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커뮤니티, 고양이 급식소와 관련된 기관들 비판
환경부, '들고양이 포획요청하겠다'

사진=유튜브 문화유산채널 캡쳐
사진=유튜브 문화유산채널 캡쳐

[문화뉴스 이흥재 기자] 문화재청과 환경부가 마라도 내의 들고양이의 개체수 증가와 뿔쇠오리 개체수 감소의 연관성에 대해 미온적인 대처를 한다는 주장이 일부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뿔쇠오리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 동북아시아 연안에 분포하는 바닷새이다.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하고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취약(VU) 상태로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이런 뿔쇠오리는 지속적으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현재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한 종이다.

뿔쇠오리의 주된 개체수 감소의 원인은 외래종의 침입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현재 마라도 뿔쇠오리의 주된 천적이자 외래종으로 지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고양이다.

IUCN에서 인용한 논문에 따르면, 마라도에는 40쌍의 고양이와 400쌍의 뿔쇠오리가 살고 있었다. 그리고 매년 고양이들은 최소 30마리 이상의 새를 죽일 것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김유진 전문위원은 서울대학교 산림과학원 석사학위논문에서 2018년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마라도에 고양이가 80마리 정도로 유지된다면 20년 내에 마라도의 뿔쇠오리가 절멸할 것이라 예측했다.

폭증하는 고양이의 개체수

사진=유튜브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캡쳐
사진=유튜브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캡쳐

뉴스펭귄에서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동물자유연대가 2020~2021년도에 마라도 고양이는 TNR 사업으로 전체 120여마리 중 95 개체가 TNR이 진행되었으며, 2022년 180여마리 중 109마리가 TNR이 진행되어 개체수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뉴스펭귄 보도 이후 동물자유연대 측은 기존 홈페이지에서 기재되었던 2022년 180여마리는 오류였으며 120여마리로 조사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4월 한국일보에 따르면 마라도 고양이의 개체수는 150여마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즉, 고양이의 개체수는 TNR 사업을 진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5년 80여마리에서 현재 최소 120여마리 최대 180여마리로 폭증하였다는 것이다.

최창용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2018~2019년 조사 당시 뿔쇠오리 개체 수 가운데 5% 이상이 고양이로부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 고양이자유연대 비판

동물자연연대는 마라도 내에 TNR사업과 고양이 급식소 설치를 진행하는 단체이다. 그러나 TNR사업은 전문가들이 개체수 증가 속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 뿐, 실질적인 고양이 개체수 감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고양이 급식소는 마라도 내에 고양이에게 지속적인 먹이 공급으로 쉽게 번식하는 것을 돕는다고 조류 애호가 사이에서 비판 받고 있는 사업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서귀포시와 지난 2021년 마라도 내에 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였다.

사진='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사진='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한편,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6월 게이머들이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서비스에 불만을 가져 마차시위를 한 건에 동물 학대 성명을 보냈으나, 해당 게임의 운영사인 카카오로부터 지속적인 기부를 받은 정황과 말을 지나치게 근접하게 찍은 사진을 올려 카카오의 로비를 받아 시위를 와해시키려 한다는 의혹과 '말을 위한 성명을 내면서 말에 대한 동물권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바가 있다.

환경부와 문화재청의 관리 미흡

사진=유튜브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캡쳐
사진=유튜브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캡쳐

마라도의 고양이 급식소 설치와 관련해 환경부와 문화재청을 향한 비판도 거세다.

마라도는 천연기념물로 등록되어있는 문화재다.

문화재보호법 제35조에 따르면 '국가지정문화재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때, 대통령령의 일부로 '문화재보호법 시행령'에서 제21조의2에 '동물을 사육하거나 번식하는 행위'라고 적혀있다.

즉, 동물자유연대가 마라도 내에 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기 위해선 문화재청의 허가가 필요했음을 보여준다. 이에 조류 커뮤니티 내에선 고양이에 의한 조류 멸종의 해외 사례가 많음에도 이를 허가한 문화재청과 방임한 환경부에 대한 비판 또한 거세다.

또한, 뿔쇠오리의 개체수와 현황에 대한 연구자료 또한 존재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비판하는 여론이 존재했다.

조류 커뮤니티의 대처방안 촉구

사진=DC인사이드 조류 마이너 갤러리
사진=DC인사이드 조류 마이너 갤러리

이에 조류 커뮤니티는 환경부에 마라도의 뿔쇠오리 개체수를 파악하고, 마라도 내의 고양이 개체수 감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하며 환경부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고 성명문을 발표하고 있다. 또한 다른 커뮤니티와 SNS로 이러한 움직임이 조금씩 확산되어나가고 있다.

환경부의 대처

이러한 논란이 확산되고 다수인민원이 접수되자, 환경부가 들고양이 포획요청을 하겠다는 답변을 보냈다고 커뮤니티에서 이번 다수인민원을 총괄한 일명 '총대'가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조류 커뮤니티의 반응은 싸늘하다. 구체적이고 상세한 추후 계획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포획 후 중성화를 진행하면 다시 마라도 내에 고양이를 풀어놓을 수 있다는 의심 때문이다.

마라도 내에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쇠뿔오리와 고양이를 둘러싼 논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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