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세상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이러한 마음이 전파가 되는 뜻깊은 공연이 되길 바란다."
 
중화요릿집 배달부로 월 72만원의 박봉을 쪼개며, 5명의 아이를 7년 동안 후원하며 본인 사망시종신보험금도 어린이재단 앞으로 해놓고, 장기 기증 서약까지 작성하며 나눔을 실천했던 故 김우수 씨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행복배달부 우수씨'가 공연 중이다.
 
고아원에 버려져 외롭게 살았던 한 남자가 세상에 대한 미움에서 비롯된 폭력과 방화로 인한 교도소 수감 중 '나눔과 감사'의 의미를 깨닫게 되고, 이때부터 진정 나를 위한, 그리고 남을 위한 삶을 접하게 되며 나눔을 실천하는 과정을 전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다.
 
'철가방 천사'라고 불린 그의 선행은 2011년 9월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회지도층 그리고 일반시민의 조문 행렬은 마지막을 행복하게 장식해주기도 했다. 2012년 '철가방 우수氏' 영화가 개봉됐고, 2013년 '행복배달부 우수씨' 연극이 초연됐다.
 
2013년 초연부터 지난 4월부터 6월 1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 앙코르공연까지 쭉 '김우수'를 연기한 배우 원종철을 만났다. 그에게 기부의 힘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모노드라마를 연기하면서 어려운 점은 있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들어봤다. 먼저 인사말을 영상으로 살펴본다.
 
 


근황을 듣고 싶다.
ㄴ 요즘은 연극 '행복배달부 우수씨'에서 '김우수' 역할을 하고 있다.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에서 6월 12일까지 공연한다. 두 번째로 일요일마다 오전 11시, 창덕궁에서 진행되는 '당신이 혜경궁 홍씨라면'이라는 역사체험에서 '사도세자'를 하고 있다. 세 번째로 26일 광주평화연극제에 가서 '집을 떠나며'라는 작품의 아들 역할을 한다. 네 번째로 6월부터 SBS 아침드라마 '사랑이 오네요'에서 형사 역할로 잠시 나올 예정이다.
 
2013년부터 연극을 통해 3년 동안 '김우수' 씨를 연기한 소감은?
ㄴ 실존인물을 하다 보니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그분 삶에 있어서 누가 되지 않겠냐는 생각도 있다. 그리고 김우수 님께선 사시면서 나눔과 행복, 사랑이라는 주제로 인생을 마무리하셨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세상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이러한 마음이 전파가 되는 뜻깊은 공연이 되길 바란다.
 
3년 전, 성수아트홀에서 첫 공연을 펼쳤다. 배우에게 모노드라마는 독이 될 수 있는 작품이다. 3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대학로 계신 연극배우분들 중에 연기를 잘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운이 좋게 초연을 올렸다. 배우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고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
 
모노드라마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ㄴ 약 75분을 혼자 나와서 숨 쉴 툼 없이 연기해야 한다. 혼자 그 시간을 다 메꿔야 한다. 배우로 부담감이 많이 크다. 화장실을 안 갔다 오면 큰일 난다. 기댈 곳이 없어서, 철저한 준비와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1인 7역을 하고 있다. '김우수' 역할을 제외하고 기억나는 캐릭터는?
ㄴ 다양한 캐릭터가 있다. '김우수'를 길러준 목사님, 목사님 딸, 목사님의 사모님, 모자를 눌러쓴 깡패 역할 등 다양하다. 아무래도 애착이 가는 것은 '김우수'를 길러준 목사님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가장 반응이 좋은 역할은 잠깐 나오는 깡패 역할이다. 그때 팬분들께서 많이 좋아하셨고, "많이 나와주시면 좋겠다"고 이야기도 나왔다.

공연을 본 관객이나 지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ㄴ 첫 마디가 "힘들겠다"였다. "대단하다"라는 말씀도 하시는데, 그걸 떠나 작품으로 봤을 때 따뜻하고 행복이 전파될 수 있는 공연이니 많이 보시면 좋겠다.
 
이 작품을 통해 기부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을 것 같다.
ㄴ 약 20년 전쯤, 고등학교 다닐 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를 재밌게 봤다. 리암 니슨이 연기한 '오스카 쉰들러'가 사업차 독일로 왔지만 유대인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 장면에 손목시계를 팔면서 오열을 한다. "내가 이 시계를 팔았다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하는 장면에, 배우라는 직업이 행복하지만 과연 예술을 하면서 그 목적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했다.
 
'행복배달부 우수씨'에 교집합이 형성되는 것 같다. 연극배우를 하면 많이 어렵다고 하지만, 작품의 대사에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라는 대사가 있다. 재해를 당하신 분을 돕는 국제구호 NGO인 '휴먼인러브'를 통해 5년 동안 월 3,000원씩, 하루 100원 후원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5천만 인구가 있다고 하는데, 그 사람들이 하루 100원만 기부하면, 이 세상에 변화와 아름다움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당신이 혜경궁 홍씨라면'에서 '사도세자'를 맡았다고 했다. 정확히 어떤 이벤트인가?
ㄴ 행사공연이라 할 수 있지만,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공연은 역사체험이다. 창덕궁에서 내가 '사도세자'의 옷을 입고 연기한다. 진짜 궁에 가서 '사도세자' 연기를 하니까, 착각한다. 내가 왕이었으면 어땠겠냐는 생각도 한다. '사도세자'가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는데, 그 장면이 엑기스로 나온다. 끝나고 나서 "만약에 '사도세자'라는 인물이 살았다면 이후엔 어떻게 됐을까?"라는 장면을 수수께끼로 남기다. 공연을 보시고 평가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만약에 '사도세자'가 그때 뒤주에 죽지 않았으면 어땠을 것 같나?
ㄴ '사도세자'가 광기에 어린 인물이며, 상처가 많은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약간의 공부를 하며 느낀 것은 만약 '사도세자'가 왕이 됐다면, 조선이 더 강대해지고 나라가 안정되지 않겠냐는 생각도 했다. 사도세자가 꿈꾼 것은 노론도 서론도 아닌 조선을 위해 합의점을 내는 것일 것이다. 현재로 치면 여당과 야당 이야기인데, 정치적으로 합의점이 잘 이뤄지지 않았겠냐는 생각을 해본다.
 
제12회 광주국제평화연극제 주제공연 참가작인 '집을 떠나며'에 출연한다. 어떤 역할인가?
ㄴ '집을 떠나며'는 전 서울연극협회 회장인 박장렬 선생님의 작·연출 작품이다. 나는 '아들' 역할로, 가정 사랑과 치유라는 주제로 작품을 하고 있다. 박장렬 선생님이 계신 연극집단 반에서 오랫동안 소속된 단원이었고, 지금은 내가 2년 전에 만든 극단 행복한 사람들의 대표로 있어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그래도 선생님이 나를 배우로 만들어주신 소중한 은인이라 한걸음에 달려갔다.
 
   
▲ 배우 원종철의 인터뷰 라이브 영상은 '문화뉴스 페이스북'(facebook.com/munhwanew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ㄴ 예전엔 막연하게 연기자가 되고 싶었고, 지금도 늘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하지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예술을 통해 연기만 잘하는 개인적 만족이 아니라, 좋은 작품을 통해 인생을 교화하고, 치유되고, 사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
 
[글·영상]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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