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속 예수와 유다 재해석한 록뮤지컬...인간 내면 조명
마이클리·한지상, 7년 만 세 번째 국내 공연...실력 과시
오는 2023년 1월 1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

사진=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공연 장면 / 블루스테이지 제공
사진=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공연 장면 / 블루스테이지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에 귀환했다. 1971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50주년을 맞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파격적이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지크수')는 죽음을 앞둔 지저스(예수)의 마지막 7일간의 행적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를 그린 록뮤지컬이다. 뮤지컬계의 거장인 작사가 팀 라이스와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선보인 작품이다. 한국 공연은 2004년 초연 이후 다섯 번째 시즌이다. 

예수와 유다 등 성서 속 인물과 사건을 묘사하지만 종교적인 관점은 최대한 배제했다. 인간의 나약함, 이중성, 사랑, 죄의식 등을 본질적인 부분을 그려낸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 본성은 그대로기에, 종교와 시대를 떠나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사진=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공연 장면 / 블루스테이지 제공
사진=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공연 장면 / 블루스테이지 제공

뮤지컬이든 영화든 작품에는 기본적으로 '톤 앤 매너'라는 게 있다.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통일된 콘셉트가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대부분은 장르적 성격에 따라 한 가지의 톤앤매너를 지키지만 '지크수'는 그런 고정관념을 깨부순다. 

성스럽다가도 흥겹고, 진지하다가도 유쾌하게 전개된다. 잘못하면 낯선 의아함만을 안겨줄 수 있지만 '지크수'는 당당히 '파격'을 앞세우기에 되려 참신하게 느껴진다. 역시 오래도록 사랑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다만 처음 '지크수'를 보는 관객이라면 사전 정보를 어느 정도 알고 가는 것이 좋겠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어가는 '성스루'(sung-through) 작품이기에 서사를 세세히 이해하기가 수월하지는 않다. 성서의 내용을 알고 간다면 어떤 식으로 변주를 줬는지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다.

사진=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공연 장면 / 블루스테이지 제공
사진=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공연 장면 / 블루스테이지 제공

저음부터 고음까지 극한의 음역대를 넘나드는 넘버가 많다. 음향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작품인데, 기대에 비해 아쉽다. 다수 넘버에서 배우들의 목소리가 반주에 묻히는 경향이 있다. 가사 전달이 안되니 내용을 모르고 본다면 더욱 이해가 어려울 듯하다.

상당수의 관객이 가장 크게 기대하는 건 '지크수'에서만 볼 수 있는 고음의 향연. 지저스의 대표곡 '겟세마네'(Gethsemane)를 비롯해 유다의 '마음속의 천국'(Heaven on Their Minds), '수퍼스타'(Superstar) 등은 배우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해준다.

지저스 역의 마이클리는 2000년 브로드웨이에서 시몬 역을 시작으로 수많은 '지크수' 무대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2013, 2015년에 참여했다. 그런 만큼 누구보다 지저스를 잘 표현하는 배우다. 모든 넘버를 무리 없이 소화하는 가창력은 기본, '수퍼스타'로서 가지는 구원에 대한 고뇌, 신을 향한 원망과 체념 등 다양한 감정이 절절히 느껴진다.

사진=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마이클리, 한지상 캐릭터포스터 / 블루스테이지 제공
사진=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마이클리, 한지상 캐릭터포스터 / 블루스테이지 제공

유다 역 한지상도 2013년, 2015년에 이어 재차 참여했다. 질투, 분노, 후회 등 끊임없이 감정 변화를 겪는 인물을 힘있게 그려낸다. 새하얀 의상을 갖춰 입고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일 때는 전설적인 록스타 프레디 머큐리가 연상될 정도.

공연을 앞두고 마음고생도 심했을 그다. 지난 2020년 불거진 사생활 논란의 여파로 일부 팬들이 '지크수' 하차를 요구했기 때문. 하지만 제작사 측에서는 "누구보다 유다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며 믿음을 보였고, 관객들도 그에게 격렬한 환호를 보내줬다.

한지상 역시 커튼콜 무대에서 "돌아온다고 약속했잖아!"라고 외치며 응원에 화답했다. 물론 지난 1월 뮤지컬 'M'으로 복귀 무대를 치르기는 했지만, 7년 만에 돌아온 '지크수'와 함께 재차 화려한 부활을 선언한 게 아닌가 싶다. 

한편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10일부터 2023년 1월 15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이어진다. 지저스 역 마이클리, 임태경, 유다 역 한지상, 윤형렬, 백형훈, 서은광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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