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만의 대권 도전서 당선의 기쁨 맛볼 듯...친서민적인 행보와 기득권 척결의지 표명

[문화뉴스] 멕시코에서 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4)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고 있다.

지난 89년 동안 멕시코는 보수 우파 세력이 집권해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좌파 정당인으로, 이번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확실 시 되고 있는 만큼 길었던 보수 우파의 장기집권 시대는 마침표를 찍게 된다. 

오브라도르의 대권 도전이 이번이 세 번째다. 일찍 정치판에 뛰어 든 그는 42년간의 경력을 바탕으로 대선 전부터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그의 풀네임 중 첫 알파벳만 딴 '암로(AMLO)'라는 애칭까지 선물했다. 또 다른 별칭인 '페헤(peje)'는 그의 고향에 서식하는 물고기 페헬라가르토를 뜻한다. 

좌파성향,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당선 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 / 출처 =위키미디어

그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42년 간 쌓은 정치 경력과 2번의 낙마 끝에 대통령이라는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오브라도르 후보는 오랜 시간 기득권을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온데다 친서민적인 행보까지 보이며 국민들에게 서민대통령이라는 이미지로 이식돼 있다. 

실제로 멕시코 내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모레나, 노동자당(PT), 사회모임(PES) 등 좌파 정당의 연대 후보인 안드레스의 득표율은 59%를 기록했다. 

반면, 그의 주요 포퓰리즘이 부정부패 척결과 복지 확대인 만큼 당선 이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존 기득권 세력과 재계는 ‘권력형 마피아’들과 결탁해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마자 그에 대한 견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멕시코에서는 대선과 함께 진행될 총선을 앞두고 100여명이 넘는 정치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2012년에는 마리아 산토스 고로스티에타라는 여자 시장이 멕시코 카르텔에 의해 살해당한 적도 있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오브라도르는 자신의 주요공약을 내세우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의 공약은 ▲부정부패 척결 ▲공공안전부 설립 ▲군대 치안 기능 폐지 ▲독립 경찰청 설립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근로자 급여 상향 등이다. 

파격적인 행보와 소외계층의 분노를 끌어올리는 점 때문에 ‘멕시코의 트럼프’라고도 불린다

그는 1953년 멕시코 남부 타바스코 주 마쿠스파나 태생으로, 젊은 나이에 정계에 뛰어들었다. 

당시 그의 나이가 22세라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멕시코국립자치대학(UNAM) 정치학과 공공정책 학부를 졸업할 때까지 목표를 일관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정치 인생이 활로를 찾은 것은 1976년 중도우파 여당 제도혁명당(PRI) 소속 카를로스 페이세르 상원의원 후보의 선거캠프에 참여하면서다.

추후 약력은 1977년~1982 타바스코 주 국립원 주민연구소 부소장, 1983년~1984년 타바스코 주 RPI 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러던 중 1987년 PRI를 탈퇴한 안드레스 후보는 1989년 동지들과 중도좌파 민주혁명당(PRD)을 창당했다. 그는 1992년까지 타바스코 주 PRD의 대표를 역임했으며 1994년 자신의 고향 타바스코 주의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그 포부와 달리 안드레스 후보는 낙선이라는 암초에 걸렸지만, 1996년 PRD 대표로 임명돼 3년 간 다시 기회를 노렸다. 

그는 밀레니엄이 도래한 2000년 수도 멕시코시티의 시장이 되면서 정치 인생의 봄을 맞는다. 당시 그는 노인들의 생활 보조비 지급과 빈민층 학생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친 서민적 정책을 펴내며 대중의 인기를 얻었고, 2006년 PRD와 노동당(PT) 연합후보로 첫 대선에 나선다.

하지만 그는 국민행동당(PAN) 소속 펠리페 칼데론 후보와 경합에서 0.56%차로 석패하고 만다. 당시 야권은 결과에 불복해 거리에서 불복종 운동을 하는 그를 보고 ‘저항 정부의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임명했다. 

2012년 다시 한 번 대통령 선거에 나선 오브라도르 후보는 이번에는 PRI 소속 엔리케 페냐 니에토 후보에게 패배를 맛봐야 했다. 

안드레스 후보는 멕시코의 ‘서민’ 대통령으로 점쳐지며 선거 전부터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 안드레스 후보는 니에토 대통령 당선인 측이 금품으로 표를 매수했다며 선거 결과 무효 소송을 냈다. 하지만 멕시코 연방사법선거재판소(TEPJF)는 증거불충분으로 해당 소송을 무효화했다.
 
연이은 낙선에도 다시 일어난 안드레스 후보는 2014년 RPD 탈당과 더불어 자신의 지지 세력을 모아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당을 출범했다. 

대선을 준비하기 전에 그는 2006년 언론인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베아트리스 구티에레스 뮐러와 2006년 재혼했으며 득남했다. 그는 2003년 전처인 로시아 벨트란 메디나와 사별했으며, 그 사이에 둔 아들 3명이 모두 모레나 당 관계자로 활동중 이다. 

그의 세번의 도전 한번의 성공을 노린 이번 대선은 그간과 다른 파격적인 변신이 감행됐다.  

2006년과 2012년 대선 당시 서민에 맞춘 정책만 내걸었던 모습을 과감하게 버리고, 중도층의 표심도 얻기 위한 정책을 내세웠다. 바로 기존 내각이었던 우파의 정책을 일부 수용하고, 친 시장 성향의 정책보좌관을 대거 영입한 것.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12월부터 예비내각 명단을 발표해 당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또, 대통령 급여 반으로 삭감, 대통령궁 대신 자택에서 거주, 전용기 매각 같은 청렴함을 드러낼 수 있는 공약을 내세웠다.  

현재 그는 이런 파격적인 행보와 소외계층의 분노를 끌어올리는 점 때문에 ‘멕시코의 트럼프’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좌파성향,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당선 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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