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혁 役 김대건, 민도희와 남매 호흡 "웃음 참기 힘들었어요"
비보이 출신 배우..."연기, 도저히 모르겠어서 공부 시작"
영화 '주연', 지난 29일 개봉

사진=풍경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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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또 한 명 연기 잘하는 배우가 나왔다. 영화 '호흡'으로 2020년 제29회 부일영화상 신인남자연기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김대건이 주인공. 이번에는 영화 '주연'을 통해 독립영화계 스타로 자리를 굳히고자 한다.

'주연'은 어느 날 갑자기 말도 없이 사라진 주연을 오빠 주혁이 찾아 나서고, 몰랐던 동생의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되는 미스터리 심리 추적극이다. 김대건이 연기한 주혁은 진실을 알아가며 심리적으로, 감정적으로 변화를 느끼는 인물이다. 김대건은 상황을 따라가는 일종의 관찰자로서의 역할에 더 치중하고자 했음을 전했다.

"주혁은 제가 무언가를 표현하는 역할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면서 몰랐던 정보를 알게 되는 인물이에요. 관객들이 느끼는 호흡을 열어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과하지도 덜어내지도 않게 현장에서 만나는 배우분들의 연기를 즉흥적으로 많이 느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사진=풍경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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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 동생 주연이 왜 거짓말을 했는지, 위기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아리송하다. 명확한 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 그럼에도 연기를 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틀을 잡아두지 않았을까. 김대건의 생각을 물어봤다.

"흔히 '들어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근데 어쩌면 들으려고만 해서 생긴 문제는 아닌가 싶더라고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제 이야기를 먼저 하는 편이에요. 그래야 상대의 마음이 열릴 수도 있거든요. 어쩌면 주연에게는 모두가 다 들으려고만 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 영화에서는 동생 주연 역의 민도희와 소위 '남매 케미'를 선보인다. 그러나 현실 남매는 아니다. 다소 비현실적으로 다정한 모습들이 펼쳐진다. 실제로 형제가 없다는 김대건은 연기 파트너인 민도희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풍경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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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접근을 했어요. 흔한 남매가 갖고 있는 감정선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실제로 오빠가 있는 도희한테 많이 물어보기도 했어요. 둘이 오그라드는 순간들을 어떻게 잘 넘길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죠.(웃음) 도희가 잘 받아주는 성격이에요. 만날 때마다 즐거웠어요. 항상 촬영 들어가기 전에 웃음 참기 힘들 정도였죠. 그만큼 더 돈독하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민도희라는 배우는 쿨한 듯 보이지만 굉장히 섬세해요. 이번 작품에는 특히 민도희라는 사람 자체가 더 묻어난 것 같아요. 섬세하게 표현하는 눈빛이나 과하지 않은 담담한 표현들. 새로웠어요. 보시는 분들도 더 새롭고 더 좋게 느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죠"

'주연'은 결국 열린 결말로 끝난다. 먹먹한 여운도 남지만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 궁금증이 생기는 것도 사실. 대본에도 명확하게 드러난 부분은 없었다. 주혁 혹은 김대건이 기대하는 결말은 무엇일지도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을 어느 정도 감내하고 소화시킨 뒤에 다시 동생을 찾으러 갈 것 같아요. 다른 방법을 선택해서라도 동생을 찾으러 간다고 생각을 했어요"

사진=풍경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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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주혁은 육상 유망주였지만 여러 이유로 꿈을 포기한 채, 유리공장 노동자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김대건에게는 그런 순간이 없었을까. 학창 시절 비보이 활동을 하던 그는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로 데뷔했다. 당시 연기 지적을 받고 나서 '도저히 연기가 뭔지 모르겠더라' 하는 생각에 연기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엔 지하철 김밥 팔기, 호텔 아르바이트 등 갖가지 일도 병행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캐치볼' '호흡' '파로호' 등 독립영화는 물론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MBC '미쓰리는 알고 있다', MBC '닥터로이어', 쿠팡플레이 '유니콘' 등 다수 드라마에도 참여했다. 아직은 그의 이름과 얼굴을 모르는 대중들도 많겠지만 적어도 '주연'을 보면 그의 이름이 각인될 것 같다. 영화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김대건의 연기만큼은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사진=풍경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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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연기를 통해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어요. 근데 그러다 보니 기술 같은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요. 어찌 됐든 역할은 주혁이지만 김대건이 그런 상황에 놓여있으니 나오는 표현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내 모습들이 나오는 걸 보고 좋아해 주실까' 하는 생각 때문에 긴장도 되지만, 칭찬을 들으면 너무 좋아요. 한 계단씩 밟으면서 잘 가고 있구나 싶어요"

"제작 환경이 쉽지 않다 보니까 저희끼리 더 똘똘 뭉쳤던 것 같아요. 그 기억이 어느 작품보다 진해요. 어떻게 보면 한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이야기지만 그만큼 같이 만들었던 사람들도 깊게 알아갈 수 있던 작품이었죠.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관객분들도 '본인의 가까운 사람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는 간단한 메시지와 함께 즐기면서 봐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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