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너 한국 초연, 나치협력 전력의 작곡가
악마의 작곡가 라흐마니노프, 이효주의 연주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예술감독 여자경)의 ‘제144회 클래식 품격 콘서트 <GREAT CONCERTO SERIES – H. Pfitzner & S. Rachmaninoff>’가 지난 12일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개최됐습니다.

이번 연주에서는 독일 낭만주의 작곡가인 피츠너의 ‘바리톤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가곡’, 러시아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연주됐습니다. 콘서트 가이드로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의 해설이 함께했습니다.

 

곡의 해설과 진행을 담당한 콘서트 가이드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 (사진=강남문화재단 유튜브 캡쳐)
곡의 해설과 진행을 담당한 콘서트 가이드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 (사진=강남문화재단 유튜브 캡쳐)

 

콘서트 가이드 조윤범은 “피츠너는 전공자들에게도 생소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이 연주되지 않지만, 독일에서는 피츠너의 우표 발행되고 거리명도 있다. 오페라 ‘펠레스트리나’가 유명하며, 피츠너는 가곡이 많다. 잘 연주되지 않는 이유는 나치 협력전력 때문이다. 피츠너는 후기 낭만주의 표방하고 있고, 오늘 피츠너의 두 곡은 한국 초연이다”라며 피츠너와 곡에 대한 안내를 했습니다.

두 가곡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바리톤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가곡 Op.12’는 덴마크 전설에 기반을 둔 곡이다. 결혼을 앞둔 남자가 마왕의 딸에게 유혹을 받는다. 마왕의 딸이 춤을 추자고 하지만, 남자는 내일 결혼해서 안 된다고 한다. 나와 춤을 추지 않으면 죽을 것이다라는 저주를 내렸고, 남자는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죽는다. 슈베르트의 마왕도 덴마크의 전설이다”라며 곡을 안내했습니다. 

 

바리톤 양준모가 선정한 피츠너의 두 곡은 한국 초연이었습니다. (사진=강남문화재단 유튜브 캡쳐)
바리톤 양준모가 선정한 피츠너의 두 곡은 한국 초연이었습니다. (사진=강남문화재단 유튜브 캡쳐)

 

“바리톤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가곡 Op.4 Nr.2는 사랑의 고통 속에 있지만, 상대방은 모른다”는 짧은 곡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곡은 피아니스트 이효빈이 함께 했습니다.

바리톤 양준모는 “두 곡은 한국 초연이다. 이 곡을 선정하고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악보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우리나라 음악사에서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다”라며 초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확신에 찬 연주를 들려준 피아니스트 이효주 (사진=강남문화재단 유튜브 캡쳐)
확신에 찬 연주를 들려준 피아니스트 이효주 (사진=강남문화재단 유튜브 캡쳐)

 

피츠너의 한국 초연 무대가 끝나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습니다. 

콘서트 가이드 조윤범은 “라흐마니노프는 교향곡과 여러 장르를 많이 썼다. 교향곡 1번이 실패했다고 하는데, 지금 들으면 왜 실패했을지 의문이 갈 정도다. 교향곡 1번 실패 후, 우울증에 시달렸다. 의사와 상담을 통해 치료를 했고, 우울증 치료 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그 의사에게 헌정했다”며 곡 탄생 배경을 안내했습니다. 

피아니스트 이효주의 연주는 마치 길을 잃은 사람에게 ‘나의 손을 잡아! 당신을 출구로 안내해줄게’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확신에 찬 연주를 들려줬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과 교감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이효주
공연이 끝나고 관객과 교감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이효주

 

연주가 끝난 뒤 국제 콩쿠르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국제 콩쿠르에 나가면 라운드가 많다. 소화해야 할 레퍼토리가 많다. 한 곡을 완벽하게 연주하기 어렵다. 음악과 함께 나의 삶, 감정 등을 다양한 국적의 분들과 여유롭게 나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 등수에 연연하지 않는 게 음악에서도 나온다. 또한 그 나라의 언어, 아니면 영어라도 유창하게 할 수 있으면 심사위원과 대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다”며 조언을 해줬습니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는 강남문화재단 유튜브와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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