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노 피셔 회고전 개최
젤라틴 실버프린트 117점, 폴라로이드 66점
전쟁과 분단, 그리고 통일을 모두 경험한 한 예술가
직접 프린트한 ‘진짜 사진(젤라틴 실버프린트)’의 맛

동베를린, 쇠네펠트 공항, East Berlin, Schoenefeld Airport, 출처 지뷜레 1968(1월), 40x30cm (사진=성곡미술관 제공)
동베를린, 쇠네펠트 공항, East Berlin, Schoenefeld Airport, 출처 지뷜레 1968(1월), 40x30cm (사진=성곡미술관 제공)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성곡미술관은 독일 사진사의 상징적 인물인 아르노 피셔(Arno Fischer, 1927~2011)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동독 출신인 피셔의 이번 전시는 베를린 장벽이 건설되기 직전인 1953년부터 장벽이 무너진 1989년을 거쳐, 피셔가 세상을 떠난 2011년까지 그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회고전으로, 젤라틴 실버프린트 117점과 폴라로이드 66점으로 구성된다. 

아르노 피셔는 카메라를 메고 자신의 고향인 베를린의 구석구석을 탐험하며 약 7년 동안 동서 베를린의 평범한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 습작 같은 사진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베를린의 생생한 모습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베를린의 동서 분단 이후 그 사료적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피셔의 사진은 독일의 전쟁, 분단과 통일을 모두 목격한 예술가의 눈에 비친 ‘독일인’과 ‘독일 문화’의 생생한 증언이자 굳건한 삶의 기록으로 지난 역사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역사적으로, 그리고 예술적으로도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자신의 삶과 예술을 굳건히 지켜온 피셔의 작품은 여전히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의 사진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사진예술이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프린트에 익숙한 우리 눈에 작가의 손으로 프린트한 ‘진짜 사진’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도 하다. 

전시 구성은 아르노 피셔의 사진은 대부분 처음부터 끝까지 독일민주공화국(GDR) 시기와 맞물려있다. 이번 전시는 ‘베를린 상황’, ‘패션’, ‘뉴욕’, ‘여행’ 과 노년의 자신의 집 정원을 찍은 폴라로이드 연작인 ‘정원’ 등 총 5개 파트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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