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최호기 기자]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주제 기획전 '전시 배달부'를 24일부터 오는 2023년 1월 29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이하 청주관)에서 개최한다.

'전시 배달부'는 현대사회의 배달 문화를 미술과 미술관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전시이다. 항로의 발견과 이동 수단의 발달, 무역과 물류 제도는 미술관의 탄생에 기여했고,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역사를 토대로 미술(관)과 이동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즉 이동의 특징적 활동인 배달과 미술관의 주요 기능인 전시를 연결하여 두 교차지점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양상을 조망하고자 한다.

사진=움직이는 미술관, 사진 아카이브, 1990/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사진=움직이는 미술관, 사진 아카이브, 1990/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미술관을 배달합니다' 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와 교육 등 여러 프로그램을 배달의 관점에서 조명하여 공적 기능과 역할에 대해 살펴본다. 

두 번째 '통신, 미술을 하다'는 소통을 전제로 하는 통신 매체로 초국가적 교류를 실험한 20세기의 주요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본 장은 배달의 영역을 소통과 교류라는 측면으로 확대하여, 선구적인 통신 미술의 자취를 조명한다.

사진=마르셀 뒤샹, '여행용 가방', 1941/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사진=마르셀 뒤샹, '여행용 가방', 1941/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마르셀 뒤샹의 '여행용 가방'(1941)과 1960~1970년대 플럭서스 운동은 작품의 복제본을 제작하고 유통함으로써 원본성과 아우라를 중요하게 여겼던 당시의 미술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요셉 보이스, 앤디 워홀, 카이 히가시야마의 퍼포먼스 '글로벌 아트 퓨전'(1985)은 팩시밀리를 통해 각 대륙의 작가들과 평화의 메시지를 교류한 초국가적 통신 미술이었다.

사진=백남준, X1 X2, 1985/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사진=백남준, X1 X2, 1985/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또한 상호 교류 장치로서 텔레비전의 가능성을 실험했던 백남준의 1980년대 작품 는 통신의 기본적 특성인 소통의 확장을 상징한다.

사진=금누리, 안상수, 일렉트로닉 카페 아카이브 사진, 1987_1991/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사진=금누리, 안상수, 일렉트로닉 카페 아카이브 사진, 1987_1991/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마지막으로 1990년대 금누리, 안상수의 '일렉트로닉 카페'는 컴퓨터 문화와 예술적 실험 정신을 담기 위해 기획된 공간으로, 초기 인터넷 통신 미술의 기념비적 성취를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 '미술이라는 배달'에서는 미술과 배달을 다양하게 연결한 동시대 작품을 통해 배달을 미술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해 보기를 제안한다. 배달은 물리적인 이동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의 전송, 예술의 유통, 자본주의와 첨단 물류체계 등 미술과 사회의 시의적 접점을 짚어내는 매개가 되었다. 10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했으며 2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사진=MMCA 보이는 수장고_이건희컬렉션 전경/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사진=MMCA 보이는 수장고_이건희컬렉션 전경/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편, 청주관 2층에 위치한 '보이는 수장고'를 감상에 용이하도록 공간을 재조성하여 오는 9월 6일부터 2023년 12월까지 ‘MMCA 이건희컬렉션’의 대표작을 3차례 전시한다.

전시될 작품은 1부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2부 박생광의 '무속' 외 2점, 3부 백남순의 '낙원'과 이상범의 '무릉도원'을 아카이브와 함께 보여줄 계획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전시 배달부'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단어인 배달이 미술과 만나 만들어내는 다양한 변주를 통해 미술의 본질적인 기능을 다시 살필 수 있는 기회일 것이며, 미술관을 작동시키는 가장 중요한 매개자인 관람객과 함께 새로운 미술관의 소통 방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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