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을 위한 헌신, 한 인간의 삶을 발레로 녹여
창작발레의 완성도를 증명한 작품

관객에게 큰절을 하고 있는 안중근 역의 이동수 무용수
관객에게 큰절을 하고 있는 안중근 역의 이동훈 무용수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제12회 대한민국발레축제 개막작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이 지난 9일, 10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났습니다.

M발레단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안중근 의사의 유언인 “대한독립의 함성이 천국까지 들려오면 나는 기꺼이 춤을 추면서 만세를 부를 것이오”를 모티브로 기획됐습니다. 작품은 조국 해방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안중근 의사의 삶과 철학을 녹였고, 영웅이지만 한 인간이기도 했던 안중근 의사의 생을 발레로 그려냈습니다.

작품을 보기 전,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습니다. 우리나라 창작발레 작품 중, 대중화된 작품은 이번 대한민국발레축제에서 공연하는 국립발레단의 ‘허난설헌-수월경화’ 그리고 유니버설발레단의 ‘춘향’, ‘심청’ 등 몇 작품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창작발레는 발레 토착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우리나라 고유의 이야기와 정서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 상태에서 감상한 M발레단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기대 이상의 작품성, 한국발레의 토착화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안중근 의사와 김아려 여사가 결혼을 서약하는 장면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안중근 의사와 김아려 여사가 결혼을 서약하는 장면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작품의 시작은 1910년 2월 14일 뤼순감옥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철장 밖의 구름은 유유히 세상을 흘러가는데, 32세의 안중근 의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한 희생으로 가족을 만나지도 못하고 머나먼 이국땅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가슴 시린 아픔을 철창과 구름으로 표현한 것 같았습니다.

다음 장면은 16세의 안중근 의사와 김아려 여사가 부부가 되는 장면입니다. 프롤로그로 안중근의 죽음을 암시하다 16세의 안중근을 보니 아련한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사랑을 서약하며 안중근과 김아려가 추는 춤이 아름다웠지만, 서글픈 두 사람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의병활동 장면 (사진=김일우 제공)
안중근 의사의 의병활동 장면 (사진=김일우 제공)

 

이어지는 ‘이토 통감취임 축하연’만 따로 떼어서 본다면, 매혹적인 장면이 분명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로 볼 때는 분노가 치미는 장면입니다. 이것이 드라마 발레가 갖는 매력일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의병활동, 단지동맹 등에서는 가슴 속에 들끓는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고, 마지막 뤼순 감옥에서의 안중근 독백 솔로, 아내와의 파드되,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 등은 우리가 잊지 말아 할 것이 무엇인지를 발레로 각성시켰습니다.

M발레단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작품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발레단 관계자를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인터뷰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