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애도 계속...방송, 유튜브 이어 결혼식도 연기
공연예술인들 "공연도 애도의 방식...강요하지 말기를" 비판
누리꾼들 "과한 애도 역효과...다 결방하니 더 우울해" 입장도

사진=문화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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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이태원에서 발생한 사고 이후 애도가 계속되고 있다. 공연과 방송은 물론, 결혼식까지 연기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러한 '올스톱' 현상에 대해 애도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따른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는 핼러윈을 앞두고 최소 수만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참사가 발생, 156명이 사망했다. 이에 정부는 오는 5일 24시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했다. 

그러자 각종 공연과 영화 행사, 주요 TV 프로그램들은 예정된 일정을 잠정 연기하거나 취소하며 애도에 동참했다. 소위 '웃고 즐기는' 분위기를 자제하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유튜브 채널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인기 웹예능 '워크맨'은 오는 4일로 예정된 시즌2 첫 공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또한 가수 조권과 모델 주우재, 배우 인교진과 소이현, 요리연구가 백종원 등이 운영하는 다수 채널이 애도에 동참하며 영상 업로드를 연기했다.

심지어 결혼식까지 미뤄졌다.

댄서 겸 안무가 허니제이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11월 4일 예정이었던 결혼식을 11월 18일로 연기하게 됐다"고 밝히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사진=생각의 여름, 정원영 SNS 캡처
사진=생각의 여름, 정원영 SNS 캡처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도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점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행사 취소가 생계와 직결되는 공연예술인들은 '추모 방식의 자율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가수 생각의 여름(박종현)은 “공연이 업인 이들에게는 공연하지 않기 뿐 아니라 공연하기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다"라며 "모두가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함부로 판단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가수 정원영도 “모든 공연을 다 취소해야 하나요. 음악만한 위로와 애도가 있을까요”라고 전했다.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배순탁 작가 역시 “언제나 대중음악이 가장 먼저 금기시되는 나라. 슬플 때 음악으로 위로받는다고 말하지나 말던가. 우리는 마땅히 애도의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애도의 방식은 우리 각자 모두 다르다. 다른 게 당연하다. 방식마저 강요하지 말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사진=문화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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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라디오 '드라이브뮤직' MC 겸 작가인 DJ래피도 "공연과 행사에 추모의 뜻을 담거나, 관중과 함께 애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나"라며 "회사, 식당, 공장, 노래방, 무도장, 카페, 술집, 스포츠 경기장, 놀이공원은 애도에 걸맞아 생업을 유지하고 공연장과 행사장은 애도에 반해서 오직 공연예술 업계만 생업을 포기하게 하나"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누리꾼들도 추모하는 마음과 별개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조건적인 취소 및 중단이 사회 전체에 애도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각종 커뮤니티 및 방송 채널 댓글란에는 '모든 프로그램이 결방하니까 더 우울해진다' '과한 애도가 역효과를 내는 것 같다'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건가'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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