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문화리뷰, 11.16] "여행은 그런 거야"…음악극 '유럽블로그'
2015-11-16 문화뉴스 전주연
배우 김수로는 프로듀서로서 아시아브릿지컨텐츠와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 5번째 작품인 음악극 '유럽블로그'는 김수로 프로젝트와 연우무대의 첫 번째 합작 프로젝트로, 극단 연우무대의 흥행작 연극 '인디아 블로그', '터키블루스', '인사이드 히말라야'를 잇는 '여행' 시리즈다. 김수로 프로듀서의 에너지와 연우무대의 유인수 프로듀서의 노련함이 더해져 아름답고 감성적인 작품이 만들어졌다.
음악극 '유럽블로그'는 배우들이 직접 유럽을 여행하며 일어난 에피소드와 현지에서 찍어온 영상을 극 속에 녹여낸다. 현지에서 촬영한 영상을 활용함으로써 유럽감성을 살리고, 3인조 밴드가 10여 개의 넘버를 라이브로 연주하면서 관객들이 유럽을 함께 여행하는듯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2013년 초연 당시 '여행조장극'이라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재준 연출은 공연 시작 전부터 '유럽블로그'는 무엇보다 직접 한 여행을 바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이번 공연에서는 배우들에게 여행 일정부터 현지 숙박예약, 유레일패스 사용까지 일임하며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새롭게 추가했다.
'동욱'은 전형적인 모범생이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했지만, 그는 행복하지 않다. 무작정 유럽으로 떠나오긴 했지만, 그는 관광코스에 맞춰 하루하루를 빡빡하게 보낸다. 일정이 없으면 여행을 못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에게 자유로움은 상상할 수 없다. 다소 답답하기도 하지만 "열심히 살다 보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더 열심히 살아야 하더라."는 그의 대사처럼,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을 대변하는 건지도 모른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달려왔지만 정작 그동안 자신이 꿈꾸던 미래는 모두 잃어버렸다.
여자친구를 잡기 전에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각오로 비행기 표도 편도로 끊은 '석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일을 시작해서 경제적으로는 성공한 청년 사업가다. 하지만 그는 집과 가게만을 오가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왔다. 유럽으로 오고 나서야 비로소 '석호'는 세상이 넓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공연은 말한다. 다리가 떨릴 때가 아니라 가슴이 떨릴 때 떠나라고. 행복은 적금처럼 저장했다가 나중에 찾아 쓰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고.
한편, 말끝마다 "여행은 그런 거야"를 붙이는 베테랑 유럽 생활자인 온종일 역에는 김수로, 강성진, 김도현, 박영필이 캐스팅됐다.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유럽행을 택한 '하동욱' 역은 임병근, 김경수, 성두섭이, 바람난 여자친구를 찾으려 무작정 유럽으로 떠나는 '유석호' 역에는 홍우진, 서경수가 캐스팅되어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 음악극 정보
- 제목 : 유럽블로그
- 공연날짜 : 2014. 10. 21. ~ 2015. 3. 1.
- 공연장소 : 대학로 TOM 1관
- 작 : 정민아 / 연출 : 이재준
- 출연배우 : 김수로, 강성진, 김도현, 박준후, 임병근 등
문화뉴스 전주연 기자 jy@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