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거창韓 여름연극제' 미래 발전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 열려

2017-07-31     손미영

[문화뉴스 MHN 손미영 기자] 29일 오후 1시 거창문화원 회의실에서 '2017 거창한 여름연극제'의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거창군 출자기관인 재단법인 거창문화재단(이사장 양동인)은 연극제 운영에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재단이 설립됐으며, 재단 설립 이후 거창한 여름연극제를 처음 시행함에 있어 발현되는 숨은 문제점들에 대해 논의하고, 다각도의 시각으로 장기적 발전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연극제의 위상과 비전을 새로이 정립해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하고자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전했다.

이날 세미나는 박리디아(그룹씨어터 반도 대표, 본지 부사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오세곤 순천향대 교수와 이은경 연극평론가가 발제하고 이에 신성구 가천문화재단 이사와 주윤한 아시아뉴스통신 부국장이 토론했다. 또 주요철 거창한 여름연극제 예술감독을 비롯해 세미나에 참석한 거창군민, 현업 예술가, 대학생 등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의견을 제시했다.

▲ '2017 거창韓 여름연극제' 미래 발전 방향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오세곤 순천향대 교수는 "현재 거창은 두 개의 연극제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이 안에서는 흔히들 둘로 갈라졌다는 이야기들을 하지만 양자 모두 펄쩍 뛰며 하나는 정말이고 다른 하나는 아니라고 강변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과 불란은 거창을 벗어나 본다면 아주 작은 가시 같은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지금 상태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형식을 만들고 내용을 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당부했으며, "재단은 예술과 행정을 분리해 운영하면서 현실과 맞지 않는 원칙과 규제들을 변화시켜야 한다. 또 부정적인 개입과 간섭이 아닌 배우와 스태프의 관계처럼 연극제가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하는 역할을 소화해야 할 것이다. 이 변화는 연극제 성장과 동시에 거창을 연극의 허브로 성장시키는데 중요한 성패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오세곤 교수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축제 규모 확대, 관객과의 선순환 구조를 위한 축제 환경 개선 등 다각적인 발전 방향성을 집약해 제시했다.

이에 주윤한 아시아뉴스통신 부국장은 발제 내용에 동의하며 "위기의 순간이나, 언젠가는 겪어야할 진통의 과정이다. 불란 속이지만 미래 글로벌 축제로 나아가기 위해 숨 고르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왼쪽부터) 그룹씨어터 반도 대표 겸 본지 부사장 박리디아, 순천향대학교 오세곤 교수, 연극평론가 이은경

이은경 연극평론가는 발전 방향에 대해 "연극제의 미래지향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거창한 여름연극제가 다른 축제와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공간성에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수승대 공간의 다양한 무대는 극적 상상력을 끝없이 자극함은 물론 일상과 환상이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도 형성한다. 하지만 공간에 적합하지 않은 공연들이 많았다. 대사 중심의 실내극을 그대로 야외로 옮겨 경우 열린 무대는 외부환경에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공간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고민하고 공간과 예술을 혼연일치시켜 본 연극제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공간적 특성이 적극적으로 살아나야 할 것이다"며 개인이 관극했던 공연들을 예로 들어 제언했다.

▲ 거창한 여름연극제 주요철 예술감독

이은경 연극평론가는 "현재의 연극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으로는 발견공간을 개발해 축제와 지역과의 연계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지역축제만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군민들의 생활 속 공간, 일상공간까지 극적공간을 확장해야 할 것이다. 작품의 경우 전문성 있는 프로그램 선정위원회를 조직해 예술적 수준을 높이고 예술성과 축제성을 모두 포괄할 수 있도록 연극 애호가를 위한 초청작뿐만 아니라 거창군민들과 관광객을 위한 체험극, 대중성 있는 극 등을 다양하게 선정해야 한다. 거창을 소재로 한 레퍼토리 등 지역과의 관계성이 있는 킬러콘텐츠 개발해 지역민의 주체적 참여를 불러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공간과 내용 면에서 자유로운 연극이 들어올 수 있는 풍토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그러한 것을 운영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계속해서 쌓아야 할 것이다"며 세부적인 연극제 질 향상을 중점적으로 의견 제시했다.

이에 거창한 여름연극제 주요철 예술감독은 무대 확장과 프로그램 확장은 물론 관객 운용 역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며, 다음해 축제부터 관객 운용을 교육의 일환으로 연결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 신성구 거창문화재단 이사는 "공감할 수 있는 발제 내용이었다. 연극제 질에 대한 발전은 당연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나아가 연극제의 질 향상과 더불어 관객 수요가 넘쳤을 때를 대비해 주변 수용 인프라가 균형을 맞춰 함께 확대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는 연극제를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을 수용할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 등 수용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이며, 경제적 환경적 인프라가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거창문화재단 신성구 이사

또 세미나에 참석한 거창군민의 연극제 통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신성구 이사는 "통합. 엄청난 진통이 필요하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실현 불가능하다고 본다. 다르게 생각하면 현재의 위기 상황이 기회 상황이 될 수 있다. 독특한 특성을 자랑하는 다양한 연극제가 거창군 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진다면 더 큰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각기 다른 브랜드들이 나아가 하나의 큰 덩어리처럼 자리 잡는다면 '거창은 곧 연극'이라는 지역적 특색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서로 배려하고 노력해 그런 모습으로 변모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또 거창군민들과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있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그 밖에도 사계절 연극, 주말 연극 활성화를 통해 자연을 즐기면서 연극관광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세미나의 사회를 맡은 박리디아는 "발제자들의 운영 하드웨어와 내부적인 소프트웨어의 방향성 제시로 안팎이 꽉 채워지는 세미나 현장이었다. 이후 실천에 옮기는 것은 재단과 거창 그리고 연극제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할 것이다. 미래가 공존하는 연극 축제의 장을 확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다가올 미래 거창한 여름연극제가 연극제 발전은 물론 거창 삼거리(먹거리, 볼거리, 놀거리)가 함께 발전해 연극의 허브, 예술 문화의 허브로 발전되길 바란다"며 세미나 폐회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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