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토요일 밤 8시 EBS 방송

[문화뉴스 이현기 기자] 수확의 계절, 가을. 자연 재료로 다양한 기름을 짜내는 이들이 있다. 폐 건강과 화상 흉터에 도움이 되는 오소리 기름부터 영양이 가득한 잣기름. 음식 맛의 풍미를 높여주는 참기름, 그리고 경기도 여주 지역의 특산물인 게걸무의 씨앗으로 만든 기름까지. 기름 한 방울을 짜내기 위해 지극정성을 쏟는 이들을 만나본다.
 

최상의 맛을 위해 딱 한 번 짠 참기름과 영양 가득! 귀한 잣기름 

사진 = EBS 제공
사진 = EBS 제공

경상남도 김해시의 참기름 작업장.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해서 새벽 3시부터 작업이 시작된다. 하루 60~90kg의 깨를 일일이 체로 걸러내는 것부터 5~6번의 세척까지. 이물질을 걸러내고 깨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모든 과정에 정성을 쏟는다. 그러다 보니, 작업자는 손목에 무리가 가 엄지가 올라가지 않는다는데. 보통 참기름은 깨를 볶아 여러 번 기름을 내지만 이곳에서는 커피 원두를 로스팅하듯 수시로 향을 맡아가며 최상의 맛을 위해 저온에서 딱 한 번 착유한다. 

한편, 잣으로 유명한 경기도 가평군. 일 년 중 한 철만 수확할 수 있는 잣송이를 따기 위해 장대를 들고 산으로 향하는 작업자들이 있다. 잣이 나무 꼭대기만 열리기 때문에 귀한 잣을 얻기 위해선 목숨을 걸고 나무에 올라야 한다. 하루 종일 수확한 잣송이의 양은 300kg. 작업장으로 가져온 잣송이는 겉껍질을 제거한 피잣으로 만든 후, 크기별로 선별해 본격적인 탈각 작업에 들어간다. 이어지는 세척 작업 역시 작업자들의 몫. 잣이 부서지지 않게 씻어서 약 8시간을 건조한 후 선별로 넘어간다. 하루에 40kg의 잣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깨진 잣과 썩은 잣을 선별하다 보면 작업자들은 눈과 어깨가 아플 수밖에 없다. 이어서 잣을 잘게 부순 다음에 초임계 기계에서 저온으로 오랜 시간 조금씩 추출하면 고소한 잣 향과 영양이 고스란히 담긴 잣기름이 완성된다. 

정성으로 달인 오소리 기름과 여주 특산품인 게걸무의 씨앗으로 만든 기름

사진 = EBS 제공
사진 = EBS 제공

경상남도 진주시의 한 오소리 농장. 이곳에 키우는 오소리는 약 200마리. 오소리는 곰과 같이 동면하는 동물이라 겨울을 앞둔 이 시기가 되면 평소보다 먹이를 많이 먹어 몸에 기름을 축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작업자들은 오소리가 좋아하는 먹이를 구하러 쉴 틈 없이 산을 돌아다닌다. 잡식성인 오소리는 골고루 다 잘 먹는데. 이 시기에는 직접 농사지은 감과 밤을 매일 따서 정성껏 먹인다. 여기에 직접 양봉한 꿀과 고단백 특식을 주는데. 바로 말벌, 하루에 오소리가 먹는 벌의 양만 400~500마리라고. 이렇게 좋은 것만 먹이는 이유는 질 좋은 기름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3년간 정성껏 키운 오소리의 경우 몸의 70%가 기름. 이 기름 덩어리를 항아리에 넣고 물을 붓고 중탕으로 약 50시간을 정성스레 달이면 오소리 기름이 만들어진다. 한 마리에서 나오는 기름의 양은 약 3L. 주로 화상 흉터 쓰이고, 동의보감에 폐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기록이 남아있다. 

경기도 여주시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게걸무의 씨앗으로 기름을 생산하는 곳이 있다. 게걸무는 토종 무로 가을에 수확한 무로는 김치를 만들어 먹고, 여름에 수확한 씨앗으로는 기름을 만들어 먹는다. 이곳에서 직접 농사지어 보관 중인 씨앗의 양만 1.5톤. 게걸무 씨앗을 기름으로 만들기 위해선 사람이 이물질을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줘야 한다. 또한 150℃ 내외로 볶아야 고소하고 향긋한 향이 나와 작업자는 기계 앞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볶아진 상태를 확인한다. 노력한 끝에 얻은 게걸무 씨앗 30kg에서 나오는 기름의 양은 5~6L. 호두처럼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수확부터 건강에 좋은 기름 한 방울을 짜내기까지 구슬땀을 흘리며 기름을 만드는 사람들을 29일 밤 오후 8시 'EBS 극한직업'에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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