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잘 달리고 있는 가가 아니라 "나는 잘 가고 있는가"

아프리카 남부 칼라하리 사막에는 '스프링 벅(spring buck)'이란 산양이 살고 있다고 한다. 평소에는 작은 무리를 지어 평화롭게 풀을 뜯다가 점점 큰 무리를 이루게 되면 아주 이상한 습성이 나온다고 한다. 무리가 커지면 앞에 있는 양들이 풀을 먹어버리고 결국 뒤쪽에 따라가는 양들이 뜯어먹을 풀이 없게 되자 좀 더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그러면 다시 제일 뒤로 처진 양들은 다른 양들이 풀을 다 뜯어먹기 전에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간다. 이렇게 모든 양들이 풀을 먹기 위해 경쟁적으로 앞으로 비집고 들어가려고 하면 앞에 있는 양들은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더 빨리 내달린다고 한다.
앞에서 뛰니 뒤에서도 따라 뛰고 그러다 보면 모두가 필사적으로 달음박질을 한다. 결국 풀을 뜯으려던 것도 잊어버리고 오로지 다른 양들보다 앞서겠다는 생각으로 빠르게 뛰게 된다. 그렇게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그저 계속 뛰다가 절벽을 만나면 그대로 떨어져 버린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 혹시  '스프링 벅(spring buck)' 산양처럼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파업에 관한 이야기다. 난항을 겪던 철도노조가 극적으로 협상이 이루어 지면서 큰 혼란없이 서울지하철 1,3,4호선은 정상운행되고 있다. 

멈춰 선 화물차에 업무 개시 명령서를  부착하고있다
멈춰 선 화물차에 업무 개시 명령서를 부착하고있다

 

현재 조속히 협상이 타결 되어야 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공공운수 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파업이다.  노조와 양측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형국에서 윤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의 경제 위기 대응책을 먼저 언급하고 "이러한 대한민국 모두의 노력은 반드시 그 열매를 맺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가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며 "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영향까지 반영되면서 11월 수출은 전년 대비 14% 감소했고, 11월 무역수지는 약 9조1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히고 윤 대통령은 "지금의 글로벌 복합위기 역시 수출 증진으로 정면 돌파해야 한다"며 최근 열었던 수출전략회의에서 민간·공기업·금융기관·정부 관계자가 모두 함께 전력을 다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9일째 계속되고 있는 파업에 업무개시 명령을 내릴수 밖에 없는 대통령의 고뇌를 알수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화물연대)역시 운송체계가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 현재 수출입 대기업의 화주(화물 주인)가 중개인을 통해 1등 운송업자에게 운송을 위탁한다.1차 업체가 감당할 수 없는 화물량은 2차 업체에 하청을 주고 2차 업체는 3차 업체에서 4,5차 업체로 하청을 준다. 기업들이 하도급을 주면서 약정 수수료의 상한선이나 기준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며, 택배처럼 무게나 거리에 따른 기본료가 없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받는 돈이 기름값도 안 낼 정도로 적을 때가 많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운송자 개인이 해결할수 없기 때문에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고 더물어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기하고 법제화를 철강제, 자동차, 위험물품,사료/곡물,택배 지선/간선 등의 5개품목을 확대 하는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애로사항은 지난 6월에도 있었고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스프링 벅(spring buck)' 산양처럼 평화롭게 풀을 뜯다가 점점 큰 무리를 이루게 되면 더 풀을 뜯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현상, 파업에 있어 법을 떠나 화주와 정부는 책임은 없는지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생존권에 대한 해결책은 없는지, 과연 우리는 왜 사는지에 대해 고민 없이 앞으로만 달려가고 있는건 아닌지, 각자의 삶이 다르기에 속도와 방향이 다른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달리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는 잘가고 있는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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