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셋째 주 : 공연박스오피스] '2,958명' 불러모은 '로엔그린' 종합 1위

2016-11-21     문화뉴스 양미르

[문화뉴스] 2016년 11월 14일부터 11월 20일까지 집계한 KOPIS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주간 박스오피스에서 오페라 '로엔그린'이 클래식/오페라 및 종합부문에서, '페리클레스'가 연극 부문에서, '마당을 나온 암탉'이 뮤지컬 부문에서, 'Soul, 해바라기' 공연이 무용/발레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 11월 14일부터 11월 20일까지 KOPIS 연극 부문 박스오피스 순위
   

▲ 11월 14일부터 11월 20일까지 KOPIS 뮤지컬 부문 박스오피스 순위

 
지난 한 주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공연은 16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 '로엔그린'이 차지했다. 3번 상연되어 2,958명이 다녀간 오페라 '로엔그린'은 바그너 낭만주의 오페라의 결정판으로 꼽힌다. 성배의 기사 '파르지팔'의 아들이자, 미지의 세계에서 온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의 이야기를 담았다. 바그너 특유의 웅장하고 유려하면서도 낭만적인 선율이 어우러지는 걸작으로, 화려한 화성을 자랑하는 멜로디와 선율이 인상적인 이 작품은 특히 3막에 나오는 '혼례의 합창(결혼행진곡)'으로 유명하다.
 
올해 국립오페라단 '로엔그린'은 중세의 브라반트에서 현대사회로 배경을 옮겼다. 배경은 오늘날 국내외 정치적인 압박으로 붕괴의 위기에 처한 어느 나라로 설정했다. 현대 국회를 연상시키는 세트 위의 군사적 대립, 수없이 반짝이는 불빛 속에 엘자를 찾아가는 '로엔그린'의 환각적인 여정이 묘사된다. 김학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종교적 의미에 집중했던 과거의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이 시대를 사는 지구촌의 모든 현대인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현대판 구원의 메시지에 집중, 미래지향적 '로엔그린'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오페라 '로엔그린' 연습 모습 ⓒ 국립오페라단
 
연극 분야 1위는 12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리는 '예술의전당 SAC CUBE' 공연인 '페리클레스'로 6회 상연되어 2,504명이 관람했다. '페리클레스'는 타이어 왕국의 왕자 '페리클레스'가 겪는 삶의 이야기를 170분간의 공연 동안 음악과 춤을 곁들이며 풀어놓는다. 그가 겪는 고난과 행복 속에서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50톤의 모래가 깔리고, 무대의 깊이를 최대한 활용하며 선보이는 미장센, 시간이 지나도 유효한 시의성이 담긴 작품으로 관객에게 웃음과 고뇌를 동시에 던진다.
 
지난해 공연과 마찬가지로 배우 유인촌은 해설자 '가우어' 역과 노년의 '페리클레스' 역을 맡았다. 젊은 시절의 '페리클레스' 역은 배우 유인촌의 실제 아들인 배우 남윤호가 맡는다. 지혜롭고 현명한 여성이자 '페리클레스'의 딸 역할 '마리나' 역엔 전성민이 나섰다. 한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페리클레스'는 '리어왕', '맥베스', '코리올라누스'등 정치와 시대를 다룬 기존 작품들과 달리 수려하고 낭만적인 문체가 돋보이며 '희망'을 완전히 잊고 사는 요즘 현대인들에게까지 관통하는 정서가 담긴 사실주의와 판타지가 결합한 로맨스극이다.
 
   
▲ 연극 '페리클레스' ⓒ 예술의전당
 
2위는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린 국립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이 차지했다. 그리스 비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에우리피데스가 '트로이 전쟁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집필, 기원전 415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발표한 희곡이다. 기원전 1350년에서 1100년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트로이 전쟁 관련 신화와 전설을 기반으로 한다. 극본을 맡은 배삼식 작가는 에우리피데스의 '트로이의 여인들'(기원전 415년)과 장 폴 사르트르가 개작한 동명 작품(1965년)을 바탕으로 창극을 위한 극본을 다시 썼다. 공연 기간 총 9회 상연되어 3,366명이 관람했다.
 
3위는 연극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이 차지했다. 누구에게나 있는 순수했던 학창 시절과 그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들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연극 '인디아 블로그', '터키 블루스'의 박선희 연출과 공동창작을 함께 했던 배우 박동욱이 작가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창작극이다. 4위는 대학로아트원씨어터에서 열린 '슬픔의 노래'가, 5위는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 '비극의 일인자'가 기록했다. 특히 '비극의 일인자'는 텍스트의 깊이를 충실히 유지하면서도 풍부하고 섬세한 연극성을 강조한 공연으로, '에쿠우스', '고곤의 선물' 등에 출연한 김태훈 배우가 출연해 화제가 됐다.
 
