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오정수 교수] 라오어로 ໜ້າໃຫຍ່ [나냐이]라는 말이 있는데, ໜ້າ [나] 얼굴, ໃຫຍ່ [냐이] 크다는 뜻이다.
즉, '큰얼굴'이란 의미로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를 중요시 여기는 체면 문화라 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사람의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생긴 오래된 전통으로 라오스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문화라 볼 수 있다.
먼저 과도하게 큰 집을 예로 들 수 있다. 크고 화려한 큰 집을 짓고 가족,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벌이며 자랑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집을 신축하면 집안의 가구, 집기 등의 인테리어를 완성하기보다는 정원, 건물 외관을 먼저 꾸미는데, 많은 손님을 초대하는 행사가 있으면 대부분 집 밖 마당에 테이블과 의자를 두고 음식을 대접을 하는데 그때 집의 외관을 보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차량의 경우도 고급 대형차량을 선호하며 사회적 신분처럼 느끼기도 한다. 특별한 행사 등에 사용하기 위해 평소에 사용하는 차량과 구분하여 여러 대를 보유하는 경우도 많다. 평소 차량정비는 소홀하더라도 세차는 늘 중요시 여기어 깨끗하게 타고 다닌다.
귀금속 또한 중요하다. 비엔티안의 대표적 쇼핑몰마다 금, 은, 보석가게들이 한층 전체를 차지하고 늘 많은 손님으로 북적거린다. 결혼식 등 각종행사에 참석할 때 많이 착용하는데, 어떤 이들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대여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화려한 문양의 전통치마ສິ້ນ [씬, 스커트]를 입고 참석하는데, 전통방식으로 베틀로 짠 화려한 문양의 천연염색 제품을 최고품으로 치는데, 이들은 서로 보기만 해도 그 가격을 가늠할 수 있으며, 이는 신분은 상징한다. 많은 라오스 여인들은 이를 자산처럼 사서 모아 보관하며 자손에게 물려주기도 한다.
좋은 집안, 인맥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그들과의 모임이나 행사 참여 여부, 함께 식사하고 사진 찍은 것 등은 큰 자랑거리가 된다.
즉, ‘큰얼굴’ ໜ້າໃຫຍ່ [나냐이] 문화를 위한 소비는 결국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하며, 낭비가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여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약력
고려대학교 공학사 이학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학 석사
라오스국립대학 과학기술경영학 박사
前 한국연구재단(과학기술부) 개도국과학기술지원단 자문관
現 라오스국립대학 경제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