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연극, 명대사] "이 사회에선 저의 상식이 통용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연극 '국물 있사옵니다' 중 김상범의 대사
2016-04-12 문화뉴스 장기영
[문화뉴스] "이 사회에선 저의 상식이 통용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제철회사 임시사원으로 근무하던 김상범. 정직한 성품으로 타인에게 양보하며 평화주의적으로 살아가지만, 이 사회에서 그의 양보와 정직은 쓸모없는 것처럼 보인다. 상범이 가지고 있던 정직한 상식들은 되려 김상범을 곤경에 빠지게 만든다. 이전 회사에서 쫓겨난 이유도, 결혼할 마음을 나누던 여성을 뺏기게 된 이유도, 퇴근 이후 각종 이웃주민들한테까지 피해를 입는 이유도 모두 상범의 정직한 상식 때문이다.
상범은 자신의 상식이 이 사회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것이라 깨닫고는 '새 상식'을 추구한다. 상범의 새 상식은 이전의 것과 상반된다. 정직하지 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아지고, 부유와 안녕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손해 보지 않아도 된다.
연극 '국물 있사옵니다'는 '웃픈' 연극이다. 웃기고도 슬펐다. 그의 '새 상식'은 여전히 우리의 삶이 이로울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유효한 상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로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싶어진다. 상범은 초고속승진으로 30대에 '이사' 타이틀을 달게 되었지만 결국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위치만 달랐지 마찬가지입니다. 불안과 근심이 따르는 것은 똑같습니다."
* 연극 정보
- 연극 제목 : 국물 있사옵니다
- 공연날짜 : 2016. 4. 6 ~ 24
- 공연장소 :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
- 작, 연출 : 이근삼, 서충식
- 출연배우 : 유순웅, 이선주, 유연수, 김정호, 이종무, 김희창, 박완규, 박지아, 임영준, 우정원, 황선화 등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국립극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