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Where, But There : 이바 트린쿠나이테’ 통해 작가의 신작 12점 선보여

[문화뉴스 박선혜 기자] 햇빛담요재단은 2021년에 이어 리투아니아 작가 이바 트린쿠나이테(Ieva Trinkunaite)의 두번째 개인전 ‘No Where, But There : 이바 트린쿠나이테’를 통해 작가의 신작 12점을 선보인다. 본 전시는 판화와 드로잉을 주 매체로 삼았던 작가가 유화를 통해 작업세계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첫 시도이자, 가본 적 없는 장소에 대한 노스탤지어(Nostalgia)를 불러내는 서정적인 풍경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작가의 신작들은 판화와 드로잉의 기법을 유화에 접목시켜 전통적인 회화와 판화의 경계를 넘나든다. 판을 완성해서 찍어보기 전에는 완성된 작품을 예상하기 어려운 판화와 달리, 질감과 색감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화는 그녀가 지금까지 선보여 온 드로잉의 특성과 닮아있다. 판화에 사용되는 스크래퍼나 바늘을 사용한 듯, 얇고 섬세한 붓터치와 거친 질감은 그녀의 작품을 일반적인 유화와 구별짓는다.

그녀의 이전 작품들이 거대한 환경과 인간이나 동물과 같은 개별적인 존재들을 강렬하게 대비하며 ‘숭고 sublime’의 미학을 느끼게 했다면, 신작들은 ‘가보지 않은, 낯선 곳’에 발을 딛는 인간의 감각 자체에 집중한다. <Everyone gathered to listen>(2022), <Somewhere near the equator>(2022) 등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전보다 크게, 훨씬 분명하게 묘사된다. 반면 <Newfoundlands>(2022), <Equator at night>(2022)와 같은 작품에서 등장하는 동물들은 얼굴 부분만 확대되어 나타나는데, 이것은 타인으로 대치될 수 있는 동물들과 눈을 맞춤으로써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길 원하는 작가의 바람이 드러난 것이다.

탄탄한 드로잉 실력을 기반으로 판화와 유화를 넘나드는 이바의 실험적 시도는 동시대 미술에서 판화라는 매체가 비평의 기반으로 삼는 원본-복제본의 위계 질서 타파를 넘어서서,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라는 작가의 메시지를 다양한 층위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보다 상위의 목표로 연결된다. 이바의 작품은 리투아니아-한국이라는 지리적,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그리운 풍경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전시를 기획한 햇빛담요재단의 아트디렉터 최태호는 ‘작년에 이어 아트코너H의 전속작가인 트린쿠나이테의 두번째 개인전을 개최하게 되어 뜻깊다. 새로운 표현수단과 매체를 활용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더욱 강건히 확장하고 성장하게는 작가를 관심있게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본 전시는 리투아니아 루벤아트파운데이션(Lewben Art Foundation)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주한 리투아니아 대사관, 리더피아 매거진이 공식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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