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IE CHART] 우리가 살고 있는 여기가 바로 디스토피아…2017년 7월 상반기 케이인디차트

2017-07-20     박소연
 ⓒ 미러볼뮤직

[문화뉴스 MHN 박소연 기자] 무더운 여름, 계속되는 폭염에 당신의 더위를 잠시 잠재워 줄 K-인디차트가 돌아왔다.

1위와 2위에는 언니네 이발관과 검정치마가 이름을 올렸다. 4위에 9와 숫자들의 '수렴과 발산'이 새롭게 진입했는데, 무더운 여름 지친 몸을 식혀줄 만한 수록곡들이 담겨있는 앨범이다. 7위에는 루시아의 '환상소곡집 OP.1'이 이름을 올렸다.

8위에는 10CM가 이름을 올렸다. 오랜만에 보는 이름. 앞서 멤버 권철종 탈퇴라는 아쉬운 소식을 전한 10CM이지만, 권정열이 계속해서 10CM를 이끌고 갈 것으로 전해져 팬들과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 

10위에는 요조의 '나.아.당.궁'이 이름을 올렸다. 이 앨범은 지난 5월 16일 발매됐으며, 발매 전부터 독특한 앨범 컨셉으로 주목받았다. 앨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앨범 리뷰에서 계속된다.

11위는 재주소년의 '드라이브 인 제주' 지난 6월 22일 발매된 이 앨범은 제주 소년의 정규 6집이다. 정이현 소설가가 직접 쓴 앨범 소개말이 눈길을 끈다. 정이현 소설가의 평을 살짝 엿보기로 하자. 

'그의 음악 속에서 내 몸이 살짝 공중으로 떠오른다. 유리창 밖으로 펼쳐진 하늘이 푸르다. 초록빛 나뭇잎들이 살랑살랑 흔들린다. 그의 음악에 실려 나라는 존재가 가만히 다른 공간으로 이동한다. 낯선곳으로 옮겨진다. 익숙하고 뻔한 이곳에 내 몸은 그저 머물러 있는데, 어디로도 떠나지 않는데' 

위의 단락은 이 앨범의 정서를 함축하고 있다. 좋은 뮤지션과 좋은 청자가 만났을 때 음악은 비로소 완성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들에게, 또 재주소년의 음악을 들어 볼 이들에게 꼭 정이현 소설가의 글과 함께  하기를 추천한다.

12위는 이디오테잎의 'Dystopan'. 지난 6월 16일 발매된 정규앨범이다. 이디오테잎은 앨범 소개를 통해 '모두가 꿈꾸고 기다리는 더 좋은 세상이란, 실제론 디스토피아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허망한 바람인 것 같다'는 말을 전한다. 그들의 말마따나, 우리는 디스토피아에 살고 있기에 유토피아를 갈망한다. 이디오테잎의 음악은 이 '갈망의 순간'이 '절망의 순간'으로 바뀌지 않도록 힘을 실어준다.

20위에는 일사일오의 'Dear:X'가 재진입했다. 지난 4월 21일 발매된 미니앨범으로, 청자들은 '언제 들어도 좋은 음악, 귀호강하는 감성 음악'이라는 평을 했다.

이외 자세한 순위는 위의 이미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1. 요조 '나.아.당.궁' (나는 아직도 당신이 궁금하여 자다가도 일어납니다)

보고싶은 이를 떠올리며 잠에서 깬 적이 있는지. 꿈에서 만난 그리운 이. 꿈에서조차 사라지는 이의  뒷모습을 잡으려 애쓰던 당신은 설핏 잠에서 깨고, 방 안엔 여전히 혼자다. 요조의 이번 앨범 '나.아.당.궁'은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을 노래로 만들어 한 데 모아놓은듯 하다

일상에서 사람들은 의외로 '당연한 말', '맞는 말'을 잘 하지 못한다. 요조는 '맞아, 이 말은 정말 당연한 건데 내가 잊고 지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요조는 노래한다. '불쌍한 것을 알아본다고 해서, 착한 사람은 아니야' (보는 사람) '그냥 쉽게 쉽게 어려워지고 싶어 그게 목적이지 싶어' (장난치고 싶어) 

앞서 한 페스티벌에서 '오늘 마실 아메리카노를 왜 내일로 미뤄야하냐'며 '지금의 행복'에 대한 요조의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요조가 세상을 이런 바라보는 시선은 그의 음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여기가 바로 대중들이 그에게서 힘을 얻는 지점이다.

 ⓒ 하이그라운드

2. 이디오테잎 'Dystopian'

이디오테잎은 말한다. 우리는 디스토피아에 살고 있다고, 그런데 이 곳에 놓인 사람들은 더 좋은 세상을 꿈꾼다고. 유토피아는 가질 수 없기에 더욱 갈망하게된다. 사람들이 죽으면 천국으로 가고 싶다고 하는 이유도, 우리가 놓인 지금 여기가 바로 지옥이기 떄문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타이틀곡 'Dystopian'의 멜로디는 날 것 같다. 현재진행형인, 그리고 영원할, 어지러운 '디스토피아'를 연상시킨다. 

이어지는 다음 트랙인 'Perfect Moment'는 'Dystopian'보다 오히려 차분한 느낌이다. 제목의 의미가 상반되듯, 곡도 비슷해보이지만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확실히 Perfect Moment의 온도가 훨씬 낮다.

어지러운 일상에 지친 이들, 이제 더이상 나긋나긋한 위로도 힘이 되지 않는 이들이라면, 40분만 시간을 내어 이 앨범을 전체를 재생해놓고 무드를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 'K-Indie Chart'는?

국내 인디 음반의 유통과 흐름을 보여주면서 음반 시장의 부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음반 차트다. 차트는 매월 2회(격주) 발행되며, 1300k, 민트샵, 바이닐, 반디앤루니스,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의 음반 판매 집계를 토대로 제공된다.

[K인디차트 집계 및 제공] 미러볼뮤직
[글] 박소연 기자 soyeon0213@mhns.co.kr

soyeon0213@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