 10위인 대한민국에서 계속 발생하는 기아사 실태와 이유, 대안 등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지난해 5월, 경남 사천의 한 컨테이너 박스에서 심하게 부패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숨진 지 6개월 정도 된 시신의 사인은 기아사였다. 

그는 사업 실패 후 아내와 이혼한 뒤 일용직을 전전했지만, 두문불출하는 날이 많았고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직업도 재산도 없이 홀로 살던 그는 기초 생계비 지원 같은 복지 혜택도 받지 못했다.

사진 = SBS 뉴스토리
사진 = SBS 뉴스토리

GDP 기준 세계 경제 대국 10위인 대한민국에서 비자발적으로 굶어 죽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기아사는 57명이나 된다. 매년 12명가량이 굶어 죽은 셈이다. 

지난해 국과수가 실시한 9천여 건의 부검 중 기아사로 추정되는 사례도 15건이다. 전문가들은 숫자로 드러난 기아사보다 숨겨진 기아사가 더 많을 거라고 말한다. 대부분 기아사가 홀로 고립된 상태에서 발생하고, 오랜 시간 시신이 방치돼 사인을 진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부패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로 한 끼 식사도 해결하기 어려운 사람이 늘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비자발적 실직자 수는 219만 명을 넘어섰다. 취재진이 만난 한 40대 남성은 지난해 2월 일자리를 잃었고, 이후로는 굶는 날이 더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중증의 심장질환이 있는 데다가 도움을 청할 가족도 없었지만, 근로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 생활 수급 대상에서 제외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사진 = SBS 뉴스토리
사진 = SBS 뉴스토리

전문가들은 실직과 가난, 질병, 사회적 고립 등으로 복지 사각지대에서 기아사의 위기에 직면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지난달 초 처음 문을 연 서울 영등포구의 무료 나눔 가게인 ‘0원 마켓’엔 영하 10도의 날씨에도 하루 10여 명의 사람들이 찾았다. ‘0원 마켓’은 취약계층을 위해 문을 열었는데, 한 명당 한 달에 한 번씩 네 가지 물건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기아사 현황, 원인 및 해결 방안은 27일 오전 8시 'SBS 뉴스토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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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스토리' 21세기 대한민국, 여전히 존재하는 아사(餓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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