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발레의 진수를 보여준 작품
다양한 퍼포먼스로 재미를 극대화
닭 분장을 한 무용수들의 얼굴은 끝까지 비공개

희극발레의 진수를 보여준 '고집쟁이 딸' 
희극발레의 진수를 보여준 '고집쟁이 딸' 

 

[문화뉴스 김창일 기자] 국립발레단 ‘고집쟁이 딸’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고집쟁이 딸(La Fille mal gardée)>은 장 도베르발이 시골의 작은 창고에서 엄마에게 혼나고 있는 딸과 그 뒤로 도망치는 젊은 연인의 모습이 담긴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입니다.

당시 기존의 발레 공연에서 중점적으로 보이던 귀족, 왕실, 인위적인 존재들에서 벗어나 사람이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보다 현실적인 형태로 표현한 첫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등장만으로 임팩트 있었던 닭 분장을 한 무용수들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등장만으로 임팩트 있었던 닭 분장을 한 무용수들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작품의 시작은 농가에서 새벽을 알리는 수탉과 암탉의 울음소리로 시작합니다. 수탉과 암탉으로 분장한 무용수들을 모습을 보고, ‘이번 작품 작정하고 웃기려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고,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아무런 생각 없이 웃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고집쟁이 딸 리즈, 리즈와 사랑하는 사이인 콜라스, 리즈의 어머니 시몬, 부유한 포도밭 주인 토마스, 토마스의 아들 알랭이 등장합니다. 리즈와 콜라스는 사랑하는 사이지만, 시몬과 토마스는 알랭과 리즈를 결혼시키려 합니다. 결국 리즈와 콜라스의 사랑이 이뤄진다는 내용입니다.

 

과하지만 과하지 않았던 무용수들의 춤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과하지만 과하지 않았던 무용수들의 춤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단순한 스토리에 재미를 배가시킨 건 곳곳에 숨어있는 코믹적인 웃음코드입니다. 엄마인 시몬이 리즈의 엉덩이를 때리는 장면에서는 리즈 역을 맡은 무용수의 오버스런 동작이 웃음을 터트렸고, 갑작스런 폭우에 알랭이 날라가는 장면은 생각하지 못한 반전이었습니다.

또한 어머니인 시몬의 탭댄스, 마지막까지 우산에 집착을 보인 알랭의 모습도 재미를 더했습니다. 이번 안무를 맡은 장 크리스토프 르사주는 “우리 어릴 적에는 우산을 가지고 놀았어요. 어린이들에게는 우산이 최고의 장난감이었어요. 낡은 우산 하나를 다리 사이에 끼우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했죠”라며 어린 시절의 갖고 놀던 우산을 소재로 활용했다고 했습니다.

 

적재적소에 퍼포먼스의 배치한 '고집쟁이 딸'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적재적소에 퍼포먼스의 배치한 '고집쟁이 딸' (사진=국립발레단 제공) 

 

재미를 더한 건 웃음기 섞인 퍼포먼스에 난이도 높은 리본 퍼포먼스를 추가한 점입니다. 잔잔한 재미보다 난이도를 조절하는 코믹이 더 재밌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편, 국립발레단은 오는 28일, 29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허난설헌-수월경화’로 관객들을 다시 만납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