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인력 27명 투입…실제 운영주 의혹 류모씨, 인터폴에 적색수배 신청

돈스코이호 투자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신일그룹 관계사들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으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문화뉴스]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를 인양한다는 명목 하에 투자를 받아온 신일그룹 관계사(社)들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7일 오전 전담수사팀을 비롯한 총 27명의 인원을 투입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신일해양기술(전 신일그룹)과 강서구 공항동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소를 비롯해 총 8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기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이날 오전 8시 30분께부터 집행 중이며, 현재 신일그룹의 회계자료와 사무용 컴퓨터 등을 비롯한 전자기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신일그룹은 지난달 15일 “울릉도 앞바다에서 금괴와 금화 150조원어치를 싣고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전설의 보물선’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신일그룹이 인수할 것으로 발표된 제일제강이 ‘보물선 테마주’로 떠오르며 주가가 상한가를 치기도 했다. 

신일그룹은 ‘보물선 발굴 보증금’을 충당한다며 ‘신일골드코인’(SGC)이란 이름의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신일그룹의 최용석 대표이사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6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일그룹의 다른 법인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지난 5월부터 SGC 사전판매를 개시했다. 이들은‘150조원 보물선 돈스코이호 담보 글로벌 암호화폐’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코인 1개당 발행 예정가격은 200원 수준이지만 9월 말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후에는 1만원 이상으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다단계 논란이 불거지고, 일각에서는 돈스코이호의 가치가 근거없이 산출됐다는 의혹마저 제기되자 신일그룹은 기자회견을 열어 “가상화폐 판매는 전임 이사진이 벌인 일”이라며 “150조원이란 금액이 어떻게 산출된 것인지는 저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돈스코이호를 먼저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업체는 투자사기가 의심된다며 신일그룹 경영진을 고발했다.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주소지가 서울 강서구에 있어 이 사건은 당초 서울 강서경찰서가 수사해왔으나, 최근 전국에서 피해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사안의 중대성과 피해규모 등을 고려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이관하고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의 전 회장 류모씨에 대해 경찰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신청했다.

베트남에 머물며 가상화폐를 판매하고 신일그룹을 실제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싱가포르 신일그룹의 전 회장 류모(43)씨에 대해서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신청했다. 인터폴은 6일 이 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팀은 현재까지 신일그룹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한 피해자 3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차후 신일그룹 경영진을 불러 이들이 투자자들에게 받은 자금 흐름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돈스코이호는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의 1급 철갑순양함이다. 1905년 러일 전쟁에 참전 후 일본군의 공격을 받아 울릉도 인근에서 침몰한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 해양전문가인 세르게이 크리모브스키는 블룸버그와 인터뷰 당시 “돈스코이호에 실린 금화는 당시 해군 장교들의 월급을 지급하기 위한 수준 정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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