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비판한 최영미 시인, 시 '괴물' 당시 인터뷰 거절한 이유… "덜컥 겁이 났다"
[문화뉴스 MHN 이지현 기자] 고은 시인(85)을 비판했던 최영미 시인(57)이, 당시 겪은 성추행 장면을 자세히 기고했다.
최영미 시인은 시 '괴물'에서 '고은 시인'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으나, 'En'이라는 이름, '노벨상' 언급 등을 통해 추측할 수 있는 근거를 던졌다.
최영미 시인 기고에 따르면 "종로 탑골공원 근처에서 선후배 문인들과 어울려 앉아 술과 안주를 먹고 있는데, 원로시인 En이 술집에 들어왔다. (...) 천정을 보고 누운 그는 바지의 지퍼를 열고 자신의 손으로 아랫도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며 충격적인 상황을 고백했다.
최영미 시인은 "주위 문인 중 아무도 괴물 선생의 일탈행동을 제어하지 않았다"며 자위행위와 예술혼이 무슨 상관이 있냐고 꼬집었다. 이어 최영미 시인은 "뛰어난(?) 시인을 위해, 그보다 덜 뛰어난 여성들의 인격과 존엄이 무시되어도 좋은지"라며 비판했다.
최영미 시인은 앞서 17일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JTBC 뉴스룸 인터뷰 관련 내용을 보강하기도 했다.
최영미 시인은 "권력을 쥔 남성 문인들의 요구를 거절했을 때, 여성작가가 당하는 보복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 오랜 시간에 걸쳐 '제외되는' 식으로 문단 주변부로 밀려난다. 그들에게 희롱당하고 싶지 않아 문단 모임을 멀리하면 원고청탁이 뜸해지고, 신간이 나와도 사람들이 모른다"며 문단 카르텔 속 여성 문인이 당하는 피해를 설명했다.
이어 최영미 시인은 "시 '괴물' 관련 언론 인터뷰가 들어왔을 때, 덜컥 겁이 나 인터뷰를 거절했다. 괴물과 괴물을 키운 문단권력의 보복이 두려웠고, 그들을 건드려 귀찮은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