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근 전주한지문화축제 집행위원장 인터뷰

   
▲ 전주한지문화축제 한지공예체험장에 한지 기념물이 전시되어 있다.

[문화뉴스] "서양에서도 한지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젠 한지의 세계화는 필수가 됐다."

K스타일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한지'의 모든 것이 국내 최대 한지 생산지인 전북 전주에서 열리고 있다. 제20회 전주한지문화축제가 그 주인공이다.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한국전통문화전당과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 열리며, 전주시와 전주한지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행사다.

올해로 '성년'을 맞이한 이번 축제는 '전주한지, 세계 속으로'를 주제로 공연, 전시, 놀이,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선 5일 오후 개막행사로 전주패션협회가 주관하는 '2016 전주한지패션대전'이 열렸다. 한지패션 디자인경진대회와 전주한지 국제패션쇼가 연이어 펼쳐졌다.
 

   
▲ 7일 오후엔 나래코리아가 후원하는 전주한지문화축제의 밤 '봄 음악회'가 진행됐다.

또한, 7일 오후엔 나래코리아가 후원하는 전주한지문화축제의 밤 '봄 음악회'가 열렸다. 문화뉴스, 사단법인 아시아청년예술가육성협회(AYAA), 케이퓨리스트 헤븐띠또가 협력한다. 김생기 나래코리아 대표는 "전주는 예로부터 문예와 판소리가 발달했다. 여기에 클래식을 입히고 싶었다. 이번 전주한지문화축제와 나래코리아를 통해 전통과 클래식이 하나로 어울러져, 전주가 한 단계 나아가 세계적 도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8일 폐막식 행사를 앞두고 박용근 전주한지문화축제 집행위원장을 만나 행사 총평과 함께 전주 한지의 세계화를 위한 계획, 그리고 인근 전주한옥마을과 전주국제영화제 행사와의 연계성 강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관람객이 한지공예체험을 하고 있다.

올해 조직위원회와 집행위원회가 교체되면서 새 단장이 됐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가?
ㄴ 전북대학교 이남호 총장이 조직위원장이 되면서 변화가 이뤄졌다. 먼저 집행위원들은 전문가들인 공예전문가, 패션전문가, 행사전문가 등을 위촉했다. 다양한 의견을 받아 실무적으로 개선될 것을 미리 점검해 행사에 온 힘을 쏟았다. 집행위원회는 3월부터 약 8주 정도 매주 금요일 오후에 회의해서 여러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등 행사를 만들게 됐다. 조직위원들은 집행위원회에서 만든 의견을 최종 검토하고 고안하는 이중 구조로 만들어 빈틈이 없도록 했다.
 

   
▲ 박용근 전주한지문화축제 집행위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8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20주년을 맞이한 전주한지문화축제를 총평한다면?
ㄴ 올해로 축제가 성년을 맞이하게 됐는데, 기존엔 문화 행사 위주로 진행했다. 이번엔 '전주한지, 세계속으로'라는 주제에 맞게 스페인, 브라질 등 30여 개국 대사를 모셔서 그 가족들까지 120명 정도가 찾아왔다. 한지를 문화예술뿐 아니라 산업으로 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 외교 사절들이 우리가 한지로 개발한 상패, 졸업장 등을 개발한 것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매년 해왔지만, 항상 팸플릿도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본어를 준비해 외국 관광객들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라북도 도내의 대학교인 전북대, 전주대, 우석대, 원광대의 외국 유학생 300여 명을 분야별로 초청해 전통 한지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줬다. 이렇듯 외부에 한지를 소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 한 관람객이 한지로 만들어진 공예품을 살펴보고 있다.

어린이날엔 K리그 클래식 구단인 전북 현대 모터스 선수들이 이번 축제에 방문했다.
ㄴ 전북 현대 축구단과 한지 만든 기념 티셔츠를 만드는 것을 제안했다. 6월 15일 밀리터리 데이를 맞이해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의 경기에서 선보일 예정인데, 그날 한지 기념티를 입고 선수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그리고 관람객들에게도 팔면서 기금을 마련하려고 한다.

그런 협의 차원에서 김신욱, 로페즈, 김보경 선수가 와서 사인회를 했는데 사람들이 150m 정도 줄서기도 했다. 또한, 이 선수들이 한지로 만든 골대 앞에 서서 어린이들이 축구공을 차면 막는 행사들을 펼치기도 했다. 아이들과 선수들 모두 즐겁게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 전북 현대의 김신욱 선수(오른쪽)가 한지로 만든 골대 앞에서 아이가 찬 공을 막으려 하고 있다. ⓒ 전북 현대 모터스 공식 페이스북

그렇다면 한지엔 어떤 우수성이 있는가?
ㄴ 전북대 박물관엔 한지로 적힌 기록문화유산들이 있다. 노비 문서, 돈을 빌려주는 문서, 왕의 교지 등이 한지로 쓰여 있는데 500~600년 된 것이 그대로 있다. 이번 축제 기간 한국전통문화전당 홍보센터에서 전시 중이다.

1455년 인쇄된 구텐베르크의 성경책이 양지로 만들어져 현재 보존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1377년 만들어진 직지심경은 지금도 책을 넘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양지가 산성이어서 50~100년이 지나면 황화현상으로 삭아지지만, 한지는 중성 혹은 알칼리성이어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결이 고와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럽과 같은 서양에서 한지의 우수성에 많은 관심을 이러한 이유로 갖고 있다.

축제가 열리고 있는 한국전통문화전당의 아래로는 관광지인 전주한옥마을이 있고, 왼편으론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동시에 개최됐다. 그러나 같은 날 기자가 방문한 두 장소에 비해 관광객의 수가 적어 보여 아쉽다. 주변 축제, 문화 마을과의 연관성 강화가 숙제로 보인다.

ㄴ 전주국제영화제와 연계를 많이 한다면 사람들도 전주한옥마을처럼 붐비고 할 것인데, 홍보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도 무료셔틀버스도 운영하고, 전주한옥마을에서 패러디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로 올리기도 했다. 관람객들이 좀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할 것이다.
 

   
▲ 축제 참가자들이 한지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 전주한지문화축제 공식 페이스북

'전주 한지의 세계화'를 위해서 앞으로 축제는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ㄴ 이후 조직위원장 보고도 하고 여러 절차가 남아 있겠지만, 한지와 음악의 결합을 진행하려 한다. 한지를 만드는 과정을 창작 클래식과 창작 농악을 공모전을 통해 모으려 한다. 그래서 문화를 통해 한지를 세계 속으로 알리려 한다. 또한, 전국한지공예대전이 내년으로 23회를 맞이한다. 계속하면서 연계성을 좀 더 강화하려 한다.

내년엔 전주문화한지축제가 단순한 축제를 넘어 산업박람회까지 발전시키려 한다. 전주시에서 한지 지원 조례를 입법예고 하고 있다. 한지에 대한 산업이나 문화행사로의 발전 가능성을 전주시에서 그 기틀을 만들고 있다. 거기에 부응해서 축제 조직위원회도 같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몇백 년 된 한지 고문서들을 모아 박물관을 만드는 것 등을 건의할 예정이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