뮤지컬 분야에선 4일부터 12월 4일까지 대학로아트원씨어터에서 열리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 1위를 차지했다. 폐계가 된 양계장 닭 '잎싹'이 알을 품어 자신의 아기를 보고 싶다는 작지만 강렬한 소망을 스스로 이루어 나가는 성장 과정을 그렸다. 동물들을 통해 진한 모성애와 성장 이야기를 다루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주체적인 삶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과 반성을 하게 만든다. 어린이들이 주 대상이라는 인식을 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나, 부모와의 갈등, 집단 따돌림, 그리고 자립심과 생명의식 등 청소년 시기에 깊은 이해를 동반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극단 민들레는 "그동안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물체마임극, 신체극, 테이블연극을 선보였으며, 올해 초 국립국악원과의 공동으로 국악가족음악극을 만들었다"며 "이번에는 이 모든 요소가 하나로 표현되기 때문에 '뮤지컬'이라는 이름 이외에는 다른 수식어를 붙이지 않았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마당을 나온 암탉'은 간단하게 국악기를 사용하지만 국악곡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 사용한다. 하지만 그 안에는 깊게 내재한 한국의 정서가 담겨있다. 전통을 직접 무대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무대 기법을 통해 내재된 우리의 멋과 철학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 뮤지컬 '마당을 나온 암탉' 포스터
 
2위는 '샌드애니메이션과 손그림자'가 기록했고, 3위는 27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린 '천변카바레'가 기록했다. 8회 상연되어 888명이 관람했다. '천변카바레'는 1960~70년대 급격한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가는 서울의 이면을 시골에서 상경해 노동자, 웨이터, 배호 모창 가수로 변신하는 주인공 '춘식'을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는 뮤지컬이다. 1970년 청계천변에 있는 '천변카바레'에서 이들이 엮어가는 사랑과 배신, 웃음과 눈물의 드라마, 지금 들어도 세련된 클럽 음악과 현란한 춤이 파노라마처럼 한편의 쇼로 펼쳐진다.
 
4위는 12월 31일까지 대학로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리는 '총각네 야채가게'의 프리뷰 공연이 기록했다. 4회 상연되어 624명이 관람했다. 2008년 초연 이후 꾸준히 업그레이드된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참신하고 독창적인 연출로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꿈과 열정의 메시지와 위로를 전하며 평단과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는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고 있는 다섯 청년의 좌충우돌 창업 성공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어 전북 김제시에 있는 아리울 예술창고에서 열린 '아리'가 4회 상연 425명의 관객이 관람해 5위를 기록했다.
 
클래식/오페라 부문에선 2위부터 6위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공연이 차지했다. 2위는 '김대진 피아노 독주회'(20일, 2,001명)가 차지했다. 베토벤 소나타를 연주한 김대진은 "미세한 실수만 있어도 전체가 무너져버리는 베토벤의 음악은 고난 가득한 터널이다. 막상 그 터널을 빠져나온 자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만큼 강해진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3위는 '파리 오케스트라'(16일, 1,943명), 4위는 '클라라 주미 강, 손열음 듀오 콘서트'(17일, 1,711명), 5위는 '제172회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19일, 1,239명), 6위는 '정경화 바흐 무반주 전곡 리사이틀'(19일, 920명)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 'Soul, 해바라기' ⓒ 국립무용단
 
무용/발레 분야에선 18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국립무용단의 'Soul, 해바라기'가 1위를 차지했다. 2006년 초연된 'Soul, 해바라기'는 해외 예술가와의 협업, 전통에 기반을 둔 현대적인 창작 안무 등 새로운 실험을 통해 한국 춤의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았다. 3회 상연되어, 2,814명이 관람했다. 2위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제37회 서울무용제'로 4회 상연되어, 1,735명이 관람했다. 한편, 국악/복합 분야에선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8회 ARKO한국창작음악제'가 2,364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1위를 차지했다.
 
▶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Korea Performing Arts Box Office Information System)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가 정확한 공연시장의 파악을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정식 운영(kopis.or.kr)했다. 현재 KOPIS 집계 대상 공연은 공연전산망 연계기관인 공연시설 22곳(국립국악원, 국립극단, 국립극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용, 두산아트센터, 마포아트센터, 예술의전당, 정동극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 LG아트센터, 강동아트센터, 세종문화회관, 대구문화예술회관, (이하 연계예정)경기도문화의전당, 구로문화재단, 김해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대구오페라하우스, 대전예술의전당, 유니버설문화재단, 창원문화재단 등)과 공공티켓 4곳(나눔티켓, 대학로티켓닷컴, 사랑티켓, 플레이티켓) 등의 티켓판매시스템에서 예매 및 취소된 분량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대형 예매처의 예매 기록이 없는 만큼, 해당 공연의 전체 관객 수와 차이가 날 수 있다. 한편, 문체부와 예경은 10일 예술의전당에서 NHN 티켓링크, 예스24, 이베이코리아, 인터파크, 클립서비스주식회사, 하나투어 등 주요 예매처 6곳과 '공연예술 통합전산망 연계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공연전산망과 예매처 시스템 연계 및 데이터 전송, 기획제작사 대상 예매 정보 제공 및 활용 동의 수집, 공연전산망 홍보 및 참여 확대를 위한 공동 노력 등이다. 예경은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올해 하반기에 공연티켓 예매처들과 시스템 연계 및 테스트를 마치고 수집된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앞으로 공연전산망은 정확한 산업통계를 기반으로 각종 공공지원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 공연기획, 제작, 투자, 배급사들의 정확한 투자수익률 예측을 가능케 함으로써 더욱 투명하고 합리적인 공연시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아울러 공연법 개정을 통해 '공연전산망 연계 및 정보 제공 의무화' 등의 법적 근거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