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골프장 캐디의 죽음', 파주시의회 '진상조사' 촉구
극단적 선택 캐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파주시의회 의원들 성명서내고 진상조사 촉구. 숨진 배 씨가 근무하던 골프장은 건국대학교에서 운영.
[문화뉴스 MHN 권혁재 기자] 경기 파주의 스마트KU 골프파빌리온에서 근무하다 직장내 괴롭힘을 주장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캐디의 유가족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가운데, 파주시의회 의원들이 성명서를 내고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파주시의회에 따르면 최근 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조인연 부의장, 안명규 등 5명의 시의원은 성명을 내고 숨진 캐디 배 모씨의 진상초사와 처벌,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배 씨가 지난 9월 16일 이 골프장에서 캐디로 근무하다 직장내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골프장에서 캐디 일을 하던 배 씨는 앞서 상사의 괴롭힘과 죽음을 암시하는 글을 회사 게시판에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글이 20분만에 삭제됐고, 게시판 글 쓰는 권한도 곧바로 사라졌다는 게 유족들의 주장이다. 이후 배 씨는 9월 16일 파주 법원읍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로 모텔 직원에게 발견됐다. 경찰 측은 "자살로 내사 종결한 사건"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배 씨는 삭제된 글에서 자신을 괴롭혔다고 주장했던 직장 상사를 가리켜 '캡틴'이라는 호칭을 썼다. 배 씨가 지칭한 '캡틴'은 골프장에 직접 고용된 직원인지 혹은 '고참급' 캐디인 지 여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파주시의원들은 성명에서 "또래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한창 젊은 나이에 오죽했으면 목숨까지 버릴 생각을 했을까 생각하니 참담하다"며 "진실을 밝혀 고인의 한이 조금이나마 풀어지기를 바라며,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없도록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체육시설 관리 감독 업무에 철저히 임해줄 것을 파주시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파주시의원들은 지난해 신설된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동법 제76조의 3(직장 내 괴롭힘 발생시 조치) 위반 여부 등에 따라 관계 기관의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인 캐디들을 골프장에 직접 고용하지 않은만큼 법 적용 여부 판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숨진 배 씨가 근무하던 골프장은 건국대학교에서 실습목장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대학 측에서 '토지 활용도를 높여 자산가치를 증대하고 대학발전을 위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목적으로 2007년부터 골프장으로 개발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