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무성영화 떠올리게 하는 연극 '조선 땅 집시로소이다'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예선 참가작 구로지부의 송윤석 작 연출의 조선 땅 집시로소이다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
[문화뉴스 MHN 박정기] 송윤석(1964~)는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예술경영 전공 석사, 동국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학과 석사과정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학과 박사 출신의 배우, 극작가 겸 연출가로 현재 극단 예휘의 대표이자 서일대 연극영화과 겸임교수다.
극단 예휘의 <니나의 스탠드마이크> <로라의 유리동물원> <택배상자> <카페 꽃타로> <사리타>, <네 여자 이야기>, <헝겊인형의 꿈>, <황금도자기>, <슬픈 무녜까>, <유리동물원>, <조선 땅 집시로소이다>, 극단 여인극장의 <아름다운 여인의 작별>, 극단 김금지의 창단공연 <다섯 하늘과 네 구름 동안의 이별>, <선셋 대로>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조선 땅 집시로소이다>는 일제강점기가 시대적 배경이고, 거리에서 작업을 하는 조선의 시인, 화가, 무용가들의 처지와 일상을 그려낸 작품인데 마치 무성영화시대의 찰리 채플린 영화를 보는 듯싶은 느낌의 연극이다.
무대는 일제 강점기에 적산가옥을 닮은 나무판자로 된 벽과 창문 하나 그리고 지붕을 뜯어내어 세운 것 같은 조형물을 무대 여기저기에 배치하고, 가지가 여럿 달린 나무, 방향표지가 여러 개 달린 막대, 그리고 목제 개나 고양이 인형이 배치되고, 나무 봉에 여러 폭의 글자를 적은 종이를 달아놓고 출연자가 한 장 한 장 젖혀 장면변화를 알린다.
무대 앞쪽 중앙에는 원형의 무대가 자리를 잡았다. 하늘에는 날짐승 같기도 하고, 자라나 거북이 모습을 닮은 둥근 달이 걸려있다. 소형 거북선 모양에다 닭 머리가 달린 수레를 끈을 당겨 끌고 다니고, 기상의 변화나 감옥의 철문 여닫는 소리는 녹음으로 처리된다. 조선 사람은 간편한 한복이나 두루마기를 입었고, 일본인 순사나 헌병은 정복차림으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