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최근 학교 폭력이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불링’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불링은 오프라인인 학교 폭력이 온라인으로 옮겨온 형태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등 사이버 공간에서 피해자에게 지속해서 심리적 공격을 주는 사이버따돌림을 말한다.

사이버 불링에는 개인 신상정보나 허위사실을 유포해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행위 또한 포함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9월부터 11월 동안 학생 4500명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이버 불링은 45.6%가 모바일 메신저나, 채팅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채팅‧메신저에 이어 온라인게임(38.8%), 소셜미디어(35.3%) 순이었다.

이처럼 학생들 사이에서 온라인상에서만 이뤄지는 사이버 불링은 은밀해 학교가 인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 피해자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에야 상황의 심각성이 알려지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2일 충북 제천에서 개학을 앞두고 투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여고생이 학교 선배 및 친구들에게 ‘사이버 불링’을 당한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결과 드러나면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여고생 A양은 누구에게도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족 역시 A양이 고통을 겪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학교 측은 숨진 A양이 선배와 동급생으로부터 사이버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고, 언론보도가 나간 뒤에도 A양이 학교 폭력에 시달린 사실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로 사이버불링 사실이 드러나자 학교 측은 방학 기간 사건이 발생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경찰은 A양이 친구를 괴롭히고 다닌다는 소문을 들은 같은 학교 동급생, 선배들이 SNS를 통해 A양에게 협박한 것으로 봤고, 이에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A양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이버불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지원·예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종연 충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금도 다양한 상담 채널이 존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피해자들이 마음을 터놓고 접근할 수 있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호 박사는 "현실적으로 사이버 불링과 관련해서 학교나 가족이 피해를 봤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며 "학교나 가정에서 학생들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두고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