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포항으로 떠나는 일흔아홉 번째 여정... 포항 철길숲, 꿈틀로, 시래기국, 100년조선소, 막회 거리 소개
4일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갯가마을에서 철의 도시 그리고 다시 새로운 포항 포항 철길숲, 철강맨, 꿈틀로, 시래기국, 100년조선소, 막회 거리 소개
[문화뉴스 MHN 박한나 기자]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일흔아홉 번째 여정은 꿈과 추억이 꿈틀거리는 동네, 경북 포항으로 떠난다.
동해안의 작은 어촌에서 세계적인 철강 도시로 눈부시게 성장한 경북 포항. 그 역사 뒤에는 거센 삶의 풍랑 속에서도 주어진 시간을 개척하고 인내하며 새빨간 용광로에 뜨겁게 인생을 단련한 이웃들이 있다. 갯가마을에서 철의 도시로 그리고 다시 새롭게. 사그라지지 않는 불꽃처럼 살아온 옛이야기와 찬란히 빛날 내일의 태양처럼 반짝이는 새로운 이야기가 만나 또 한 번의 신화를 예고하고 있다.
▶ 신화의 땅 포항
포항이 삼국유사에 기록된 신화의 땅인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유일한 일월 신화, 연오랑세오녀 이야기의 배경인 포항. 신화를 스토리텔링 한 공원에 오르면, 영일만 건너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제철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포항의 살아있는 신화를 만든 이들을 찾아 떠난다. 한눈팔지 않고 묵묵히 구슬땀 흘리는 포항의 강인한 이웃들을 찾아 동네 한 바퀴 여정을 시작한다.
▶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포항 철길숲‘
포항의 원도심을 걷다 철길 건널목을 건너는 배우 김영철. 여전히 운행 중인 한쪽 선로와 달리 다른 쪽은 끊겨 그 위로 푸른 숲이 우거진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2015년 제 소임을 다하고 운행을 멈춘 4.3km의 동해남부선 철로를 따라 나무를 심고 녹지를 조성한 ‘포항 철길숲’. 철길 숲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을 뿐만 아니라 도심의 허파 기능도 톡톡히 하고 있다. 3년 전 폐철로를 걷어 내던 중, 지하에 매장되어있던 천연가스가 분출하였고, 여기에 불꽃이 옮겨붙어 지금까지 타오르고 있다. 이름하야 ‘불의 정원’. 365일 꺼지지 않는 포항의 심장, 용광로처럼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꺼지지 않는 ‘불의 정원’은 신기함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 팔순 노모의 기찻길 옆 미술관
옛 포항역 인근, 오래된 선로의 기억을 따라 키 작은 오래된 집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동네, 신흥동. 옛날엔 관공서가 몰려 있었고 포항역을 이용하는 사람들로 붐볐지만 지금은 시간의 뒤뜰에서 평화롭게 쉬고 있는 마을이다. 신흥동의 좁은 골목을 걷던 배우 김영철. 골목 끝에서 들리는 대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손녀와 나란히 그림 그리고 있는 어머니가 있다.
냄비를 올려놓고도 깜빡해 음식을 태우는 일이 잦아 걱정하던 손녀의 권유로 2년 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여덟 둘의 어머니. 수돗물로 주린 배를 채워야 했을 만큼 질곡의 삶을 살아온 어머니가 그린 그림은 동화같이 아름답고 포근하다. 힘든 시절도 잘 버티고 건강하게 잘 자라준 자식들은 어머니가 꼭 한번 그리고 싶어서 아껴두었던 그림의 주인공들. 인생 끝자락에서 꿈은 찾은 어머니가 그린 자식들의 모습은 어떤 색으로 채색될까?
▶ 전직 철강맨의 아내를 향한 세레나데
철로를 따라 들어선 효자동. 효자동은 70년대 제철소 사원 주택촌이 형성됐던 동네로, 하루 세 번 3교대 하던 제철소 직원들의 노란 제복 물결을 볼 수 있었던 곳이다. 제철소와 그 시작이 같은 효자시장을 걷던 김영철은 하모니카 소리에 이끌려 한 떡집으로 들어간다. 아내는 이 집 대표 메뉴인 무떡을 만들고 남편은 신명 나게 하모니카를 불고 있다. 제철소를 다니다 퇴사한 후 처가가 물려준 떡집을 20년째 운영하는 부부. 전직 철강맨 남편은 늘 아내의 힘을 덜어줄 방법을 고민하다 제철소 다닐 때 어깨 너머 배운 기술로 떡 식히는 기계도 만들었다. 떡집 앞에 무인판매기를 설치한 것도 남편의 아이디어. 흥겨운 하모니카 연주도 아내를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 활력소로 속 깊은 남편의 진한 애정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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