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있는 책읽기 동화구연'을 시작하며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 김태영 alice_ty@mhns.co.kr 우리의 삶은 아름다운 동화와 같다. 한국아동문화예술협회 대표·경복대학교 영유아보유과 외래교수

[문화뉴스]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가르쳐줘."
"그건 네가 어디를 가고 싶으냐에 따라 다르지."
"어디든 상관없어."
"그렇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도 중요하지 않겠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이야기다. 동화는 가장 오래되고 'BASIC한 인문학'이라는 말이 있다.

학교에서 달달 볶이며 가르침 받았던 함수와 이차방정식 외에 우리가 늘 써야 하는 이웃집 아주머니와 대화 잘하는 법, 우리 아이에게 상처 주지 않고 훈계하는 법, 남편에게 나의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이 모두 동화 이야기 속에 들어있다.

이야기는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행복이라는 말, 남편에게 전하고 싶은 존경이라는 말과 사랑이라는 말,
친정엄마에게 전하고 싶은 죄책감과 단어로 담을 수 없는 눈물 나는 감정들,글로 쓰자면 한없이 어렵고 말로 전하자면 한없이 부끄러운 것들을 나의 감정을 고스란히 펼쳐놓아 잘 담아놓은 이야기로 전 할 수 있다.

동화 속에 펼쳐져 있는 갖가지 인생의 비타민들을 우리는 주워담기만 하면 되고, 그것을 다시 이야기로 전하면 된다. 굳이 동화가 없이도 본인의 이야기를 언어로 전하고 그 안에서 상호작용하며 감정을 교류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동화구연가가 될 수 있다.

'동화구연' 이라는 말을 접하는 사람들은 모두 닭살 돋는 목소리로 여러 가지 소리를 내는 스킬로만 이해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동화구연은 오글거리는 말투와 여러 가지 소리를 내는 성대가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다.

동화구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안의 친구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이해하고 공감하며 읽어주는 것이다.

동화구연 지도사 과정에서는 동화구연의 성대모사 기본 스킬뿐만 아니라 그런 감정의 스킬을
함께 배울 수 있다.

   
▲ 필자는 그래서 메일도 '엘리스'다. 내 인생을 아름다운 동화로 만들어준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온 "방향"에 대한 이야기도 글쓴이의 인생에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보육교사로 시작했던 19살의 중졸 출신 여자아이는 어린이집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동화구연 선생님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동화구연을 배우면서 가장 베이직한 세계명작동화들을 읽던 중 앨리스의 이야기로
글쓴이의 인생 서론이 시작된다.

성우가 꿈이었지만 가난한 환경에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인생극장에나 나올법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인생에서 동화구연 지도사 자격증은 북극성 같은 역할을 했다. 동화구연 지도사 과정을 이수하며 목소리는 개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 목소리의 개성을 알게 되자고 싶은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놓은 동화를 찾아 연습하고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어르신들에게 이야기를 들려드리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은 즐거워했고 어르신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내 이야기에 집중해주었고,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은 결국 스토리텔링이 답이라는 것을 점점 깨우치게 되었다.

그러자 오랜 시간 앓고 있던 대인기피증도 점차 사라졌다. 그 어떤 인문학강의보다 나에게 따뜻한 조언을 해준 '동화'.

책 안에서만 존재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말 속에도 '동화' 라는 친구들 끼워 넣어준다면, 조금 더 뜨거운 인생이 될 거라 확신하며 문화뉴스에서 강의와 함께 칼럼 연재를 진행한다. ▶ 강의 안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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