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리 갤러리, 기획전 'Balanced Vol.4' 6월 25일까지
경이로움과 삶의 깊이를 느낄 수 있어

사진=비트리 갤러리 제공
사진=비트리 갤러리 제공

[문화뉴스 조희신 기자] 비트리 갤러리는 작가들이 지속해서 활동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자 매년 그룹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 'Balanced Vol.4'는 오는 6월 25일까지 비트리 갤러리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연약하고 섬세한 소재를 손 매개로 표현하는 여성 작가 3인(김은주, 조소희, 황세진)으로 구성됐다. 

'Balanced'전시는 2019년 이경미, 이명호, 이환권 작가를 시작으로 2020년 노준, 정두화, 하지훈 작가, 2021년 심아빈, 원성원, 이태수 작가가 함께했다. ​

전시 전경/사진=비트리 갤러리 제공
전시 전경/사진=비트리 갤러리 제공

'Balanced'는 B-tree gallery의 약자이기도 하며, 예술의 기본 장르인 회화, 조각, 사진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작가, 컬렉터, 갤러리가 서로 잘 균형을 이루어 가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기획전 'Balanced Vol.4' 참여 작가 3인 중 '연필'로 아름다움을 넘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김은주 작가를 일문일답을 통해 들어봤다.


김은주 작가
 

작가 김은주/사진=비트리 갤러리 제공
작가 김은주/사진=비트리 갤러리 제공

Q. 기획전 ‘Balanced Vol.4’에 펼친 작품 몇 개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가만히 꽃을 그려보다' 시리즈의 작품은 목단을 변형시켜 형상화한 작품이에요. 그려진 대상보다는 보이지 않는 바람, 공기의 흐름에 더 집중한 작품이죠. ​이 시리즈의 작품 중 '210903','210919' 작품은 식물의 형상을 빌려왔지만, 결국은 담담하게 그리는 행위에 집중하는 저 자신을 바라보는 작품이에요.

Q. 이번 전시를 통해 깨달은 점이 있다면?

전시하면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공간을 만나요. 이번 전시를 통해 유쾌한 비트리 대표님을 만나서 좋았어요. 또한, 새로운 공간에 걸려 있는 제 작품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답니다. 

저는 이러한 만남이 참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작가는 작업하지만, 그 작품을 세상과 연결해 주는 것이 전시라고 생각해요. 그러한 일을 도맡아서 진행해주는 갤러리가 참 고맙다고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전시네요.

김은주 가만히 꽃을 그려보다-220523/사진=비트리 갤러리 제공
김은주 가만히 꽃을 그려보다-220523/사진=비트리 갤러리 제공

Q. 많은 소재 중 연필을 잡은 의미가 궁금합니다.
85학번인데, 그 시절 서양학과는 대부분 유화로 진행했어요. 유화로 인체를 그리는 작업을 해 오고 있었는데, 그 속에서 저를 매료시켰던 것이 바로 드로잉이예요. 한 자리에서 수십 장을 드로잉 했을 정도로 빠져있었죠. 

대학원 재학 시절 새로운 작업형식을 찾아 헤맬 때 늘 해오던 드로잉이라는 행위가 크게 와 닿았어요. 그때부터 드로잉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답니다.

드로잉의 재료는 연필, 콘테, 크레용, 목탄 등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씩 버리고 남은 것이 연필이었어요. 그러다 1997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연필을 주재료로 된 작품을 전시하게 됐어요.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연필이라는 재료가 가진 특징을 좋아해요. 

Q. 연필로 그리기에, 작업 과정의 수고로움이 있을 듯합니다.

수고로움은 있어요. 하지만 이 정도의 수고로움은 다른 작가 분들도 다 갖고 있다고 봐요. 제가 작업하는 과정은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행위예요. 하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시간 자체가 비너스의 샘과 같아요. 즉, 몸은 힘들지만, 작업 자체는 행복하고 만족스럽답니다. 

김은주, 그려보다-210903, 2021/사진=비트리 갤러리 제공
김은주, 그려보다-210903, 2021/사진=비트리 갤러리 제공

 

Q. 작품을 만들 때마다 영감을 어디서 받나요?

특별히 영감을 받는 대상은 없어요. 저 자신이 편안한 상태일 때 그림을 그려요. 어떠한 바람도 없는 담담한 상태에서 그림을 시작하죠. 그래서인지 영감도 순간적으로 마음에 새겨지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어떤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나요?

그림을 볼 때 에너지가 보이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답니다. 좋은 그림은 건강한 에너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저의 그림을 보는 분들도 에너지를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좋은 에너지를 갖은 채 꾸준히 그림을 그려나갈 예정이에요.  

 


김은주 작가는 중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멕시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전 세계에서 다양한 전시에 참여, 활동 중이며 부산시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

20여 년 연필이라는 소박한 재료 하나로 경이로운 화면을 만들어 오고 있다. 무채색으로 군상, 파도, 바람, 꽃 등을 그리면 보는 즐거움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조명의 밝기와 각도, 움직임에 따라 검은빛의 율동감을 느껴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전시 전경/사진=비트리 갤러리 제공
전시 전경/사진=비트리 갤러리 제공

하나하나 색칠하며 쌓은 검은 작품 속에는 다른 매체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광대함과 다양함이 담겨있다. 

김은주 작가는 "연필을 잡고 선들을 그려나가면 꽃잎이 되고 모여서 커다란 꽃으로 탄생한다"며 "꽃을 그리지만, 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리는 행위, 그 자체로 본성의 에너지를 담으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연 필' 소재 외에 꽃무늬 천, 실 등 연약하고 섬세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을 보고 싶다면, ​오는 6월 25일까지 진행하는 기획전 'Balanced Vol.4'에서 확인 가능하다. 

 

주요 개인전
2021  아트프로젝트 씨오, 서울
2018  아트소향, 부산
2016  포스코미술관, 서울
2014  아트스테이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싱가포르 (갤러리폼)

갤러리 커션, 도쿄
2010  신화갤러리, 홍콩

주요 단체전
2022  Balanced vol.4 (B-tree gallery, 서울)
2021  Art on Paper (갤러리 카린, 부산)
2020  ART NOW3 (서울옥션강남센터), 화사하게 기분좋게 (kzartspace, 부산)
2018  포스코 창립 50주년 기념특별전 Hommage to posco (포스코미술관, 서울)
2017  아트 센트럴 ,센트럴 하버프론트, 홍콩 (맥화랑)
2015  아트스테이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싱가포르 (갤러리폼)
2014  밀라노 어포더블 아트페어, 밀라노(심여화랑)
2013  사유의 공간, 가나아트,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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