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뷰] 이름만 같은 새로운 작품…뮤지컬 '마타하리'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그야말로 깜짝 놀랄 변화다.
뮤지컬 '마타하리'는 실존했던 무희 '마타하리'가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서 이중 스파이로 몰려 처형당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정통 대극장 뮤지컬이었다. 이번 재연에서는 스티브 레인을 연출로 기용하며 필름 느와르의 느낌으로 노선의 변화를 꾀했다.
광고 카피를 보면 '팜므파탈 '마타하리'의 화려한 유혹이 시작된다!'라고 적혀있다. 초연의 문구를 잘못 넣은 것이 아닐까.
초연을 본 관객들이라면 이게 같은 작품이라는 공통점을 찾기 위해 꽤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물론 초연의 흔적이 아주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뮤지컬 '마타하리'는 전작에서 약점으로 지적받던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꽤 잘 만들었던 프로덕션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단순히 스토리를 조금 수정해서 바꾸려고 한 게 아니라 말 그대로 통째로 갈아 엎었다.
그들의 도전은 나쁘지 않았다. 일각에선 여전히 '마타하리'의 캐릭터가 사랑에 목매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아쉬워할 수도 있으나 사랑을 주제로 삼는 것 자체를 문제시하기보다는 그 원인과 결과를 따져보는 것이 더 괜찮은 관람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대한 전개를 느리게 가져가며 서사적인 면을 부각한 것은 그들의 사랑을 느끼기에 나쁘지 않았다. 특정 인물이 타이틀롤인 작품으로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거의 1막의 전부를 아르망과 마타하리에게 투자하겠다는 의도는 명확히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