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 리스트' 하버드 대 동문들과 부유층 자녀들 대다수 선별...하버드 이 리스트 포기안할 가능성 커

리스트는 미국의 소수계 우대 정책에 반대하는 단체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과 하버드 사이에 소송 과정에서 드러났다

[문화뉴스] 미국에서 손꼽히는 명문인 하버드대학에서 특별 리스트로 선별된 '금수저' 학생들을 특례입학시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보스턴 글로브 등은 성적이 미달되는 ‘금수저’ 학생 50~60명의 특례 입학을 허가해주는 ‘Z리스트’를 보도했다.  

하버드는 이 리스트의 존재를 수십년 가까이 은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리스트는 미국의 소수계 우대 정책에 반대하는 단체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과 하버드 사이에 소송 과정에서 드러났다.   

SFA는 하버드대가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자의 개인 특성 평가 점수를 다른 인종에 비해 낮게 측정해 인종차별을 한다고 지난 6월 보스턴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 소송으로 대학이 5년치 입학 관련 자료와 내부 이메일 등을 제공하면서 Z리스트의 존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Z리스트를 통해 2014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하버드에 입학하는 신입생 1600여명 중 5~60명(3% 이상)이 특례 입학했다. 

해당 리스트를 통해 입학하는 학생들은 입학 시기를 한 해 늦추는 '입학 유예'(deferred admission)’를 조건으로 하버드에 입학한다.

리스트를 통해 입학하는 학생들은 입학 시기를 한해 늦추는 '입학 유예'(deferred admission)’를 조건으로 하버드에 입학한다

문제는 이 리스트를 통해 입학하는 학생들의 성적미달과 출신 성분이 알려지며 커졌다. 특례입학 학생들 70%가 백인이고, 절반이 하버드대 출신 부모를 뒀다. 경제적으로도 대부분 부유한 가정의 자제들이다. 

이중 60% 가까이 학장의 특별 관리를 받는 주요 기부자나 나중에 기부할 가능성이 높은 인사의 자녀들이다. 

앞서 Z리스트의 존재는 하버드대 학생신문 ‘하버드 크림슨’의 2002년 보도로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매체는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이 리스트를 통해 입학한 80명의 신입생 중 36명이 동문 자녀라고 알렸다. 

이 당시에도 하버드 측은 ‘입학 유예’ 대상자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며 Z리스트의 존재를 은폐했다. 

이에 SFA의 법률 조언을 맡고 있는 리처드 칼렌버그 센추리재단 연구원은 이 ‘Z’리스트가 하버드의 뒷문 같은 것이라며 “백인, 부유층, 연줄 좋은 학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런 특혜 제도를 없애면 하버드대의 인종·사회경제적 다양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60% 가까이 학장의 특별 관리를 받는 주요 기부자나 나중에 기부할 가능성이 높은 인사의 자녀들이다

반면, 하버드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학업 성적의 우수성부터 학생들이 다양한 학업적 관심사와 관점, 능력을 갖춘 동료들로부터 배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캠퍼스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부분까지 복합적인 측면을 고려해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해명했다. 

한 전문가는 대변인의 성명처럼 하버드가 이 선발 제도를 포기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이유는 동문과 기부자들의 요구를 충족함과 동시에 입학의 문턱이 높은 학교라는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대학 관계자들도 이 제도가 “‘동문자녀 특례입학’이라는 명목으로 동문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370억 달러에 달하는 기부금을 늘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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