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칼럼, 9.1] '뷰티 인사이드', 뷰티人 한효주
영화 읽어주는 남자 #006 - 백감독의 '뷰티 인사이드'
2015-09-01 아띠에터 강해인
123 대 1
123명의 얼굴은 결국, 하나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내면이 얼굴의 변화와는 별개로 존재한다는 것을 '뷰티 인사이드'는 말하죠. "외면과 달리 우진의 내면은 늘 한결같다"라는 표현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진이 이수(한효주)를 대하는 태도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얼굴마다 조금은 달라 보였거든요.
분명, 이 다름은 생각해 볼 여지가 많습니다. 우진의 변화에서 오는 우진과 이수의 심정, 그들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 그들이 타인에게서 느끼는 시선 등에 대해 심리·사회학적으로 글을 써본다면 흥미로운 글이 될 것 입니다. 하지만 이글은 이 영화에서 보여준 인사이드, 즉 내면을 바라보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점에 관해 말할 것입니다. 형식은 이번에도 이동진 아저씨의 부메랑 인터뷰를 참고했습니다. 영화처럼 로맨틱한 글이 되길 바라며 시작하겠습니다.
"…뭘 했는지는 기억에 생생한데… 그 사람 얼굴이 기억이 안 나" - 이별을 실감한 이수
그녀는 수없이 많이, 그리고 많은 우진을 만났지만 끝내 그의 얼굴을 떠올릴 수 없었습니다. 그녀가 매번 기억하려고 했던 것은 우진의 내면이었을 테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이수처럼 외면(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외모)을 무시하고서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요?
당신은 얼마나 외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고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우진의 뷰티 인사이드를 감싼 외면은 성·인종·나이에 관계없이 매일 변합니다. 심지어 언어적 배경마저도 변하죠. 이 모든 변화 속에서 이수는 우진의 내면만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그녀도 쉽지 않다는 것을 고백하죠.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말합니다. 이는 그의 내면을 찾는 시간, 혹은 외면을 무시하는 위해 필요한 시간일 것입니다.
내면만을 고려할 수 있다면, 외형과 내면을 철저히 분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성·인종·나이 등에 대한 편견, 관습을 깨고서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뷰티 인사이드'는 좁게는 외모지상주의를 넓게는 동성애까지 말할 수 있는 영화가 됩니다. (우진이 최초엔 남자였기에 동성애까지의 확장은 무리일 수도 있지만, 엔딩에서의 고아성과 한효주의 입맞춤은 이성을 초월한 사랑으로도 읽어볼 만 합니다) 영화는 사랑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떠한 조건까지 무시한 채 사랑에 빠질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