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민음사 제공
사진=민음사 제공

 

아노말리

[문화뉴스 조희신 기자] 이 책은 파리-뉴욕 간 여객기가 석 달이라는 시간 차를 두고 도플갱어처럼 똑같은 사람들을 싣고 동일 지점에서 난기류를 겪은 전대미문의 사건을 그렸다.

시공간에 생긴 오류로 똑같은 사람들이 탄 똑같은 비행기가 두 번 착륙한다는 황당한 사건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한 주제는 결국 ‘자신과의 대면’이다.

거울상도 아닌 제3자인 나를 만나는 것은 과연 어떤 경험일까? 에르베 르 텔리에는 온갖 종류의 사람들, 다양한 연령과 인종, 성을 가진 이들이 자신과 대면하길 바랬다.

그 결과 청부 살인 업자와 소설가, 뮤지션, 변호사, 백인과 흑인, 남성과 여성, 그리고 동성애자, 노년에 접어든 장년과 중년, 미성년을 아우르는 다종다양한 인물들이 소설에 등장하게 되었다. 

'아노말리'는 마치 ‘미드’처럼 읽힌다. 살인 청부 업자 블레이크의 이야기로 문을 여는 소설은 미스터리 장르로 시작되었다가, 전 국가적인 비상사태에 불려 나가기 전 두 수학자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를 그리는 부분에서는 칙릿으로, 자신의 복제본과 대면하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서는 철학 소설로 장르를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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